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화 「홍수 전야」

「홍수 전야」

by 시더로즈








시간 이전, 에덴의 동쪽.

세상이 끝나기 하루 전이었습니다.

아무도 그것을 몰랐습니다. 사람들은 여전히 씨를 뿌리고, 집을 짓고, 아이를 낳고, 죽었습니다. 해가 뜨고 졌습니다. 바람이 불고 멈췄습니다. 평범한 하루였습니다.

나아마만이 알고 있었습니다.

내일이면 비가 온다는 것을. 비가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모든 것이 물에 잠길 것이라는 것을.

그녀는 열다섯 살이었습니다.

에녹의 손녀. 하늘로 걸어간 남자의 핏줄. 사람들은 그녀의 가문을 이상하게 여겼습니다. 축복받은 것인지 저주받은 것인지 알 수 없는 핏줄. 죽지 않고 사라진 남자의 후손.

나아마는 할아버지를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그가 하늘로 간 것은 그녀가 태어나기 전이었으니까. 그러나 그녀는 할아버지가 남긴 것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금속판.

손바닥 두 개 크기의, 이상한 금속으로 만들어진 판. 그 위에는 문양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일곱 개의 원이 겹쳐진 꽃.

어머니가 그것을 물려주었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이것을 지켜라, 나아마. 무슨 일이 있어도."

나아마의 집은 마을 끝에 있었습니다.

삼촌 노아의 집 옆에. 노아. 이상한 삼촌. 몇 년 전부터 거대한 배를 만들고 있는 남자. 사람들은 그를 미쳤다고 했습니다. 바다도 없는 곳에서 배를 만드는 미친 늙은이.

그러나 나아마는 알았습니다.

삼촌이 미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녀도 꿈을 꾸었으니까. 물의 꿈. 하늘에서 쏟아지는 물, 땅에서 솟아오르는 물, 모든 것을 삼키는 물. 그 꿈을 꾸고 나면 항상 금속판이 따뜻해져 있었습니다.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오늘 아침, 삼촌이 찾아왔습니다.

"나아마."

노아의 얼굴은 피곤해 보였습니다. 며칠째 잠을 자지 못한 얼굴.

"내일 배에 올라야 한다."

"알아요, 삼촌."

"네 어머니와 형제들은... 오지 않겠다고 했다."

나아마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알고 있었습니다. 어머니도, 오빠들도, 언니도 삼촌의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미친 늙은이의 헛소리라고 했습니다.

"나는 갈게요."

나아마가 말했습니다.

노아의 눈에 눈물이 어렸습니다.

"고맙다, 아이야. 네 할아버지도... 기뻐할 것이다."

삼촌이 떠났습니다.

나아마는 금속판을 꺼내 바라보았습니다. 문양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평소보다 밝게.

"시간이 다 됐구나."

그녀는 중얼거렸습니다.

그날 밤, 나아마는 잠들지 않았습니다.

마을을 걸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보고 싶었습니다. 내일이면 사라질 모든 것을.

우물가에서 물을 긷는 여인들. 들판에서 뛰노는 아이들. 저녁 연기가 피어오르는 집들. 별빛 아래 속삭이는 연인들.

이 모든 것이 사라질 것입니다.

물 아래로.

나아마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습니다.

왜 나만 알아야 하는 걸까. 왜 나만 기억해야 하는 걸까.

그녀는 마을 밖 언덕에 올랐습니다. 할아버지가 하늘로 걸어갔다는 언덕. 그곳에서 별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금속판을 꺼냈습니다.

문양에 손을 얹었습니다.

"할아버지."

그녀가 속삭였습니다.

"왜 이것을 남기신 거예요? 이것으로 뭘 해야 하는 거예요?"

대답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문양이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밝게.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빛의 공간이었습니다.

나아마는 더 이상 언덕 위에 있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빛으로 만들어진 세계 안에 서 있었습니다. 사방이 빛. 위도 아래도 빛.

그리고 그 빛 속에서, 형상이 나타났습니다.

남자였습니다. 늙은 남자. 그러나 그의 눈은 젊었습니다. 별처럼 빛나는 눈. 세상의 모든 것을 본 눈.

