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화정 Mar 23. 2022

[사장 일기 #31] 사람 사는 세상

블로그에서 쓰던 사장 일기를 오늘부터는 브런치에서 작성하기로 했어요


매니저님이 주고 가신 에너지바와 귤

아침에 출근하시다가 들렸다며, 먹고 일하라고 에너지바와 귤 두 개를 선물로 주셨다. 


귤을 주신 분은 사무실에서 회원제로 일하시는 주방보조 매니저님 이시다. 우리는 일하시는 분들을 '매니저'라고 부른다. 


봄이 와서 그런가 일이 좀 벅차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러면 마음을 내려놓고 머리와 손으로만 일을 하는데, 오늘 같은 날은 마음으로 일하고 싶어 진다. 


사람들 나름의 사연이 많겠지만, 일용직이라는 특수성 때문일까 사연이 많은 사람이 많이 모인다. 지방에서 계시다가 어떤 사연 때문인지 혼자 올라오셔서 당장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셨다. 그렇게 인연이 되어 일을 시작하셨고, 지하철도 타보시지 않으셔서 처음에 설명드리느라 힘들었지만, 성실하신 분이라 가게에서 좋아하셨고, 고정으로 일을 가게 되셨다. 


어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있는 사람이라서 기쁘다.


사실 이 일이 힘든 점도 많지만, 이 일을 하면서 만나는 모든 시작과 끝이 사람이다. 난 사람을 좋아하기도 하고, 상처를 잘 받기도 하고, 또 상처받은 걸 티 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느라 에너지를 많이 쓴다. 그러면서도 사람을 좋아하는 아이러니한 사람이다. 그래서 이 일이 더 맞는지도 모르겠다. 이 일은 처음과 끝이 사람이라서 말이다. 


아침에 주시고 가신 에너지바와 귤이 아니라, 마음에 감동을 받아서 감사함을 적어본다.


감사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