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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스타일러 대신 싼 '보만 스팀다리미' 샀다

by 올리브노트
4491_11175_1234.gif 보만 스팀다리미를 이용해 린넨 셔츠를 다리고 있는 모습이랍니다.

"애미야 네 남편, 그리고 애들 옷 좀 깔끔하게 입혀라. 쭈글쭈글 볼썽사납지도 않니! 나는 애들 속옷도 다려 입혔었는데.."


시어머니의 이런 잔소리(?) 들어본 적 있으세요? 없다 해도 서랍에서 방금 꺼냈는데 구깃구깃한 티셔츠를 보며 이걸 아이에게 입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한 적은 있을 거예요. 티셔츠를 아무리 예쁘게 잘 개어놔도 막상 입으려고 하면 쭈글쭈글해져 있을 때가 간혹 있죠.

4491_11194_3447.jpg 보만 스팀다리미는 다리미 본체와 섬유 브러시, 솔 브러시 클립이 한세트예요.

그러던 찰나 제 눈에 띈 게 있으니 바로 '스팀다리미' 광고였어요. 쭈글쭈글한 미역도 반듯~하게 다려 내더라고요! 사실 저는 신혼 초에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한경희 스팀다리미를 야심 차게 샀다가 한 달도 안 돼서 버린 경험이 있어요. 셔츠가 깔끔하게 다려지지 않는 건 물론 매번 손을 데였거든요. 커다란 옷걸이와 스팀다리미도 보기 거슬렸고요. 차라리 다리미질이 편하더라고요.


그 뒤로 스팀다리미는 쳐다도 보지 않았는데 이번에 보만 스팀다리미를 보고선 뭔가 혹 하더라고요. 검색해보니 생활가전 검색어 1위이기도 했고요. 지난 1년간 너무 잘 쓰고 있는 샤오미 로봇청소기(☞관련기사 샤오미 이모님 덕에 부부싸움 뚝!..육필품 '로봇청소기')처럼 속는 셈 치고 한 번 사보자며 결제를 했습니다.

4491_11171_253.jpg 옷걸이에 옷을 걸고 스팀다리미를 손으로 잡고 왔다갔다 하면 돼요. 면과 폴리에스테르 혼방 재질의 구김이 심한 스커트였는데 매우 잘 다려졌어요.

◇다림질 성능, 린넨·면 티셔츠 등 '깔끔'..정장 셔츠는 '역부족'


스팀다리미는 종류가 정말 많은데요. 저는 그 중 보만에서 나온 걸 구매했어요. 보만은 독일 가전 브랜드로 주방, 생활, 이미용품 등을 판매하고 있어요. 국내 브랜드로 치면 중저가 생활용품을 파는 모던하우스 정도로 보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일본 브랜드 아닙니다~! ^^)


스팀다리미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다림질 성능'에 대해 알아볼게요. 작동법은 간단해요. 옷을 옷걸이에 걸어 놓고 스팀다리미에서 뿜어져 나오는 스팀으로 옷을 펴주면 된답니다.


소재가 다른 옷들을 스팀다리미로 다려봤어요. 가장 효과가 좋았던 건 면에 폴리에스테르가 함유된 사각사각한 느낌의 구김이 잘 가는 천류였고요. 면 티셔츠류와 정장 상하의도 깔끔하게 다려졌어요. 캐주얼 린넨 셔츠도 꽤 잘 다려지더라고요.

4491_11185_406.jpg 스팀다리미로 한쪽 부분만 다린 린넨 셔츠예요. 차이가 극명하죠?

그런데 '날렵한 각'이 생명인 정장 셔츠는 스팀다리미로는 조금 역부족이었어요. 사실 저는 정장 셔츠의 어깨 줄도 세우는 유형이라 이렇게 판단하는 거고요. 어깨 줄 안 세우고 주름만 펴는 유형이라면 스팀다리미 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정장 셔츠는 다리미로, 정장 재킷과 바지 티셔츠 등은 스팀다리미를 사용해서 정리하고 있어요.


◇그 외 기능, 보풀제거 '그럭저럭'·살균력 '짱'

4491_11176_2150.jpg 베개솜을 스팀으로 싹 다렸더니 기분이 너무 상쾌하더라고요!

또 광고에 스팀을 이용해서 침구류를 소독할 수 있다고 나오더라고요. 제품을 직접 써보기 전에는 이건 정말 '어그로' 엮은 기능이라고 생각했는데 가장 마음에 든 기능 중 하나예요. 사실 베갯잇 세탁은 자주 하지만 베개솜은 세탁이 어렵잖아요.


스팀다리미를 이용해서 스팀을 뿜뿜 쏴주니 베개솜 속 진드기와 세균 등이 싸악 사라지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실제로 만졌을 때 보송하기도 했고요. 사실 업체에 돈을 주고 맡기는 매트 살균 세척도 다 이렇게 스팀을 쏴주는 거니까요. 힘이 살짝 들어서 그렇지 살균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4491_11172_815.jpg 보풀 제거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보풀이 심한 베개를 스팀다리미로 다려봤어요.

