「인드라의 그물」
기원전 1500년, 인도.
히말라야의 아침은 침묵으로 시작됩니다.
새소리도, 바람소리도, 물소리도 없는 순간이 있습니다. 해가 산봉우리 너머로 막 고개를 내밀 때, 세상이 숨을 멈추는 순간. 스승들은 그것을 ‘브라흐마의 눈 깜빡임’이라 불렀습니다.
아루나는 매일 그 순간을 기다렸습니다.
동굴 입구에 앉아, 눈 덮인 봉우리들을 바라보며, 세상이 멈추는 그 찰나를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에만, 그는 볼 수 있었습니다.
선들을.
모든 것을 연결하는 선들을.
아루나는 열두 살이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새벽’이라는 뜻이었습니다. 사원의 스승들이 지어준 이름. 그가 새벽에 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원 입구에 버려진 아기. 연꽃 잎에 싸인 채로.
누가 그를 버렸는지는 아무도 몰랐습니다.
그러나 스승들은 그를 거두었습니다. 그리고 곧 알게 되었습니다. 이 아이는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아루나가 처음 ‘선’을 본 것은 다섯 살 때였습니다.
명상 시간이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고 꿈틀거렸습니다. 그러나 아루나는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눈을 감고, 숨을 고르고, 그리고 보았습니다.
스승과 제자 사이를 연결하는 금빛 선.
아이들 사이를 연결하는 은빛 선.
사람과 땅을 연결하는 갈색 선.
땅과 하늘을 연결하는 투명한 선.
세상은 선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아루나는 스승에게 물었습니다.
“스승님, 저 선들은 뭐예요?”
스승 데바난다는 오랫동안 침묵했습니다. 그리고 대답했습니다.
“네가 본 것은 인드라의 그물이다, 아이야.”
인드라의 그물.
고대의 가르침이었습니다. 우주는 무한한 그물망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가르침. 그물의 모든 교차점에는 보석이 달려 있고, 각 보석은 다른 모든 보석을 비추고 있다. 하나가 흔들리면 전체가 진동한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스승이 말했습니다.
“그것을 보는 자는 드물다. 그러나 너는 보는구나.”
그날 이후, 아루나의 수행은 달라졌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경전을 외우고, 요가를 배우고, 명상을 익혔습니다. 아루나도 그것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추가 과제가 있었습니다.
선을 읽는 법.
선의 색깔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선의 굵기가 무엇을 말하는지.
선이 끊어지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일곱 년이 지났습니다.
아루나는 열두 살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는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날 아침도 다른 아침과 같았습니다.
아루나는 동굴 입구에 앉아 새벽을 기다렸습니다. 히말라야의 봉우리들이 어둠 속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첫 번째 햇살이 만년설을 비추었습니다.
그리고 세상이 멈추었습니다.
브라흐마의 눈 깜빡임.
아루나는 눈을 감았습니다. 그리고 보았습니다. 선들의 그물. 사원을 감싸고, 산을 감싸고, 세상 전체를 감싸는 무한한 그물망.
그러나 오늘은 무언가 달랐습니다.
선들 사이로 빛이 보였습니다. 황금빛. 그물의 한 점에서 빛나는 강렬한 빛. 그것은 아루나를 향해 흐르고 있었습니다. 선을 타고, 그물을 건너, 그에게로.
빛이 그의 이마에 닿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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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사라졌습니다.
아루나는 더 이상 동굴 앞에 있지 않았습니다. 그는 빛으로 만들어진 공간 안에 서 있었습니다. 사방이 선들로 이루어진 공간. 무한히 뻗어나가는 선들의 그물.
그리고 그 중심에 문양이 있었습니다.
일곱 개의 원이 겹쳐진 꽃.
“이것은…”
아루나가 중얼거렸습니다.
“인드라자알.”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하나이면서 여럿인 목소리.
“인드라의 그물.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붙인 이름 중 하나일 뿐이다.”
“누구세요?”
“우리는 태초의 것이다.”
목소리가 대답했습니다.
“문양을 심은 자들. 그물을 짠 자들.”
문양이 천천히 회전했습니다. 일곱 개의 원 중 세 개가 밝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나머지 네 개는 희미했습니다.
“너는 세 번째 원의 수호자다, 아루나.”
“세 번째 원이요?”
“연결의 원. 삼위일체. 관계의 힘.”
빛의 공간에서 형상이 나타났습니다. 세 개의 얼굴을 가진 형상. 브라흐마, 비슈누, 시바. 창조, 유지, 파괴. 삼신일체.
“모든 것은 셋으로 이루어진다.”
