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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양 May 12. 2017

[마드리드]서비스란 무엇인가
(feat.까사헤르난즈)

[170426-170506] 스페인,포르투갈 여자혼자 여행

<에피소드로 푸는 여행일기>

마요르광장






스페인에 가면 꼭 사야한다는 수제화, 에스파듀 신발을 사기 위해 
마드리드의 유명한 집을 찾아갔다.

까사헤르난즈

Casa Hernanz

Calle de Toledo, 18, 28005 Madrid, 스페인

지도보기


파란 아저씨 시선강탈..




이곳에서 나는 갖가지 수제화 보다 더 강렬한 것을 느끼고 왔다.
바로 서.비.스.



스페인의 서비스는 한국처럼 손님에게 인성까지 팔진 않는다.
무조건적인 잘해줌이 없다.
그래서 그런지 식당에 가면 뭔가 불친절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그들은 그들이 받는 급여만큼만 일하지, 웃음까지 팔진 않는다는 것.


생각보다 가격이 많이 저렴하진 않다.




까사헤르난즈, 
 들은 정보대로 줄을 섰다.
그리고 신발들을 고르면서 사진을 찍었고, 
영어를 잘 못하는 직원에게 보여줄 심산이었다.
가격표가 없는 신발이 있었는데 마음에 들어서 사진을 찍어두었다.



예쁜 신발은 많은데 난 거지라 가격 면에서 부담되는걸 빼면
딱히 구매할 게 없다는 슬픈 진실..







이 곳은 한 사람 한 사람 상대를 해주고 끝나면 다음을 부르는 식으로 진행된다.
날 부르진 않았지만 앞에 신발을 사는 사람이 없길래 
다음은 내 차례겠다 싶어서 직원에게 다가갔다.
가격표가 없는 신발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 신발이 저기에 있었는데 이건 얼마냐고 물어봤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그녀의 답은 내 머리를 한 대 세게 쳤다..

I DON'T KNOW



"모르겠는데요 ㅡㅡ?"


난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SORRY?? YOU DON'T KNOW?" 
(왜지, 가게주인이 맨날 신발 만들고 정리하는데 가격도 몰라?
그리고 모르면 가서 보면 될 것이지 모른다고 정말 솔직하게도 말한다..)

"NO, DON'T KNOW, I HAVE MY CUSTOMER THERE NOW"

그녀가 가르킨 손가락을 따라가보니 뒤에 앉아서 신발을 신어보고 있는
할머니가 보였다.
아직 자신은 손님을 상대하는 중이므로 
'너에게 신경 쓸 수가 없다.
지금 당장은 내가 쉬고 있지만 너에게 그 가격을 알려줄만한 시간은 없다.
내가 가서 가격표를 보고 올 수도 있지만 싫다' 이거다.
이 아줌마를 싸가지가 없다고 욕해야 하는 걸까?





신세계를 경험하고 기분이 좋아졌다.(????)


전직 서비스직에 있었던 나는
물건을 많이 구매한 후 포장을 해달라는 외국인 아저씨를 기다리게 하면서
3000원짜리 물건 하나를 사가는 손님 계산을 먼저 끝냈다.
포장을 하는 도중 들어오는 사람들의 계산을 빠르게 끝냈다.
외국인 아저씨는 기다리다가 밖에 가족이 기다린다면서 
포장이 덜 끝낸 채로 가져갔었다.


까사 헤르난즈에서 나를 상대해 주는 직원은 내가 원하는 것들을 
꺼내줬고 친절했고, 성의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엇이 알맞은 서비스인것일까




이 가게는 씨에스타(가장 더울 시간에 가게 문을 닫는 것) 시간을
철저하게 지킨다고 한다. 사람들이 줄 서 있건 말건.

한국인의 <빨리빨리>정서에 맞지 않는 서비스랄까

예전엔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는 것이 서비스정신이라고 
생각했었던 적이 있었는데, 정말 바보같았다.


원리원칙을 지키면서 그 안에서 성의를 다 하는것.

까사헤르난즈를 통해 새로운 정의를 내렸다.

한국에서도 정해진 룰안에서 NO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그런 서비스가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진상들도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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