"할아버지...?"

나아마가 물었습니다.

"오래 기다렸다, 나아마."

에녹이 미소 지었습니다.

"정말... 할아버지예요?"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에녹이 대답했습니다.

"내 육신은 이미 이 세상에 없다. 그러나 내 기억은 여기 남아있지. 이 문양 속에."

나아마는 금속판을 내려다보았습니다. 문양이 여전히 빛나고 있었습니다.

"이게... 할아버지의 기억이에요?"

"그 이상이다."

에녹이 말했습니다.

"이것은 세상의 기억이다. 태초부터 지금까지, 존재했던 모든 것의 기억. 그리고 앞으로 존재할 모든 것의 씨앗."

에녹이 손을 들었습니다.

빛의 공간에 이미지들이 나타났습니다. 움직이는 그림들. 과거의 장면들.

태초의 빛. 첫 번째 별의 탄생. 대지와 바다의 분리. 생명의 시작. 인간의 등장.

수십억 년의 역사가 눈앞에서 펼쳐졌습니다.

"나는 하늘로 갔을 때 이것을 보았다."

에녹이 말했습니다.

"시간의 흐름 전체를.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관통하는 하나의 문양을."

일곱 개의 원이 나타났습니다.

겹쳐진 꽃.

"이것이 세상의 설계도다. 모든 창조의 원리. 그러나 이것은 너무 완전했다."

"완전한 게 왜 문제인 거예요?"

"완전한 것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에녹이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변하지 않는 것은 살아있지 않다. 우리는 이 문양이 살아있기를 원했다. 성장하고, 변화하고, 진화하기를."

"그래서 나눈 거예요?"

"그렇다. 일곱 조각으로."

에녹의 눈이 슬퍼 보였습니다.

"그리고 각 조각을 서로 다른 시간에, 서로 다른 땅에 심었다. 조각들이 각자 성장하고, 언젠가 다시 만나 더 완전해지기를 바라며."

나아마는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가진 조각은..."

"네 번째 원이다."

에녹이 말했습니다.

"기억의 원. 모든 것을 기억하고, 기억을 통해 연결하는 힘."

"기억의 힘이요?"

"기억은 시간을 건넌다, 나아마."

에녹이 미소 지었습니다.

"과거는 기억 속에 살아있다. 그리고 기억되는 한, 그것은 진정으로 사라지지 않는다."

나아마의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럼... 내일 사라지는 것들도요?"

에녹의 표정이 무거워졌습니다.

"그래서 네가 선택받은 것이다."

"선택이요?"

"내일 홍수가 오면, 이 세상의 거의 모든 것이 사라진다. 사람들, 문명, 지식, 기억. 그러나 네가 기억한다면... 그것들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나아마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게... 제 역할이에요? 사라지는 것들을 기억하는 것?"

"기억하고, 전하는 것이다."

에녹이 말했습니다.

"새로운 세상에. 홍수 이후의 세상에. 네가 기억하는 것들은 씨앗이 된다. 다시 싹트고, 자라고, 꽃피울 씨앗."

나아마는 금속판을 움켜쥐었습니다.

"이게... 너무 무거워요."

"알고 있다."

에녹이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었습니다. 빛으로 만들어진 손. 그러나 따뜻했습니다.

"그래서 네가 혼자가 아닌 것이다."

빛의 공간이 바뀌었습니다.

익숙한 풍경이 나타났습니다. 빛의 사막. 문양이 빛나는 사막.

그리고 세 개의 그림자가 나타났습니다.

엔키두아. 네페르티. 아루나.

"나아마!"

엔키두아가 달려왔습니다.

"우리가 여기 있어."

나아마는 눈물을 흘리며 웃었습니다.

"너희가... 왔구나."

"느꼈어."

네페르티가 말했습니다.

"네 슬픔을. 선을 통해서."

아루나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연결이 떨렸어. 그래서 왔어."

나아마는 무릎을 꿇었습니다. 더 이상 서 있을 힘이 없었습니다.

"내일... 세상이 끝나."

그녀가 말했습니다.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이 죽어. 엄마도, 오빠들도, 언니도, 친구들도. 다 물에 잠겨."

