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모임 세 번째. 퍼스널 브랜딩과 기획서쓰기
03 행동하기 위해서
혼자서 일을 하거나 시스템에 속해 있거나 우리는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때로는 원하는 것이 뚜렷함에도 어떻게 해야 얻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작업이 적성에 맞지 않거나 능력에 부칠 때도 있다. 1코노미인들은 유독 게으름에 대한 두려움을 많이 언급했다. 내가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생겨나지 않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까? 나에게 1코노미 실행의 가장 큰 장벽은 체력이 없다였는데, 처음에는 핑계라 생각하여 자책을 했고 이후에는 무리한 계획을 세웠으며 점차 나와 내가 함께 하는 방법을 찾아나가고 있는 과정에 있다. 다른 사람들 또한 자기만의 이유를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서로 실질적인 어려움과 조언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개인적인 내용은 생략했다.
1코노미를 하는 사람의 경우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것 또한 일이다. 만드는 것도 쉽지 않은데 잘 운영하기는 더 어렵다.
나의 색과 한계를 안다.
책에서는 개개인에게 플랫폼을 만들 것을 권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시스템을 만들거나 꾸준하고 정기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을 잘하지는 않는다. 못하는 내가 직접 하기보다는 잘할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날 때 일에 진척이 원활해질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한다. 큰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작은 성취감을 가지기 위해서 도전해보고 싶다. 다만, 이 과정을 거치려면 사람을 찾고 만나고 설득해야 하는데, 이 일은 스스로 해야 하는 지점이라 움직이지 않으면 내 상황이 계속 유지되지 않을까 조바심이 나기도 한다. 해보고 싶다.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저자도 그렇고, 최근에 본 김새해 작가의 경우에도 책, 유튜브, 카페, 강연을 모두 연결시켜 하나를 보면 자연스럽게 다른 곳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예를 들면 유튜브에서 콘텐츠가 있고, 강연을 홍보하고, 그 후기는 카페에 모이며, 그동안의 콘텐츠가 책이 되고, 책을 읽은 사람이 다시 유튜브를 보는 식이다. 서로 연결되도록 시스템을 설계한 것인데 이 근본에는 의외로 단순 노출 효과가 있다. 링크를 남겨두는 것에서 시작해볼 수 있겠다.
죽은 순환에서 교훈을 얻는다.
카페나 유튜브, 오픈 카톡방, 밴드와 같은 커뮤니티를 시작해도 그곳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제시해주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죽은 곳이 된다. 사람들이 서로 이야기하고, 논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주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그곳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다. 플랫폼의 역할은 통로도 있지만 규칙과 제한도 있다. 새로 온 사람이 눈치를 보며 이 곳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이해할 수 있으려면 색이 뚜렷해야 한다. 꾸준히 방향을 제시해줄 때 공간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나는 사람들이 이 곳에서 무엇을 하기를 원하는가?
내가 왜 이 모임을 만들고자 하는가? 모임을 통해 이루려는 것이 무엇인가? 나는 사람들이 이 곳에 와서 무엇을 하기를 바라는가? 그 결과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기존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제각기 특징과 장단점이 있다. 처음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이미 존재하는 해결책을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예를 들어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흐름을 원한다면 오픈 카톡방을, 레벨 시스템이나 데이터의 축적을 원한다면 카페를, 그 중간에는 밴드가 있을 것이다.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여 최적의 매체로 시작하여 테스트를 해보는 것이 어떨까?
관심을 쉽게 얻는 방법을 고민하지 말라
콘텐츠를 만들다 보면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것과 아닌 것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오랜 시간을 들여 공들여 제작하였는데 보지 않을 때도 있고 가볍게 제작한 것이 인기를 끌 때도 있다. 그것을 통제하면서 제작하는 것은 정말 많은 내공과 경험이 쌓여야 가능한 ‘신급’이지 않은가. 플랫폼 플랫폼 이야기하지만 콘텐츠의 질은 중요하다. 검색 키워드도 중요하다. 갑작스러운 이벤트를 통해 인기를 끄는 것은 좋은 창구일 때도 있고 허수이기도 하다. 결국 많이 시도하면서 내 길을 찾아 나가다 보면 각자의 길이 열릴 것이다.
