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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로케 Dec 09. 2024

돈가스와 김치우동

아니면 연말이라 마음이 넉넉해진 건지

예전부터 잡혀있던 외근이 있었다. 후임은 가기 싫어하는 티를 팍팍 냈고, 팀장에게 항의도 했으나 돌아오는 대답은 뻔했다.


불편해진 분위기가 싫어서 ‘난 먹으러 외근 간다.’는 말과 함께 복귀할 때 맛있는 거나 먹자 했더니, 선뜻 돈가스와 김치우동을 제안하는 후임.

서빙하는 분이 소중한 김치우동을 쟁반에 쏟았다.

외근을 잘 끝내고 먹기로 한 음식을 시켰다. ‘짜다!’ 김치우동의 첫맛. 짜도 너무 짠데, 또 이 짭조름한 맛이 묘하게 중독성 있다.


돈가스는 내가 아는 그 돈가스의 맛이다. 부족한 점도, 넘칠 것도 없는 그 맛. 아삭아삭 양배추와 같이 먹거나, 김치우동에 적셔 먹는다.


“하나하나 감정적으로 대꾸하지 말고, 그냥 그러려니 해. 아직도 화를 내고 싶어?“

지난날의 대화를 짚어줬다. 최근에는 어떤 말을 들어도 하나씩 따지며 열불내기보다는, 그러려니 하는 마음이 더 크다. 그게 잘 안된다는 후임을 보며, 내가 나이가 들어서 이런 건지, 아니면 연말이라 마음이 넉넉해진 건지 곱씹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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