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온실. 나무온실의 할머니

— 순임의 이야기

by 시더로즈


— 순임의 이야기




순임 할머니는 세상에 할 일이 없어진 사람이었다.

남편이 떠난 지 백일. 오십 년을 함께 살았다. 함께 산다는 것은 습관을 공유한다는 것이었다. 아침에 밥을 짓고, 마주 앉아 먹고, 저녁에 뉴스를 보고, 잠자리에 드는 것. 사소한 것들이 사라지면 거대한 구멍이 되었다.

밥그릇을 하나만 꺼낸 아침이 가장 길었다.


체중이 빠졌다. 아들이 전화해서 걱정했다. 할머니는 "괜찮다"고 했다.

무망감은 슬픔이 빠진 자리에 고여서 움직이지 않았다. 앞으로가 없다는 느낌. 내일이 오늘과 같을 것이라는 확신. 그리고 그 오늘이 비어 있다는 것.


나무온실은 뒷마당 감나무 아래에 있었다.

할아버지가 삼십 년 전에 심은 감나무. 감이 익어서 떨어지고, 떨어져서 썩었다. 할머니가 썩은 감을 치우려 허리를 숙였을 때, 뿌리 사이에 틈이 보였다.

안으로 내려가자 나무온실이 있었다. 벽이 나무껍질이고, 천장이 가지이고, 바닥이 뿌리인 살아 있는 공간. 감나무 냄새가 났다. 할아버지 냄새가 났다.

한가운데에 묘목이 하나 있었다. 무릎 높이의 여린 나무.

할머니는 묘목을 보자마자 화가 났다.


"이게 뭐여. 영감은 가버리고, 나무를 남겨놨어?"


돌보고 싶지 않았다. 또 무언가를 돌보고, 정을 주고, 그것이 떠나거나 시드는 것을 다시 겪고 싶지 않았다.

할머니는 묘목에게 물을 주지 않았다.

삼 주가 지났다.


할머니는 온실에 오지 않았다.

삼 주째 되는 날, 가을비가 왔다. 할아버지가 살아 있을 때는 비 오는 날이면 "빨래 걷어라" 하고 소리치던 사람이었다. 그 투덜거림이 그리웠다.

할머니는 우산도 없이 뒷마당에 나갔다. 감나무 아래로 내려갔다.

묘목이 시들어 있었다. 잎 다섯 장 중 세 장이 떨어져 있었다. 삼 주 동안 아무도 돌보지 않은 묘목.

할머니는 주저앉았다.


"아이고."


그 한마디 안에 삼 주간 참았던 것들이 다 들어 있었다.

할머니는 시든 묘목 앞에 무릎을 꿇고 울었다. 할아버지를 위해, 묘목을 위해, 또 잃을까 봐 겁내는 자기 자신을 위해.

할머니의 눈물은 비가 되지 않았다.

수액이 되었다. 나무온실의 벽에서 끈적한 액체가 흘러나왔다. 투명하고, 달고, 오래된 나무 냄새가 나는 수액. 오십 년이 농축된 것.

수액이 묘목의 뿌리에 닿았다. 시든 잎은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줄기가 아주 미세하게 굵어졌다. 삼 주 동안 뿌리는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미안해. 무서워서 그랬어. 또 잃을까 봐."


그날부터 할머니는 매일 묘목을 찾았다. 묘목 앞에 앉아 이야기를 했다. 할아버지에게 하듯이.

"오늘 시장에서 고등어가 싸더라." "큰아들이 주말에 온다고 했어." "아이고, 오늘 무릎이 안 좋네."


묘목은 대답하지 않았다. 할아버지도 말이 없는 사람이었다.

"응." "그래." "알았어." 세 마디로 오십 년을 살았다. 세 마디가 사라진 뒤에야 할머니는 알았다. 대답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는 걸. 듣는 사람이 거기 있다는 것이 중요했다는 걸.


겨울이 왔을 때, 묘목의 잎이 모두 떨어졌다. 할머니는 무서워하지 않았다.

"봄에 다시 나오면 되지, 뭐."

그리고 덧붙였다.

"나도 그래."

봄이 왔다. 묘목에 새잎이 돋았다. 작년보다 더 많은 잎. 할머니는 새잎을 보며 웃었다. 그리고 방에 돌아가 밥을 지었다. 한 그릇.


할머니는 묘목에게 이름을 짓지 않았다.

"우리 나무"라고 불렀다. "우리"에는 할아버지가 들어 있었다.

떠난 사람과 남은 사람이 함께 키우는 나무.

월, 목 연재
이전 12화두 번째 온실. 물온실의 소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