형상이 말했습니다.
“시작, 중간, 끝. 과거, 현재, 미래. 창조, 유지, 파괴. 그리고 모든 셋은 연결되어 하나를 이룬다.”
“제가… 왜 선택받은 건가요?”
“네가 그물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형상이 대답했습니다.
“연결을 보는 자만이 연결을 지킬 수 있다.”
아루나는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수호자들도 있나요?”
“그렇다.”
형상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일곱 개의 원, 일곱 명의 수호자. 서로 다른 시대, 서로 다른 땅에서.”
“어떻게 만날 수 있어요?”
“이미 만났다.”
형상이 미소 지었습니다.
*“꿈속에서. 빛의 사막에서.”*
아루나는 기억했습니다. 며칠 전의 꿈. 모래가 빛나는 사막. 그곳에서 만났던 세 명의 낯선 이들.
별을 세는 눈의 소녀.
죽은 자와 이야기하는 소녀.
금속판을 품은 소녀.
“그들이…”
“첫 번째 원의 수호자. 두 번째 원의 수호자. 네 번째 원의 수호자.”
형상이 말했습니다.
“너희는 시간을 건너 연결되어 있다. 그물이 너희를 잇고 있으니까.”
문양이 더 밝게 빛났습니다.
“그러나 조심해야 한다.”
형상의 목소리가 어두워졌습니다.
“그물을 찢으려는 자들이 있다.”
“누구요?”
“그림자 직조자들.”
세 얼굴이 동시에 찡그렸습니다.
“그들은 불완전한 문양으로 세상을 다시 짜려 한다. 그러나 불완전한 그물은 구멍이 있다. 구멍으로는 어둠이 들어온다.”
“어떻게 막을 수 있어요?”
“연결을 지켜라.”
형상이 말했습니다.
“그물이 온전하다면, 어둠은 들어올 수 없다. 네 역할은 연결을 보고, 끊어진 곳을 찾고, 다시 잇는 것이다.”
형상이 손을 들었습니다. 그의 손바닥에서 빛이 피어났습니다. 세 개의 원이 겹쳐진 형태의 빛.
“이것이 네 힘이다. 받아라.”
빛이 아루나의 가슴으로 흘러들었습니다.
따뜻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무한히 넓었습니다. 마치 우주 전체가 그의 안으로 들어온 것 같았습니다.
눈을 떴습니다.
동굴 입구였습니다. 해가 이미 높이 떠 있었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난 걸까. 한 시간? 하루?
“깨어났구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스승 데바난다가 옆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의 얼굴에는 걱정과 경외가 섞여 있었습니다.
“스승님…”
“사흘이다.”
데바난다가 말했습니다.
“네가 움직이지 않은 지.”
“사흘이요?”
아루나는 놀랐습니다. 그에게는 잠깐이었는데.
“무엇을 보았느냐?”
스승이 물었습니다.
아루나는 잠시 망설였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문양을요. 일곱 개의 원으로 된 꽃. 그리고… 제가 그것의 수호자라고.”
데바난다의 눈이 커졌습니다.
“인드라자알의 중심을 보았단 말이냐?”
“네.”
스승이 한참 동안 침묵했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일어섰습니다.
“나를 따라오너라.”
사원 깊숙한 곳에 비밀의 방이 있었습니다.
아루나는 그 방의 존재를 몰랐습니다. 칠 년 동안 이 사원에서 살았지만,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곳.
데바난다가 벽의 돌을 눌렀습니다. 돌이 미끄러지며 통로가 나타났습니다. 좁은 통로를 지나자 작은 방이 있었습니다.
방 안에는 하나의 물건만 있었습니다.
천으로 덮인 무언가.
데바난다가 천을 걷었습니다.
원반이었습니다. 청동으로 만들어진 원반. 그 위에 문양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일곱 개의 원이 겹쳐진 꽃.
“이것은…”
“사원이 세워지기 전부터 여기 있었다.”
스승이 말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씨앗’이라 부른다. 세상의 씨앗.”
아루나는 원반을 바라보았습니다. 문양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빛 속에서… 선들이 보였습니다. 원반에서 뻗어나가는 무수한 선들. 사원 전체를, 산 전체를, 아마도 세상 전체를 감싸는 선들.
“이 원반이 그물의 중심 중 하나로군요.”
“그렇다.”
데바난다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네가 이것을 지켜야 한다.”
“저요?”
“나는 이미 늙었다.”
스승이 쓸쓸하게 미소 지었습니다.
“오십 년 동안 이것을 지켜왔다. 그러나 진정한 수호자는 내가 아니었다. 나는 그저… 네가 올 때까지 기다린 것뿐이다.”