저자는 책의 마지막 장에서 직접 작성한 기획서 예시를 보여주었다. 커뮤니티 기획서에 목표 타깃, 경쟁 플랫폼, 차별점, 운영 계획이 포함되어 있었다. 때로는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어 실행하지 못한다. 생각은 기획서라는 형식에 담을 수 있다.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에 기획서를 쓰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 기획서에는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누구를 위해 하는지, 그리고 잘했음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등이 들어가며 이 내용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다. 막연한 생각을 파 해치다 보면 목적했던 것과 행하려 했던 것 사이의 간극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래서 간단하게 기획서 작성법을 공유했다. 아래는 예시로 작성한 기획서이다.
배경 :
이 일은 어떤 흐름과 함께 하는가? 혹은 현재의 문제가 무엇인가? 나 중심, 세상 중심으로 적어본다.
1코노미 모임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특별히 독특한 사람들은 아니었다. 오히려 회사의 일 외의 내 일을 하려는 흐름은 보편적으로 느껴진다. 시스템이 마련되어있지 않은 상황에서 혼자 일을 시작하거나, 혹은 타인의 도움 없이 혼자 일을 진행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래서인지 1 코노미인들은 일은 잘 진행되지 않는 기분이나 불안함을 쉽게 느끼고 있었다.
1코노미는 혼자 무언가를 하려는 사람들이 경험과 기운을 나누기 위해서 모임에 오는 경우가 많았다. 그만큼 유대감이나 서로 자유롭게 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가 중요할 것이다. 지금 내가 제공할 수 없는 분위기이다. 개개인의 연결을 지원할 수는 없기 때문에, 다른 형태로 모임 자체의 가치를 올리고 싶다.
막상 나는 1코노미를 운영하면서 1코노미를 잘하지 못했다. 또한 트레바리 모임에서 이야기를 나눌 때는 현재의 주제에 집중하고 정리하느라 나누는 주제에 대해 오히려 깊이 생각하지 못하곤 했다. 1년간 1코노미를 맡으면서 나눈 이야기를 되짚어본다면, 제대로 하지 못했던 내 1코노미에도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목적 :
왜 이 프로젝트를 하려고 하는가?
1코노미 클럽은 결국 독서모임이기 때문에 개별적인 1코노미 활동을 장려하거나, 진행을 직접적으로 돕는 방향보다는 독서와 토론에 중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뭔가를 해내는 모임이라는 생각이 들고, 모임만으로 끝나기에는 1코노미라는 이름이 아쉽다. 생각을 나눈다는 본연의 성격을 살릴 수 없을까?
무언가를 추진할 에너지가 없는 내가 1코노미를 실천하려면 잘 아는 일과 관련된 주제를 선정하고, 콘텐츠의 고민이 적으며, 만들 이유와 시기가 명확한 과제가 필요하다. 글쓰기 형식을 만들고, 연재 습관을 일상에 내재화한다.
질문 :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해결해야 하는 주요한 질문
어떻게 하면 내가 1코노미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내가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1코노미 클럽의 가치를 올릴 수 있을까?
전략과 가설 :
질문에 해당하는 나만의 답 찾기
1코노미하려는/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다시 읽을 수 있도록 정리한다.
목표(결과물):
구체적으로 언제까지 어떤 수준의 무엇을 해낼 것인가?
현재 진행 중인 모임 글 4개를 시작으로 올해 안으로 12개월의 모임을 글로 작성하여 브런치에 올리기
시작하는 글과 맺는 글을 포함하여 14편, 단순 받아쓰기는 읽기 어려우므로 편집이 필수
대상 :
누구를 위한 일인가? 내가 만든 서비스나 제품을 이용할 대상이 누구인가?
나
1코노미 멤버
1코노미나 트레바리에 관심 있는 불특정인들
기대효과 :
그 결과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글이 쓰인 브런치
1년 동안의 1코노미에서의 생각을 되짚어보기
개인적인 만족
멤버들에게 주기적으로 연락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
평가 기준 :
잘했다고 말하기 위한 기준은 무엇인가?
기한을 지키기 (늦어도 내년 1월까지 글 14개 다 올리기)
이미 글을 보는 사람은 눈치챘겠지만 내 프로젝트는 실패했다.
