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화: 알래스카의 시련

알래스카의 시련

by 시더로즈





3주 후, 앵커리지 공항

"드디어 알래스카네."

강설이 공항 밖을 내다봤다.

"혼돈교단이 매복하고 있다던 곳이에요."

"하지만 우리가 온다는 걸 모를 거야."

린이 말했다.

"민혜 선배가 거짓 정보를 흘렸으니까."

"그래도 조심해야 해."

무극이 경계하며 주변을 살폈다.

"이상하게 조용한데..."

공항은 평소처럼 붐비고 있었다. 별다른 이상 징후는 보이지 않았다.

"너무 조용한 것도 이상하네."

할머니가 중얼거렸다.

데날리 국립공원으로 가는 길

"여기가 북미 최고봉 데날리가 있는 곳이야."

현지 가이드 존이 설명했다.

"높이가 6190미터. 에베레스트보다는 낮지만, 위도가 높아서 훨씬 춥고 위험해."

"성역은 어디쯤이에요?"

강설이 물었다.

"지도상으론 데날리 북쪽 사면 어딘가인데..."

할머니가 나침반을 꺼냈다.

"정확한 위치는 이걸로 찾아야 해."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은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는 깊은 산속이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가고,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하자."

존이 제안했다.

"밤에는 너무 위험해. 곰도 나오고."

그날 밤, 산장

"설아, 잠 안 와?"

린이 침낭에서 일어나 물었다.

"응... 뭔가 불안해서."

강설이 창밖을 바라봤다.

"왜 아무 일도 안 일어나는 걸까?"

"그게 더 이상한 거지."

린이 강설 옆에 앉았다.

"혼돈교단이 여기서 우릴 기다린다고 했잖아. 근데 아무 움직임도 없어."

"함정일까?"

"아니면..."

린이 심각하게 말했다.

"우리가 놓친 게 있는 걸지도."

그때 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뭐지?"

두 사람이 창문으로 다가갔다.

달빛 아래서 거대한 그림자가 움직이고 있었다.

"곰이야!"

하지만 자세히 보니 보통 곰이 아니었다. 몸에서 검은 기운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혼돈교단!"

산장 밖

"모두 깨워!"

린이 외쳤다.

검은 곰뿐만 아니라 늑대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모두 혼돈의 기운에 조종당하고 있었다.

"동물들을 조종하고 있어!"

무극이 나오며 말했다.

"영리한 방법이네. 직접 나서지 않고."

"어떻게 해요?"

강설이 물었다.

"동물들을 다치게 할 순 없잖아요."

"맞아. 조종당하고 있을 뿐이니까."

린이 동의했다.

"정화 만다라로 해방시켜야 해."

강설이 손을 들어올렸다.

"프로스트 만다라: 자연의 치유!"

부드러운 빛이 동물들을 감쌌다. 검은 기운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순간, 하늘에서 검은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이건..."

"혼돈의 눈보라야!"

무극이 경고했다.

"누군가 직접 나선 거야!"

눈보라 속에서 인영이 나타났다. 검은 망토를 걸친 남자였다.

"오랜만이군, 무극."

남자의 목소리가 차갑게 울렸다.

"너는..."

무극의 얼굴이 굳어졌다.

"빙랑!"

"기억하고 있었군."

빙랑이라 불린 남자가 웃었다.

"혼돈교단 부교주였던 나를."

"부교주?"

강설이 놀랐다.

"네가 해산시킨 줄 알았어."

"대부분은 해산시켰지."

무극이 설명했다.

"하지만 빙랑은... 내가 직접 만든 존재야."

"무슨 뜻이에요?"

"100년 전, 나는 충성스러운 부하 하나를 만들고 싶었어."

무극이 괴로워하며 말했다.

"그래서 평범한 사람을 납치해서... 강제로 혼돈의 힘을 주입했어."

"그게 나야."

빙랑이 차갑게 웃었다.

"네 덕분에 나는 괴물이 됐지. 인간도 아니고 혼돈도 아닌."

"미안해..."

무극이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제 너를 해방시킬 수 있어."

"해방?"

빙랑이 비웃었다.

"100년간 괴물로 살았는데? 이제 와서 해방이라니?"

그가 손을 들어올리자 거대한 얼음 폭풍이 일어났다.

"차라리 너를 죽이고 나도 사라지겠어!"

전투 시작

빙랑의 공격이 무차별적으로 쏟아졌다.

"위험해!"

린이 얼음 방패를 만들었지만, 빙랑의 힘이 너무 강했다.

"이 정도 실력이었나..."

무극도 놀랐다.

"내가 만들었을 때보다 훨씬 강해졌어."

"당연하지!"

빙랑이 외쳤다.

"100년간 복수만 생각하며 살았으니까!"

강설이 앞으로 나섰다.

"빙랑씨!"

"뭐야?"

"당신도 피해자예요!"

강설이 외쳤다.

"무극이 잘못했어요. 하지만 이제 무극은 달라졌어요!"