아루나는 스승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스승의 선을 제대로 보았습니다.
희미해지고 있었습니다.
연결이 서서히 풀리고 있었습니다.
“스승님의 선이…”
“알고 있다.”
데바난다가 말했습니다.
“그래서 서둘러야 하는 것이다. 내가 떠나기 전에, 네게 모든 것을 전해야 한다.”
그날부터 아루나의 수행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데바난다는 그에게 비밀의 가르침을 전했습니다. 문양의 의미, 원반의 사용법, 그물을 읽는 더 깊은 방법들.
그리고 무엇보다, 그림자 직조자들에 대해.
“그들은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스승이 말했습니다.
“문양이 나뉘어진 직후부터. 그들은 일곱 개의 조각을 모으려 한다. 그러나 일곱 번째는 빼고.”
“왜요?”
“일곱 번째 원은 완성의 원이기 때문이다. 완전한 조화. 그것은 그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원하는 건 뭔데요?”
“지배.”
데바난다의 목소리가 어두워졌습니다.
“여섯 개의 원은 불완전한 힘을 준다. 불완전한 힘은 제어할 수 있다. 일곱 개의 원은 완전한 힘을 준다. 완전한 힘은 누구도 소유할 수 없다. 모두의 것이 되거나, 누구의 것도 아니거나.”
아루나는 이해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여섯 개만 원하는 거군요. 자신들이 지배할 수 있도록.”
“그렇다. 그러나 여섯 개의 원으로 만든 문양은 찢어진 그물이다. 구멍이 있는 그물. 그 구멍으로 어둠이 들어온다.”
“어둠이요?”
“세상 밖의 어둠. 무(無). 존재하지 않으려는 힘. 그것이 들어오면… 세상은 안에서부터 무너진다.”
어느 날 밤이었습니다.
아루나는 비밀의 방에서 원반을 명상하고 있었습니다. 문양의 빛에 집중하며, 선들의 그물을 읽고 있었습니다.
그때, 이상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선들 중 하나가 떨리고 있었습니다.
모든 선은 항상 미세하게 진동합니다. 우주의 맥박에 맞춰. 그러나 이 선의 떨림은 달랐습니다. 불규칙했습니다. 마치 누군가 억지로 흔드는 것처럼.
아루나는 그 선을 따라갔습니다.
눈을 감은 채로, 의식만으로. 선을 타고 미끄러져 갔습니다. 사원을 벗어나고, 산을 넘고, 평원을 건넜습니다. 선은 점점 어두워졌습니다. 밝던 금빛이 탁해지고, 검은 얼룩이 번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선의 끝에서, 그것을 보았습니다.
그림자였습니다.
인간의 형태를 한 그림자. 그러나 인간의 그림자가 아니었습니다. 이것은 스스로 존재하는 그림자. 어둠으로 만들어진 형상.
그림자가 선을 잡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끊으려 하고 있었습니다.
아루나는 눈을 떴습니다.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습니다.
“무엇을 보았느냐?”
데바난다가 물었습니다. 그도 깨어 있었습니다.
“선이… 끊어지려 하고 있어요.”
아루나가 말했습니다.
“그림자가 선을 끊으려 하고 있어요. 어디선가… 멀리…”
“어디냐?”
아루나는 집중했습니다. 선을 다시 따라가 보았습니다. 거리를 가늠했습니다.
“북쪽이에요. 아주 멀리. 산 너머, 평원 너머…”
“중원이군.”
데바난다가 중얼거렸습니다.
“중국 땅.”
“거기에 뭐가 있는 건데요?”
“여섯 번째 원.”
스승이 대답했습니다.
“균형의 원. 그것이 거기 있다.”
아루나의 눈이 커졌습니다.
“그림자 직조자들이 그걸 노리는 건가요?”
“아마도.”
데바난다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러나 아직 수호자가 깨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이 움직이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해요?”
아루나는 다급하게 물었습니다.
“직접 갈 수는 없어요. 너무 멀어요.”
“그러나 선을 통해 갈 수 있다.”
스승이 말했습니다.
“네 의식을. 그물을 타고.”
아루나는 다시 눈을 감았습니다.
원반에 손을 얹었습니다. 문양에 집중했습니다. 세 번째 원. 연결의 원. 그 힘을 불렀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다른 수호자들을 불렀습니다.
첫 번째 원. 엔키두아.
두 번째 원. 네페르티.
네 번째 원. 나아마.
*“들려?”*
그의 생각이 선을 타고 퍼져나갔습니다.
“도움이 필요해.”
