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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오브 다이너마이트

by 백건우

넷플릭스. 하우스 오브 다이너마이트. 전쟁, 전투 영화 잘 찍는 걸로 유명한 캐슬린 비글로 감독 작품. 어느 날, 아시아(러시아, 중국, 북한, 한국, 일본이 있는 지역) 쪽에서 미사일이 날아오는 걸 알래스카에 있는 미군 레이더 기지에서 포착한다. 발사 지역을 탐지하지 못했고(이건 미국 방어체계가 해킹 당했다는 설정으로 나온다) 미국 본토를 향해 날아오는 미사일은 핵폭탄 밖에는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본토 방어 임무를 맡은 여러 부대와 중앙 통제부가 긴급하게 움직이며 이 상황에 대응한다. 시간은 고작 17분. 미사일이 태평양을 건너오는 시간이 매우 짧아서 미국의 대응은 숨 쉴 틈이 없다. 마치 실시간으로 일어나는 상황을 다큐멘터리로 찍은 듯 숨가쁘게 돌아가는 전략사령부와 미군 기지, 대통령 등의 움직임이 각자의 위치에서 서로 다른 모습으로 반복해 보여진다.

핵미사일을 발사한 주체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미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를 두고 심각한 딜레마에 놓이는 내용인데, 마치 지금 세계 정세를 그대로 보여주는 듯한 긴박함이 담겨 있다.

물론 태평양을 건너 날아오는 핵미사일이 한 대라는 사실은 어쩌면 개연성이 적을 수 있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왜 한 대만 날아오는가를 두고 나름 설득력 있는 주장들이 오간다.

미국은 본토로 날아오는 핵미사일이 시카고에 떨어지면 1천만 명이 사망하는 시나리오가 나오는데, 이때 미국이 러시아, 중국, 북한 등 정확히 발사 주체를 알 수 없지만, 보복을 해야 한다는 전략사령부의 의견에 따라 대통령이 승인하면 곧바로 핵 전쟁이 발발한다. 과연 미국(대통령)은 핵미사일 발사 버튼을 누를 것인가. 아니면 시카고 시민 1천만 명을 희생하면서 끝내 전쟁을 벌이지 않는 쪽을 선택할 것인가.

미국이 놓인 이 딜레마는 현실에서도 작동하는 상황이어서 더욱 흥미롭다. 하지만 아마 대부분의 사람은 '보복'을 선택할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듣지 않아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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