세 명의 수호자가 그녀를 둘러쌌습니다. 그녀의 손을 잡았습니다.

"우리가 있어."

엔키두아가 말했습니다.

"시간은 다르지만, 여기서는 함께야."

네페르티가 말했습니다.

"죽은 자들은 사라지지 않아. 기억되는 한."

아루나가 말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너를 기억해. 네가 기억하는 것들을 기억해."

나아마는 울었습니다.

오랫동안.

그러나 그 눈물은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에녹이 다가왔습니다.

"이것이 네 번째 원의 힘이다, 나아마."

그가 말했습니다.

"기억은 혼자 감당하는 것이 아니다. 나누는 것이다. 연결을 통해. 그래서 네 원이 세 번째 원과 가까이 있는 것이다."

세 번째 원. 연결의 원. 아루나의 원.

나아마는 이해했습니다.

"기억과 연결..."

"그렇다. 기억은 연결을 통해 전해진다. 그리고 연결은 기억을 통해 유지된다. 둘은 하나다."

에녹이 손을 들었습니다.

"이제 받아라. 네 번째 원의 완전한 힘을."

빛이 그의 손에서 피어났습니다. 보랏빛. 기억의 빛.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잇는 빛.

빛이 나아마에게 흘러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보았습니다.

모든 것을.

기억들이 밀려왔습니다.

그녀의 기억만이 아니었습니다.

어머니의 기억. 아버지의 기억. 할아버지 에녹의 기억. 그리고 그 이전, 수백 세대의 기억들. 인류의 시작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기억의 강.

나아마는 보았습니다.

에덴의 동산을. 첫 번째 인간들을. 그들의 기쁨과 슬픔을. 추방과 방황을. 새로운 땅에서의 시작을.

그리고 그녀는 보았습니다.

미래를.

홍수 이후의 세상을. 무지개가 뜨는 하늘을. 새로운 문명의 탄생을. 그녀의 기억이 씨앗이 되어 피어나는 것을.

"이것이..."

나아마가 숨을 몰아쉬었습니다.

"기억의 힘..."

"그렇다."

에녹이 미소 지었습니다.

"과거를 기억하는 자는 미래를 본다. 그것이 네 번째 원의 비밀이다."

빛이 사그라들었습니다.

나아마는 다시 빛의 사막에 서 있었습니다. 세 명의 수호자가 그녀를 둘러싸고 있었습니다.

"괜찮아?"

엔키두아가 물었습니다.

"응."

나아마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제... 알 것 같아. 내가 해야 할 일을."

그녀는 일어섰습니다.

"기억해야 해. 모든 것을. 그리고 전해야 해. 새로운 세상에."

네페르티가 그녀의 손을 잡았습니다.

"혼자 할 필요 없어. 우리도 기억할게."

아루나가 말했습니다.

"연결이 있으니까. 네가 기억하는 건 우리도 기억해."

나아마는 미소 지었습니다. 눈물이 흘렀지만, 이번에는 슬픔만이 아니었습니다.

"고마워."

그녀가 말했습니다.

"정말... 고마워."

발밑의 문양이 밝게 빛났습니다.

네 개의 원이 이전보다 더 강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섯 번째, 여섯 번째 원도 희미하게 반응하고 있었습니다. 아직 깨어나지 않은 수호자들.

"네 명이 모였구나."

문양이 말했습니다.

"기억하라. 너희는 하나다." "시간이 너희를 갈라놓아도." "공간이 너희를 갈라놓아도." "원은 원을 부르고." "꽃은 반드시 핀다."

네 명의 수호자가 서로를 바라보았습니다.

수천 년의 시간을 건너 연결된 네 쌍의 눈동자.

"다시 만나자."

엔키두아가 말했습니다.

"꼭."

네페르티가 말했습니다.

"약속해."

아루나가 말했습니다.

나아마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기억할게. 이 순간을. 영원히."

빛이 밝아졌습니다.

그리고 각자의 시간으로 돌아갔습니다.

언덕 위에서 눈을 떴습니다.

