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팀회식을 물리치고
저녁 팀회식을 물리치고 친구와의 약속에 나갔다. 미리 잡혀있는 약속이라 미룰 수도 없었고, 무엇보다 팀회식은 점심에도 했으니까… 저녁은 스킵해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세 명이 만나야 했는데, 다른 사람은 집에 일이 생겨 못 왔다. 둘이 만나도 위장과 마음은 넉넉하다. 1부는 피자집에서 회사 얘기를, 2부는 츄러스 집에서 종교와 이성에 대한 얘기를 했다.
화덕피자를 꿀에 푹 찍어 먹었다. 원래 꿀찍먹 피자는 안 좋아하는데, 진짜 오랜만에 먹으니 맛있다. 달고 짜고 난리 났다. 치즈가 쫙쫙 늘어나는 맛은 없는데 얇은 도우가 주는 그 맛이 일품이다.
펜네 파스타는 묵직하니 크림 맛이 가득했다. 날이 너무 차고, 실내도 좀 추워서 금방 차가워진 음식이 아쉬울 따름이다.
내년에는 20대처럼 ‘계획봇’으로 살아보려 했는데 관뒀다. 오늘 나눈 종교적 대화 속에 위로를 얻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제 30대 중후반이라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우리가 아직도 다른 이의 짝사랑 얘기를 듣고 꺄꺄 거리는 모습이 웃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