게다가 먼지나 보풀도 제거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마침 보풀이 많이 난 베개가 있어서 스팀다리미에 섬유 브러시를 끼워 다려봤어요. 보풀을 하나라도 더 떼내기 위해 정말 열심히 스팀다리미를 위아래로 움직여줬답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요? 솔에 보풀이 무진장 묻어나 있던 광고와 달리 솔이 너무 깨끗하더라고요.

4491_11186_502.jpg 베개에 가득 나있는 보풀(왼쪽)은 솔로 제거되지 않았어요. 반면 레이온 소재의 베개솜(오른쪽) 겉에 묻은 먼지는 많이 쓸려 나오네요.

오히려 레이온 소재의 베개솜을 살균할 때 먼지가 많이 뭉쳐 있는 게 보였어요. 즉, 천에 착 달라붙어 있는 보풀은 제거하기 어렵고 천에 얹혀 있는 먼지는 제거된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그러니 보풀제거 효과를 기대하진 마세요! (ㅎㅎ)

4491_11187_5953.jpg 처음에는 스팀다리미를 사용하기 적당한 곳을 찾아 헤맸어요. 벽에 박은 못에 걸었다가 손으로 들었다가 의자에 걸었다가 문에 붙인 고리에서도 시도해 봤죠.(사진=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편의성 그럭저럭..무게감·정수물 사용 '불편'


편의성은 그저 그랬어요. 저는 다리미와의 큰 차이를 못 느끼겠더라고요. 스팀다리미는 손으로 들고 쓸어내리는 방식이라서 바닥에 대고 미는 일반 다리미보다 팔목이 더 아파요. 팔목과 아귀힘이 세지 않은 저는 살짝 힘들었어요.


그리고 콘센트와 가깝고 옷걸이를 걸 수 있는 적당한 장소가 있어야 해요. 물론 문고리를 이용하거나 의자에 옷걸이를 거는 방법을 가장 먼저 생각할 거예요. 이때 아이 옷은 짧아서 괜찮은데 어른 옷은 길어서 조금 불편하더라고요. 옷 아랫부분이 땅에 닿으니까요.

4491_11188_36.jpg 화장실 수건걸이를 이용해서 다리면 편해요!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매우 적당한 장소를 찾았어요. 바로 화장실! 화장실 수건걸이에 옷을 걸고 화장실 내 콘센트에 전원을 꽂아 스팀다리미질을 하는 거예요. (이거 나름 몇 번 사용하면서 터득한 꿀팁이에욧!!) 수건걸이가 옆으로 기니까 다 다린 옷들을 옆으로 쭉쭉 걸어놔도 되고요. 이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기 전까지는 그냥 다리미판을 펴서 다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죠.


하지만 남편은 매우 만족스럽대요. 다리미보다 훨씬 편하다고요. 본인에게는 무겁지 않은데다 어차피 다리미질은 본인 몫이 아니냐며..;;;;(대체 그 남편은 어디에 있는 거죠?)

4491_11177_2249.jpg 스팀다리미는 정수물을 사용해야 해요!

또 스팀다리미에 넣는 물은 '정수물'이어야 해요. 일반 수돗물을 사용하면 물을 수증기로 만드는 과정에서 하얀색 가루가 생길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스팀다리미 수명이 확 줄어들 수 있다고요.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는 살짝 불편했답니다. (생수 사서 들고 오기 얼마나 힘든데욧ㅎㅎ)


물통에는 250ml의 물이 들어가요. 설명서에 셔츠 4~5장을 다릴 수 있다고 쓰여있었는데 맞는 것 같아요. 한 번에 다릴 수 있는 양이 너무 적지 않냐고 할 수 있지만 어차피 4~5장 다리면 손목이 아프실 거예요. (ㅎㅎ)

4491_11195_3656.gif 이젠 저희 집 필수품이 돼 버린 보만 스팀다리미예요.

◇OLIVENOTE'S TAlK


솔직히 스타일러와는 비교 불가예요. 가격 차이가 어마어마 하잖아요~! 그래도 스타일러를 사지 못하는 제 입장에서는 옷과 침구류 등을 살균하고 간단하게 다리는데 가성비가 좋다고 생각해요.


한 문장으로 후기를 정리한다면 '메인요리보다 밑반찬이 맛있는 제품'이요. 정장 셔츠를 완벽히 다릴 수 없다는 점에서 기능성이 살짝쿵 부족하다는 판단이에요. 반면 스팀을 쏘면서 털을 빗질하니까 인조털 코트 같은 건 잘 빗어지고 베개솜과 매트 등을 살균할 수 있어 좋아요.


만약 가족들이 캐주얼한 복장을 많이 입는 가정이라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희 집은 결국 스팀다리미와 일반 다리미 둘 다 쓰고 있답니다. 면 티셔츠를 스팀다리미로 한 번 다려줬더니 가족들이 보송보송해서 너무 좋다고 하더라고요. 이젠 모든 옷을 다 스팀다리미로 다려 입히게 생겼어요. (대체 제가 무슨 짓을 한걸까요?^^;;;)


아, 마지막으로 스팀다리미를 사용할 때 스팀에 손이 닿아 화상을 입지 않게 조심하세요! 아이가 스팀다리미 옆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시고요!


*해당 기사는 관련 업체로부터 어떤 대가나 혜택을 받지 않고 기자 본인이 직접 비용을 지불한 후 작성했습니다.


임성영 기자 rossa83041@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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