새벽이 밝아오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새벽. 이 세상의 마지막 아침.

나아마는 일어섰습니다.

금속판을 가슴에 품었습니다. 문양이 따뜻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마을을 내려다보았습니다.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깨어나고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 평범한 아침을 시작하며.

"기억할게."

나아마가 속삭였습니다.

"너희 모두를. 이 아침을. 이 바람을. 이 햇살을. 기억할게."

그녀는 천천히 언덕을 내려갔습니다.

삼촌의 배가 보였습니다.

거대한 방주. 사람들이 비웃던 배. 그러나 그것은 미래였습니다. 새로운 세상의 씨앗.

나아마는 마을을 지나갔습니다.

모든 것을 눈에 담았습니다. 모든 얼굴을. 모든 목소리를. 모든 순간을.

우물가의 여인이 그녀에게 손을 흔들었습니다.

"안녕, 나아마! 어디 가니?"

"삼촌 집에요."

"아, 그 미친 배 만드는 삼촌?"

여인이 웃었습니다.

"조심해. 그 미친 병이 옮을지도 몰라."

나아마는 미소 지었습니다.

"괜찮아요. 저도 좀 미쳤거든요."

여인이 또 웃었습니다. 따뜻한 웃음. 나아마는 그 웃음을 기억 속에 새겼습니다.

기억할게. 당신의 웃음을. 영원히.

집에 들렀습니다.

어머니가 아침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나아마, 어디 갔다 오니?"

"산책했어요."

"아침 먹고 가렴."

나아마는 어머니를 바라보았습니다. 어머니의 얼굴. 어머니의 손. 어머니의 목소리.

"엄마."

"응?"

"사랑해요."

어머니가 놀란 듯 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미소 지었습니다.

"나도 사랑한다, 아가."

나아마는 어머니를 안았습니다. 오랫동안.

"삼촌 배에... 같이 가요. 응?"

어머니가 한숨을 쉬었습니다.

"나아마, 그건..."

"제발요."

나아마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습니다.

"제발... 같이 가요."

어머니가 딸의 얼굴을 들여다보았습니다. 무언가를 느낀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고개를 저었습니다.

"난... 갈 수 없어. 여기가 내 집이야. 네 아버지가 묻힌 곳이고."

"엄마..."

"너는 가렴."

어머니가 나아마의 볼을 닦아주었습니다.

"삼촌과 함께. 네가 가야 할 곳이 거기라면."

나아마는 더 말하지 못했습니다.

말해봤자 소용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믿지 않았습니다. 누구도 믿지 않았습니다.

오직 삼촌과 나아마만이.

아침을 먹었습니다.

가족이 함께 모여 앉았습니다. 어머니, 오빠들, 언니. 평범한 아침 식사. 마지막 아침 식사.

나아마는 그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바라보았습니다.

기억할게. 오빠의 투박한 웃음을. 언니의 잔소리를. 엄마의 따뜻한 손길을. 이 아침의 냄새를.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을.

"뭘 그렇게 봐?"

오빠가 물었습니다.

"그냥."

나아마가 미소 지었습니다.

"예쁘다고 생각했어."

"뭐야, 갑자기."

오빠가 머리를 긁적였습니다.

언니가 웃었습니다.

"쟤 또 이상한 꿈 꿨나 봐."

가족들이 웃었습니다.

나아마도 웃었습니다.

그리고 울었습니다.

웃으면서.

아침 식사가 끝났습니다.

나아마는 방으로 가서 짐을 챙겼습니다. 많지 않았습니다. 옷 몇 벌. 금속판. 그리고... 어머니가 준 머리띠. 어릴 때부터 간직했던 것.

마당으로 나왔습니다.

가족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정말 가는 거야?"

언니가 물었습니다.

"응."

"그 미친 삼촌이랑?"

"삼촌은 미치지 않았어."

나아마가 말했습니다.

"언니도... 같이 가면 안 돼?"

언니가 웃었습니다.

"난 여기가 좋아. 마을도 좋고, 친구들도 있고."

"그래..."

나아마는 언니를 안았습니다.

"언니. 사랑해."

"뭐야, 왜 이래. 무슨 영원한 이별하는 것도 아니고."