빛의 사막이 펼쳐졌습니다.
아루나가 먼저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곧, 세 개의 그림자가 나타났습니다.
“무슨 일이야?”
엔키두아가 물었습니다. 그녀의 눈에는 걱정이 담겨 있었습니다.
“선이 끊어지려 해.”
아루나가 말했습니다.
“그림자 직조자들이 여섯 번째 원을 노리고 있어.”
네페르티의 표정이 굳어졌습니다.
“또?”
“응. 그런데 여섯 번째 수호자는 아직 깨어나지 않았어.”
나아마가 앞으로 나섰습니다.
“그럼 우리가 도와야 해.”
“어떻게?”
엔키두아가 물었습니다.
“우리는 서로 다른 시대에 있잖아.”
아루나가 발밑의 문양을 가리켰습니다.
“그러나 연결되어 있어. 내가 선을 통해 그곳으로 의식을 보낼 수 있어. 그런데 혼자선 약해. 너희 힘이 필요해.”
세 소녀가 서로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같이 하자.”
엔키두아가 말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돼?”
“손을 잡아.”
아루나가 손을 뻗었습니다.
네 명의 수호자가 원을 만들었습니다. 손과 손이 이어졌습니다. 발밑의 문양이 밝게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집중해. 여섯 번째 원이 있는 곳으로.”
아루나가 눈을 감았습니다. 다른 세 명도 눈을 감았습니다.
네 개의 의식이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선을 타고, 그물을 건너, 멀리 날아갔습니다.
중원의 밤이었습니다.
산 아래 작은 마을. 목수의 집. 그 안에서 한 남자가 나무를 깎고 있었습니다.
노반이었습니다.
그는 마흔 살이었습니다. 목수였습니다. 평범한 목수. 그가 만든 것은 집과 가구와 농기구였습니다. 특별한 것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비밀이 있었습니다.
그가 꿈에서 보는 것들.
기하학적인 형태들. 원과 선과 각도. 그것들이 조합되어 만들어내는 완벽한 구조. 노반은 그 꿈들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들은 그의 손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가 만든 것들은 다른 목수들의 것보다 더 튼튼하고, 더 아름답고, 더 오래 갔습니다.
사람들은 그것을 재능이라 불렀습니다.
노반은 그것을 저주라 여겼습니다.
오늘 밤도 꿈이 찾아왔습니다.
노반은 작업대 앞에서 졸다가 잠들었습니다. 그리고 꿈속에서, 이상한 것을 보았습니다.
네 개의 빛이 그에게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금빛, 은빛, 청록빛, 보랏빛.
빛들이 그의 앞에 멈췄습니다. 그리고 형상을 만들었습니다. 아이들. 네 명의 아이들. 이상한 옷을 입은, 낯선 얼굴의 아이들.
“누구냐?”
노반이 물었습니다.
“당신을 도우러 왔어요.”
청록빛 소년이 말했습니다.
“날 돕는다고? 무슨 소리냐?”
“위험이 다가오고 있어요.”
금빛 소녀가 말했습니다.
“당신을 노리는 자들이. 오늘 밤 올 거예요.”
노반은 어리둥절했습니다.
“무슨 헛소리를…”
그때, 집 밖에서 소리가 들렸습니다.
발소리. 여러 사람의 발소리. 그리고 속삭임. 인간의 것 같지 않은 속삭임.
노반의 얼굴이 굳어졌습니다.
“저건…”
“그림자 직조자들이에요.”
은빛 소녀가 말했습니다.
“당신의 힘을 원하는 자들.”
“내 힘? 나는 그냥 목수일 뿐인데…”
“아니에요.”
보랏빛 소녀가 말했습니다.
“당신 안에는 여섯 번째 원이 있어요. 균형의 원. 당신이 만드는 것들이 완벽한 이유예요.”
노반은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습니다. 나무를 깎던 손. 평범한 목수의 손.
그러나 아이들의 말이 무언가를 건드렸습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항상 느꼈던 이상한 감각. 그가 무언가를 만들 때 느끼는 조화로움.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다는 느낌.
문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림자들이 들어왔습니다.
셋이었습니다. 인간의 형태를 한 어둠. 눈도 입도 없는, 검은 형상들.
“목수.”
그림자 하나가 말했습니다. 목소리가 아니라 직접 머릿속에 울리는 소리.
“네 안의 것을 내놓아라.”
노반은 물러섰습니다. 그러나 네 아이가 그의 앞을 가로막았습니다.
“못 줘요.”
청록빛 소년이 말했습니다.
*“아이들이군. 다른 조각의 수호자들.”*
그림자가 웃는 것 같았습니다.
