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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nzich Mar 01. 2021

Q. 우리는 어떤 젖병을 선택해야 할까?

A. 젖병은 아기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세상의 갓 태어난 아기들이 밥을 먹는 방법은 보통 세 가지다. 엄마 젖만으로 완전한 수유가 가능한 경우(완모), 엄마 젖 일부와 분유 일부로 섞어 먹는 경우(혼합), 분유만으로 먹는 경우(완분). 모유가 충분히 남아돌 만큼 많이 공급되어 분유가 필요없는 경우 완모를 하기도 하지만,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몸은 엄마의 것이고 아기에게 수유를 어떻게 할 지는 다양한 환경을 고려한 선택에 의해 결정된다. 그리고 이에 따라 혼합수유를 하기도, 완분을 하기도 한다. 그럼, 젖병은 혼합수유와 완분(분유수유)의 경우에만 필요한 것일까?!


땡, 틀렸다! 어떤 수유방식을 선택했든 우리에게 젖병은 필요하다.


 그렇다면 완모를 하는 경우에는 젖병이 필요없겠네?! 라고 생각하는 아빠들이 굉장히 많을텐데, 사실 완모를 해도 어느 정도의 젖병은 반드시 필요하다. 왜?! 완모는 직접수유와 유축수유로 나뉘는데, 엄마가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아기에게 젖을 물리기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엄마는 유축기라는 기계로 조리원과 집에서 셀프 유축을 하고, 이렇게 유축된 모유를 냉동/냉장하여 보관하다가 필요한 경우 아기에게 중탕하여 수유하게 된다. 바로 이 때, 젖병은 어김없이 필요해진다는 사실.  그렇다면 젖병은 언제, 어떤 젖병으로, 몇 개나 준비해두어야 하는 것일지 살펴보자. 어김없이 우리 딸 권다온의 상황을 살펴본다.


 다온이는 출생 후 조리원에서부터 혼합수유를 했다가 집에 와서는 완분으로 돌아섰다. 모유를 먹든 분유를 먹든 수유를 하고 나서 트림을 시키고 눕히면 순두부같은 토를 조금씩 게우는 스타일이다. (신생아들은 식도가 덜 발달하여 조금씩 게우는 것은 정상이지만 게우기 전까지 불편해하는 게 눈에 보여서 우리 부부는 마음에 걸렸다) 다온이는 조리원에서도, 집으로 와서도 우유를 먹는 속도가 다소 빠른 편이다(권다온 현재상황 : 분유 120ml 13분컷, 그렇다고 쉬었다 먹이려하면 난리가 나서 그러지도 못함!)


1. 어떤 젖병을 골라야 하지?


 젖병의 종류는 크게 #유리젖병 #PPSU젖병 #배앓이방지젖병 으로 나뉘는 듯 하다(분류가 잘못되었으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물론 PP젖병도 있지만, 맘카페나 후기글 등을 살펴보면 환경호르몬 이슈나 열탕소독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주로 PPSU나 PESU, 더 나아가서는 유리젖병을 선택하는 추세다. 우리 부부는 출산 전-직후-조리원 퇴원 후 각기 다른 젖병을 두 개씩 구매했다. 왜냐!

  우리 부부는 모든 판단의 기준을 안전에 맞춰서 의사결정을 하는 타입이기 때문에, 출산 전에 미니노어 유리젖병 두 개를 미리 사 두었다(어찌나 수입이 늦던지 목 빠지게 기다려서 두 개를 사둘 수 있었다. 그리고는 순식간에 품절!)

 출산 후, 우리가 혼합수유 혹은 완분을 하게 되리라는 것에 확신을 가지면서 젖병이 조금 더 필요하겠다고 판단했고 조리원 퇴원 이틀 전 쯤 집으로 더블하트 PPSU젖병을 두개 더 주문했다.

 퇴원 후, 집으로 와서 다온이의 분유량이 늘고 분유로 100% 수유를 하게 되면서 분수토까지는 아니지만 수유 후 게우는 횟수나 양이 다소 많은 때가 있었다. 게다가 퇴원 후 원더윅스가 찾아오면서 시도 때도 없이 용쓰기를 하는 바람에 가끔은 배앓이를 하는 듯 보이기도 했다. 그래서 배앓이방지젖병 3개(닥터브라운 PESU 젖병)를 주문하게 됐다.

 

 자연스럽게 세가지 종류의 젖병을 모두 쓰고있는 우리가 가장 만족하는 젖병은 무엇일까? 비몽사몽 밤중수유 때 나도 모르게 어떤 젖병에 가장 먼저 손이 가는지 살펴보면 되는데, 우리의 경우 더블하트 PPSU 젖병이었다. 다른 걸 다 떠나서 다온이가 입을 촥! 하고 안정적으로 먹기 때문이었다. 보다 정확하게는, 더블하트 젖병의 젖꼭지가 다온이에게 착붙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후기를 보면 다온이 뿐만 아니라 수많은 아기들에게도 검증된 듯 하다). 배앓이젖병은 분명히 효과를 보았지만, 다온이의 성장에 따라 소화능력이 향상되고 분유 갈아타기에 성공하면서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되었다(배앓이방지 장치로 인해 설거지 난이도가 상승한다는 점도 크게 작용함).


2. 젖병은 거들 뿐, 젖꼭지가 중요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한 가지 종류의 젖병을 제외하고는 전부 잘못 사버린 걸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미니노어 유리젖병을 사용해보면서 생각보다 무겁지 않아 괜찮다고 생각했고, 젖꼭지도 그 정도면 훌륭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안전성을 고려했을 때 구하기만 쉽다면 유리젖병으로 모든 젖병을 구비했을 것이다.

 배앓이젖병 역시 아기가 소화에 애를 먹었던 원더윅스 기간에 괜찮은 효과를 보았고, 설거지가 귀찮은 것 빼고는 일상적으로 사용하기에 크게 나쁜 정도는 아니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다온이에게 잘 맞았던 더블하트 젖꼭지만 따로 구매하여 미니노어 젖병에 호환할 수 있었기 때문에 3가지 유형의 젖병을 모두 사용해보면서 다온이에게 가장 적합한 조합을 찾아낼 수 있었다. 너무 많은 젖병을 사용해서 아기에게 혼란을 주는 것은 지양해야겠지만, 초반에 아기에게 맞는 젖병과 젖꼭지의 조합을 찾아내는 것을 추천한다. 처음부터 한 가지 종류의 젖병을 너무 많이 구비하기보다는 원픽 젖병을 두세개 정도 준비한 후 아기와 보호자의 상황에 맞추어 추가 구매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조리원 퇴원 후 젖병이 모자라면 어떡하냐고? 웬만한 조리원에서 PP젖병 두 개 정도는 퇴원시에 증정하니, 하루 이틀 정도는 충분히 버틸 수 있다!

 

 다온이가 태어나기 전까지는 수유를 하는 데 이렇게 다양한 방식이 있는지도, 아기의 특성과 소화능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젖병의 종류가 이렇게 많은지도 알지 못했다. 하지만 옵션이 많고, 종류가 많다고 해서 무엇을 골라야 할 지 부담을 가지기보다는 가장 마음에 드는 원픽을 정하고 설거지를 하는 나와 분유(모유)를 먹는 아기의 모습을 세심히 관찰하면서 판단할 것을 추천한다. 무해한 성분의 제품이라면, 젖병은 설거지를 하는 아빠(엄마)의 몫이고 젖꼭지는 입을 갖다대는 아기의 몫이다. 우리는 분해조립을 통해 최적의 조합을 만들어낼 수 있고, 아빠(엄마)도 아기도 만족하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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