영원한 이별이었습니다.

그러나 나아마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오빠들도 안았습니다. 어머니도 다시 안았습니다.

"잘 가, 나아마."

어머니가 말했습니다.

"건강하고. 행복하고."

"엄마도요."

나아마가 말했습니다.

"사랑해요. 영원히."

그녀는 돌아섰습니다.

뒤를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돌아보면 갈 수 없을 것 같아서.

삼촌의 배에 도착했습니다.

방주는 거대했습니다. 나무로 만들어진 산. 그 앞에 노아가 서 있었습니다.

"왔구나."

"네, 삼촌."

노아의 얼굴에 안도가 스쳤습니다.

"다른 가족들은..."

"안 와요."

나아마가 대답했습니다.

노아가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래... 알고 있었다."

그는 나아마의 어깨에 손을 얹었습니다.

"그래도 네가 와서 다행이다. 네 할아버지도... 기뻐할 것이다."

나아마는 금속판을 꺼냈습니다.

"할아버지가... 이걸 지키라고 했어요. 꿈에서."

노아의 눈이 커졌습니다.

"그것은..."

"일곱 개의 원이에요. 세상의 씨앗이요."

노아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아버지가... 네게 전한 것이구나."

"삼촌도 알아요?"

"조금."

노아가 말했습니다.

"아버지가 떠나시기 전에, 말씀하셨어. 언젠가 이 가문에서 기억을 지키는 자가 태어날 거라고. 세상이 다시 시작될 때, 과거를 기억하는 자가 필요할 거라고."

나아마는 금속판을 가슴에 안았습니다.

"제가... 그 사람인가 봐요."

"그런 것 같구나."

노아가 미소 지었습니다.

"자, 올라오너라. 해가 지기 전에 모든 준비를 끝내야 한다."

방주에 올랐습니다.

안에는 이미 많은 것들이 있었습니다. 동물들. 온갖 종류의 동물들이 쌍쌍이 모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식량, 물, 씨앗들.

새로운 세상을 위한 준비.

나아마는 자신의 자리를 찾았습니다.

작은 방. 창문 하나. 그것으로 충분했습니다.

그녀는 창가에 앉아 바깥을 바라보았습니다.

마을이 보였습니다. 멀리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습니다.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연기.

기억할게. 저 연기를. 저 집들을. 저 하늘을.

해가 저물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 노을. 이 세상의 마지막 저녁.

나아마는 그것을 눈에 담았습니다.

붉은 하늘. 금빛 구름. 산 위로 내려앉는 태양.

기억할게. 영원히.

밤이 되었습니다.

나아마는 잠들지 못했습니다.

금속판을 꺼내 문양을 바라보았습니다. 일곱 개의 원. 네 번째가 밝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기억하라."

문양이 속삭였습니다.

"오늘 밤을 기억하라." "그것이 네 역할이다."

나아마는 눈을 감았습니다.

그리고 기억했습니다.

오늘 만난 모든 얼굴을. 오늘 들은 모든 목소리를. 오늘 본 모든 풍경을.

하나하나. 빠짐없이.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기억했습니다.

그것이 그녀의 역할이었으니까.

새벽이 밝았습니다.

아니, 밝지 않았습니다.

하늘이 검었습니다. 구름이 하늘 전체를 덮고 있었습니다. 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첫 번째 빗방울이 떨어졌습니다.

뚝.

창문에 물방울이 맺혔습니다.

나아마는 일어나 창밖을 내다보았습니다.

비가 오고 있었습니다.

뚝. 뚝. 뚝.

점점 빨라졌습니다.

뚝뚝뚝뚝뚝—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노아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문을 닫아라! 모든 문을!"

방주가 흔들렸습니다.

물이 차오르고 있었습니다.

나아마는 창가에 서서 바라보았습니다.

마을이 보였습니다. 비 속에서. 점점 작아지는 마을. 물이 차오르고 있었습니다. 들판이 잠기고, 집들이 잠기고.

사람들의 비명이 들렸습니다.

멀리서. 빗소리에 묻혀서. 그러나 분명히.