*“몸은 여기 없는데 정신만 보냈군. 용감하지만, 어리석다.”*
그림자들이 팔을 뻗었습니다. 검은 촉수가 아이들을 향해 뻗어왔습니다.
“손 잡아요!”
금빛 소녀가 소리쳤습니다.
노반은 본능적으로 가장 가까운 아이의 손을 잡았습니다. 청록빛 소년의 손을.
순간, 무언가가 흘러들어왔습니다.
따뜻한 힘. 연결의 힘. 아루나의 힘이 노반에게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노반의 안에서, 무언가가 반응했습니다.
깨어났습니다.
노반의 눈앞에 문양이 나타났습니다.
일곱 개의 원. 그 중 여섯 번째가 밝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의 안에서. 항상 그곳에 있었지만, 지금에야 보이는 빛.
“이게… 나였던 건가.”
그는 중얼거렸습니다.
“내 안에 이런 게 있었던 건가.”
“깨어났군.”
그림자가 물러섰습니다.
*“그러나 늦었다.”*
검은 촉수가 다시 뻗어왔습니다. 더 많이. 더 빠르게.
“아니.”
노반이 말했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달라져 있었습니다. 더 깊고, 더 단단했습니다. 목수가 나무에 대고 말하는 목소리. 모든 것을 제자리에 놓는 목소리.
“균형을 깨는 것은 허락하지 않는다.”
그가 손을 들었습니다.
빛이 폭발했습니다.
여섯 번째 원의 빛. 균형의 빛. 모든 것을 있어야 할 자리에 놓는 빛.
그림자들이 비명을 질렀습니다. 그들의 형태가 흔들렸습니다. 균형을 잃은 것처럼. 무너지는 탑처럼.
“이제 네 자리로 돌아가라.”
노반이 말했습니다.
“어둠은 어둠의 자리에. 빛은 빛의 자리에.”
그림자들이 사라졌습니다. 녹아내리듯. 증발하듯. 세상의 균형 속으로 흩어졌습니다.
집 안에 정적이 흘렀습니다.
노반은 숨을 몰아쉬었습니다. 힘이 빠져나갔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무언가가 채워졌습니다. 항상 비어있던 자리. 이제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알았습니다.
“여섯 번째 원…”
그가 중얼거렸습니다.
네 아이가 그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형태가 희미해지고 있었습니다.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된 것 같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노반이 말했습니다.
“덕분에… 저 자신을 찾았습니다.”
청록빛 소년이 미소 지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다섯이에요. 아니, 여섯. 곧 만나요. 꿈에서.”
아이들이 사라졌습니다.
빛이 흩어지듯.
노반은 홀로 남았습니다. 부서진 문 앞에. 그러나 그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그의 손바닥에 문양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여섯 개의 원 중 하나.
균형의 원.
히말라야의 동굴로 돌아왔습니다.
아루나가 눈을 떴습니다. 옆에서 엔키두아, 네페르티, 나아마도 눈을 떴습니다. 그들은 여전히 손을 잡고 있었습니다.
“성공했어.”
아루나가 말했습니다.
“여섯 번째 수호자가 깨어났어.”
엔키두아가 미소 지었습니다.
“이제 여섯이야.”
네페르티가 말했습니다.
“일곱 번째만 남았어.”
나아마의 표정이 복잡해졌습니다.
“일곱 번째… 완성의 원. 그게 어디 있을까?”
아루나는 선들의 그물을 바라보았습니다. 이제 여섯 개의 원이 밝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곱 번째는… 아직 어둠 속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희미하게, 아주 희미하게, 빛나기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먼 미래에서.
아직 오지 않은 시간에서.
“기다려야 해.”
아루나가 말했습니다.
“일곱 번째가 올 때까지.”
발밑의 문양이 빛났습니다.
*“원은 원을 부른다.”*
문양이 속삭였습니다.
“꽃은 반드시 핀다.”
”그리고 그날은 멀지 않았다.“
히말라야의 밤이 깊어갔습니다.
아루나는 동굴 입구에 앉아 별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별들 사이의 선을 넘어 다른 것을 보았습니다.
원들을.
일곱 개의 원이 하늘에 그려져 있었습니다. 여섯 개는 밝고, 하나는 아직 희미했습니다.
그러나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천천히.
확실하게.
*꽃은 반드시 핀다.*
아루나는 미소 지었습니다.
그리고 선들의 그물 너머로, 다른 수호자들의 빛을 느꼈습니다.
수천 년의 시간을 건너,
각자의 하늘 아래에서,
같은 문양을 바라보며.
혼자가 아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