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전 생각은 그만...
봄이 온 것 같아서, 따릉이 6개월권을 1,5000원에 구매했다.
통근길에 큰 언덕이라는 난관이 있지만, 버스보다 비용이 절약되고 쬐금 더 빠르기도 하고, 운동도 되니 1석 3조라서, 봄부터 가을까지 따릉이를 애용하고 있다.
그런데 이 따릉이 정기권을 구매하고 나면, 타면 탈 수록 이득이라는 나만의 셈법이 발동한다.
따릉이 1회권이 1000원이니, 당연히 15회만 타면 본전인데,,,
애써 그 이상 타면서 돈을 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셈법에 따라, 따릉이를 탄 날은 마을버스를 탈 수 없다. (참고로, 우리 집은 동네 제일 꼭대기에 있다)
따릉이를 타고, 동네에 들어오면, 그때부터 갈등이 시작된다.
마을버스를 타면 자전거를 탄 보람이 급격하게 줄어들기 때문에...
그래서 단호박 남편은 어떻게 생각하나 싶어, 하소연을 했다.
나 : 타면 탈수록 이득인데,,, 마을버스를 타는 건 아니지. 좀 힘들지만... 그지?
남편 : 따릉이 정기권을 사는 즉시, 그 돈은 SunkCost가 되는데 뭘 그래
나 : Sunk Cost?
SunkCost(매몰비용)란 번복해도 돌아오지 않는 이미 내버린 돈으로, 그 뒷일에 아무 영향을 주지 않는 비용이란다. 그러므로 내가 아무리 많이 타도 그건 현재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비용으로, 돈을 번다는 생각은 그야말로 나만의 셈법인 것이다. 그러므로 그런 고민하지 말고 힘들면 마을버스를 타라는 남편의 결론이었다.
실제로 돈을 버는 것은 아니니 그 말이 맞다만, 인간사 어디 그렇게 결과론적으로 살아지나, 내 머릿속엔 이미 만원을 벌고 있는데; ㅋㅋ 이렇게 아낀 돈으로 빵 사치를 해볼 요량이었는데, 너무 적나라하게 나의 감상적인 셈법이 드러나버려서 조금 부끄러웠다.
이렇게 이미 지출해 버린, 현재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SunkCost는 주식을 투자할 때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셈법에 현혹되게 되는 부분이란다. 이미 물렸으나, 그게 SunkCost가 된 줄 모르고, 물을 탐으로써 구매가격을 낮춰 본전을 빨리 회복할 수 있을 거라는 자기 최면을 거는 셈법?
지금은 주가가 하락했지만, 그 회사를 내가 좋아하고, 신뢰하고, 언젠가 잘 될 거라고 생각한다면, 주가가 많이 하락했을 때 2배로 사는 게 맞단다. '망했구나' 싶다면, 더 이상 물을 타면 안 된다고... 주식투자에서 본전 생각이 난다면, 그게 바로 SunkCost란다.
오늘의 교훈 :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 이미 어찌할 수 없는 비용 생각에, 현재까지 끌어들이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