"달라졌다고? 그게 내 고통을 없애주나?"

"없애줄 순 없어요."

강설이 솔직하게 말했다.

"하지만 함께 치유할 순 있어요."

"치유라..."

빙랑이 잠시 망설였다.

"어떻게?"

"프로스트 만다라의 힘으로요."

강설이 손을 내밀었다.

"당신 안의 혼돈을 정화시킬 수 있어요. 원래의 당신으로 돌아갈 수 있어요."

"원래의 나라..."

빙랑의 눈에 잠시 인간적인 감정이 스쳤다.

하지만 곧 다시 차갑게 변했다.

"안 돼! 이미 늦었어!"

그가 최대 공격을 준비했다.

"빙랑아!"

무극이 그 앞에 섰다.

"나를 죽여. 대신 다른 사람들은 놔줘."

"무극..."

"이건 내 책임이야. 내가 만든 고통이니까."

무극이 두 팔을 벌렸다.

"복수해. 그게 네가 원하는 거라면."

빙랑이 거대한 얼음 창을 만들어 무극을 향해 던졌다.

"안 돼!"

강설이 무극 앞으로 뛰어들었다.

"프로스트 만다라: 용서의 빛!"

강설의 만다라가 얼음 창을 막아냈다. 하지만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만다라의 빛이 빙랑에게까지 닿았다.

"이건..."

빙랑의 몸에서 검은 기운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내 안의 혼돈이... 사라지고 있어?"

"맞아요."

강설이 말했다.

"이제 자유로워질 수 있어요."

빙랑의 몸이 점점 투명해지기 시작했다.

"왜... 나를 구하는 거야?"

"당신도 피해자니까요."

강설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미안해요. 더 일찍 오지 못해서."

"고마워..."

빙랑이 처음으로 진심 어린 미소를 지었다.

"100년 만에... 처음으로 평화로워."

그의 몸이 완전히 빛으로 변했다.

"다음 생에서는... 행복하게 살게."

빙랑이 사라졌다. 하지만 고통 속에서가 아니라, 평화롭게.

다음날 아침

"무극, 괜찮아?"

린이 물었다.

무극은 밤새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미안해."

무극이 겨우 입을 열었다.

"내 과거 때문에 또 위험에 빠뜨렸어."

"아니에요."

강설이 무극의 손을 잡았다.

"덕분에 또 하나 배웠어요."

"뭘?"

"용서에 대해서요."

강설이 미소지었다.

"용서는 잊는 게 아니에요. 함께 치유하는 거예요."

무극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고마워, 설아."

데날리 성역

빙랑 사건 이후, 성역을 찾는 것은 쉬웠다.

거대한 빙하 동굴 속에 다섯 번째 만다라가 있었다.

"이게 이누이트 문화의 만다라구나."

할머니가 감탄했다.

만다라에는 곰, 늑대, 독수리 등 자연의 동물들이 그려져 있었다.

"자연과의 공존..."

강설이 만다라에 손을 댔다.

덴진의 기억 - 알래스카

젊은 덴진이 이누이트 샤먼과 함께 앉아 있었다.

"자연을 지배하려 하지 마세요."

샤먼이 말했다.

"자연의 일부가 되세요."

"자연의 일부?"

"우리는 곰의 형제이고, 늑대의 친구예요. 독수리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연어의 마음으로 강을 거슬러 올라가요."

덴진이 깨달았다.

"그렇구나. 자연과 하나가 되는 것..."

"이것이 다섯 번째 깨달음입니다. 자연과의 일체!"

현재

강설이 눈을 떴다.

주변의 모든 생명과 연결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무, 동물, 바람, 심지어 작은 미생물까지도.

"모든 생명과... 연결됐어요."

그녀가 손을 들어올리자, 주변의 동물들이 다가왔다. 곰, 늑대, 여우... 모두 친근하게.

"다섯 번째 성역 완료!"

린이 기뻐했다.

"이제 남은 건 둘뿐이야!"

"알프스와 남극..."

강설이 중얼거렸다.

"드디어 끝이 보이네요."

그날 밤, 오로라 아래서

"와... 정말 아름답다."

강설이 오로라를 보며 감탄했다.

초록색, 보라색, 분홍색 빛의 커튼이 하늘에서 춤추고 있었다.

"설아."

린이 강설의 손을 잡았다.

"우리 여기까지 잘 왔지?"

"응. 정말 먼 길 왔어."

"앞으로도 함께하자."

린이 강설을 바라봤다.

"마지막까지."

"당연하지."

강설이 웃었다.

"우리 파트너잖아."

두 사람이 손을 꼭 잡고 오로라를 바라봤다.

무극도 조금 떨어진 곳에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빙랑아, 편히 쉬어. 그리고 미안해...'

오로라가 마치 빙랑의 영혼을 위로하는 것 같았다.

평화로운 밤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폭풍 전의 고요라는 것을, 아무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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