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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루쑤노 Sep 03. 2019

일을 만들어야 사람들이 모인다.

결혼식도 돌잔치도 할 수 없기에 개업파티라는 핑계로 사람들이 보고 싶었다

개업은 딱 2달 전에 했다. 1인 창조기업이라는 걸죽한 이름을 갖다가 붙혀 놓았지만 사실은 혼자 일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외로운 것인지 모를 일이다.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으니 돌잔치를 할 수도 없고 평소에 만나지 못했던 그 동안의 지인들을 불러모을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생각했다.


영감쓰 개업파티




 그렇게 정확히 개업파티 2주 전에 개인 SNS에 파티를 공지했다. 그 동안 연락이 뜸했던 평생함께 할 것만 같던 시절의 친구부터 형 동생 누나 등등 다양한 사람들이 댓글로 반응하기 시작했다. 아 이렇게 사람들을 오랜만에 불러 모을 수 있겠구나. 제물포역 근처 아주 분위기 좋은 LP바의 사장님께 양해를 구하고 장소를 빌리기로 했다. 생각만해도 가슴 벅찬 일이었다. 파티라니. 

부루쑤노 페이스북




영감쓰개업파티 시작!


멀리 있는 그 시절의 친구들이 하나 둘 연락이 닿았다. 평택에서 올라오고 안양에서 올라오고 오산에서 올라오고 다양한 지역의 지인들이 모였다. 사실은 개인적으로 파티를 한다고 연락한 사람들은 한 명도 없었다. 20여명가량 모인 것 같다. 

 연안부두 어시장에서 민어를 한 마리 크게 잡고, 용현시장에서 닭다리와 닭날개, 김밥, 족발 등을 바리바리 싸서 개업파티 장소에 음식을 쫙 깔았다. 이 모든 준비는 어머니의 따듯한 손길이 함께 했다. 고생만 하시고 어머니는 손님들이 몰려 올 시간에 퇴장하셨지만 말이다. 그렇게 파티는 시작되었다.

영감쓰 개업파티 현장

이리 다시 보아도 그 날의 뜨거웠던 분위기는 영원할 것만 같다. 보잘 것 없는 작은 광고회사의 탄생을 축하해주러 와 주신 많은 분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오셨던 분들중 광고가 필요하시다면 꽁으로 해드릴 용의가 상당히 있습니다.

준비를 깨알같이 하면서 보통 일이 아니구나를 몇 십번 곱씹으면서 이러한 행사는 왜 자주하지 않는지 그제서야 알게되었다. 아침 일찍부터 부랴부랴 준비하고 파티시작과 함께 블랙아웃. 잊지 못할 영감쓰의 개업파티였다. 어려워도 힘들어도 외로워도 사람들은 만나야 답이지 싶다.




파티가 끝난 후


파티를 무사히도 즐겁게 마쳤다. 다음날 다시 루틴으로 돌아간다. 어제의 즐거움이 너무나 컸던 것인지 오늘의 일상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어제 나는 꿈을 꾸었나 싶고 그 많은 반가운 사람들을 한꺼번에 상대하기에는 체력이 별로였나 보다. 서로가 네트워킹이라는 이름으로 친해지길 바랬고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있었지만 아니었던 사람도 있어 보였다. 파티가 끝난 후 공허한 마음은 하늘만 계속 바라보게 한다. 일상으로의 복귀는 시간이 좀 필요한 듯해 보인다. 하늘을 좀 더 바라보고 한 숨을 깊게 내쉬면서 연초를 꺼내 물며 일상에 익숙해지려 노력중이다. 다음 파티는 어마어마한 거래처와의 계약 성사로 인한 축배 파티가 되었으면 하는 조심스레 가져보며 다시 한번 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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