평가기준은 오로지 하나, ‘기한을 지키기’밖에 없었음에도(퀄리티는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은 2020년이다. 목적을 고려한다면 ‘브런치에 올라간 글로 인해 나나 멤버들이 지난 (기간을 지켰다면 진행하고 있는) 독서모임이 가치가 있었다고 느끼기’나 '참여하는 동안에는 알지 못했던 정보를 쉽게 얻기’ 등이 더 적절한 평가기준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기획서를 쓴 시점까지 10개월 동안 단 하나의 1코노미 활동도 진행하지 못한 나에게는 일단 시작하고 그리고 끝낸다는 것 2가지가 가장 중요했다.
막상 계획을 지키지 못하게 방해한 걸림돌은 습관보다는 난이도에 있었다. 내 생각을 쓰는 글이면 쉬웠을 텐데, 논의를 보기 쉽게 깔끔하게 다듬는 것은 간단하지 않았다. 단순히 이미 말한 내용을 정리하는 것에 만족할 수 없었다. 다듬고 다듬다 보니 모임 기간 중에 멤버들에게 잘 정리된 글을 보여줄 수가 없었다. 대신 항상 하던 대로 받아쓰기를 바로 공유했다.
‘브런치에 연재한다’는 형식도 문제였다. 일단 브런치 작가에 통과를 해야 했는데, 브런치에 올릴만한 글로 만들기 위해서는 충분한 생각이 필요했다(악순환이다). 참고로 나는 브런치 작가가 되기까지 3번 탈락했는데, 쓸 내용이 명확했기 때문에 탈락할 때마다 글을 늘려 재신청했다. 이 과정 속에서 조금 더 나은 글을 쓰기 위한 고민을 조금 더 할 수 있었다.
달리고 있는 지금에는, 현재의 형식이 적합한지, 정말 유용한 내용인지 판단하기가 어렵다. 현재 속도를 고려했을 때 2020년 말이 되면 2019년의 모든 내용이 업로드되어 있을 것이다. 그때 다시 회고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일을 좋아한다. 일은 나에게 삶의 정수 중 하나이다. 일에 보람이 없는 생활은 바라지 않는다. 일밖에 없는 생활도 마찬가지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물론 가끔은 회사는 소망과는 반대로 내가 일에 보람이 없고 일밖에 없는 삶을 바라는 게 아닌가 싶을 때가 있긴 하다). 내가 그렇다고 다른 사람도 동일한 것을 바랄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절대적인 원칙이나 결론을 바라기보다는 균형을 이루고 싶다.
요 근래는 무료했다. 회사 분위기는 가라앉았고, 집과 회사만 오가는 하루가 반복되었다. 나는 체력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1~2시간 야근을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반복되면 혼이 부재하고 껍데기만 남는 주말을 보내게 된다. 3~4시간 야근을 하고 나면 다음 날 오전에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회사에서의 일정은 거목처럼 굳건했고, 이를 지키기 위해 야근을 반복했다. 가끔은 퇴근시간을 조금 당겨 마스크를 쓰고라도 운동을 했다. 하지 않으면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어느 순간부터 몸에 힘이 없어지고 마음이 텅 비어갔다. 의문이 떠오른다. 사람은 왜 살까?
나는 왜 일을 하는가? 나는 무엇을 살고 있는가? 평범이나 보편의 정의가 달라지고 있는 시점에 와있다. 안정을 가진(혹은 가지고 있다고 착각하는) 상황에서 그동안 균형을 바랐던 내가 욕심이 많은 건 아닌가 의심도 든다. 그런 게 중요한가, 하고 말이다. 앞으로 일에 대한 사람들과 내 관점이 또 어디로 확장될지, 그 방향이 궁금하다.
1코노미인이 되고 싶다 - 일
03 행동하기 위해서
킴은 2~3년 동안 독서모임을 운영하면서 스쳐 지나가는 관계와 생각들이 아깝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나 빠르게 읽고 나눠야 했던 개념들이 혼란스러워, 지금은 모임을 쉬고 글을 정리하고 있다.
그 당시에 몰랐던 이야기의 흐름을 발견하는 것이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