나아마의 심장이 찢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엄마..."

그녀가 속삭였습니다.

"언니... 오빠들..."

금속판이 뜨겁게 빛났습니다.

"기억하라."

문양이 말했습니다.

"잊지 마라." "그들의 삶을." "그들의 웃음을." "그들의 사랑을."

나아마는 울었습니다.

그러나 눈을 감지 않았습니다.

마을이 물에 잠기는 것을 끝까지 지켜보았습니다. 마지막 지붕이 물속으로 사라질 때까지.

기억할게. 모두를. 영원히.

빛의 사막이 펼쳐졌습니다.

나아마는 몰랐습니다. 자신이 꿈으로 들어왔는지, 아니면 의식이 저절로 이동했는지.

그러나 그곳에 그들이 있었습니다.

엔키두아. 네페르티. 아루나.

세 명의 수호자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나아마..."

엔키두아가 달려왔습니다.

"느꼈어. 네 슬픔을."

나아마는 쓰러지듯 엔키두아의 품에 안겼습니다.

"다... 사라졌어. 모두..."

"알아."

엔키두아가 그녀를 안았습니다.

"알아. 우리도 느꼈어."

네페르티가 그녀의 등을 쓸어주었습니다.

"죽은 자들이... 내게 왔어. 너의 세상에서 온 영혼들이."

나아마가 고개를 들었습니다.

"정말?"

"응. 그들이 말했어."

네페르티의 눈에도 눈물이 고여 있었습니다.

"고맙다고. 기억해줘서 고맙다고."

아루나가 말했습니다.

"선들이... 끊어졌어. 많이. 너의 시대에서. 그러나..."

그가 나아마의 가슴을 가리켰습니다.

"여기에는 남아있어. 네 기억 속에. 연결이."

나아마는 금속판을 꺼냈습니다.

문양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밝게.

"이 안에... 다 담았어."

그녀가 말했습니다.

"우리 마을. 우리 가족. 우리 세상. 전부."

발밑의 문양이 반응했습니다.

네 번째 원이 눈부시게 빛났습니다.

"기억은 살아있다."

문양이 말했습니다.

"기억되는 한, 아무것도 진정으로 사라지지 않는다." "이것이 네 번째 원의 진실이다."

네 명의 수호자가 서로를 바라보았습니다.

시간을 건너 연결된 네 개의 영혼.

"우리도 기억할게."

엔키두아가 말했습니다.

"네가 기억하는 것들을. 네 가족을. 네 세상을."

네페르티가 말했습니다.

"죽은 자들을 위해 기도할게. 너의 세상에서 온 영혼들을 위해."

아루나가 말했습니다.

"연결을 유지할게. 기억과 기억 사이의. 네가 혼자가 아니도록."

나아마는 미소 지었습니다.

눈물투성이 얼굴로.

"고마워."

그녀가 말했습니다.

"정말... 고마워."

네 쌍의 손이 모였습니다.

문양 위에서.

빛이 솟아올랐습니다.

네 가지 색깔의 빛. 금빛, 은빛, 청록빛, 보랏빛.

그것들이 하나로 합쳐졌습니다.

무지개 빛.

그리고 문양이 말했습니다.

"이것이 약속이다." "너희 사이의 약속." "시간을 건너는 약속." "기억을 나누는 약속."

"원은 원을 부른다." "꽃은 반드시 핀다." "그리고 기억되는 한, 아무것도 사라지지 않는다."

눈을 떴습니다.

방주 안이었습니다. 창밖으로 비가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끝없이.

그러나 나아마의 마음에는 무지개가 떠 있었습니다.

약속.

시간을 건너는 약속.

그녀는 금속판을 가슴에 안았습니다.

"기억할게."

그녀가 속삭였습니다.

"모두를. 영원히." "그리고 전할게. 새로운 세상에." "이 기억들을. 씨앗으로."

창밖의 비가 계속되었습니다.

40일 동안. 40밤 동안.

그러나 나아마는 알고 있었습니다.

비는 멈출 것입니다. 물은 빠질 것입니다. 무지개가 뜰 것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세상이 시작될 것입니다.

기억을 간직한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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