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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vin Seo 서승교 Sep 24. 2023

우리는 모두 디자이너입니다.


우리는 모두 디자이너입니다.


여러분은 디자인을 어떻게 정의하시나요?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할 때, 디자인의 결과물이 가진 미적 특성을 중요한 구분요소로 인식합니다. 좀 더 나아가 디자인을 미적이면서 동시에 기능적 유연함을 가진 디자인의 결과물로 정의하기도 하죠.  그리고 사람들은 디자이너라고 하면 미적이면서 동시에 기능적으로 우수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숙련된 기술을 가진 사람으로 여기는 것 같습니다. 디자인 관련 공부를 하고 디자인 툴들을 익숙하게 잘 다루어야 디자이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은 디자인의 정의를 좁게 바라보는 시각입니다. 다시 말해 보여지는 행위와 객체만으로 디자인을 정의하는 것이죠. 


디자인의 출발은 사람에 대한 관심과 문제의 발견에서 시작합니다. 사람에 대한 관심에서 그들에게 더 나은 가치를 만들어 주기 위한 의지로 발전되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가진 문제를 찾는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가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줄 수 있을까 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죠. 해결안을 생각하는 과정에서 이런저런 낙서를 하기도 하고 그림을 그려볼 때도 있습니다. 해결안에 대한 가정을 세우고 문제가 해결되는지 안 되는지 테스트도 해보게 되죠. 여기까지는 어떠한 미적 기능적 기술이 요구되지 않습니다.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만들어 지지도 않죠. 아마 눈치챘겠지만,  이러한 과정은 우리 모두가 일상에서 누구나 하는 문제 풀이 과정의 흐름입니다. 다시 말해 꼭 디자인의 역량이 없어도 크건 작건 생활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순서인 것이죠. 이를 위해서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거나 어려운 디자인 툴을 숙련하지는 않습니다.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것은 인간이 가진 본능이니까요. 물론 문제에 대한 생각에도 나름의 요령과 숙련이 도움이 되기는 합니다만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요령의 학습과 숙련을 통해 효율이 증대되는 결과를 볼 수 있는 것이죠. 


다시 디자인의 정의로 돌아가면, 디자인이란 결국 사람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여 더 나은 가치를 만들어 내는 활동이라는 개념으로 좀 더 넓게 확장해 볼 수 있습니다. 즉, 고객의 문제에 대한 깊은 공감과 이를 개선하고 더 나은 가치를 만들어 활동인 것이죠. (디자인 싱킹) 이러한 관점에서 미적, 기능적 숙련된 기술의 보유 유무는 부차적인 것이 됩니다. 그리고 광의의 디자인 개념에서 우리 모두는 디자이너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고 있는 각 분야의 모든 일들이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가치를 만들어 주는 일들이기 때문입니다. 


확장된 디자인의 개념에서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것은 아마도 겸손함일지도 모릅니다. (여기서 디자이너란 디자인 교육을 받고 디자인의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생활의 문제들을 - 다소 투박할지는 모르겠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해결하고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가치를 제공해 주는 사람들은 잠시만 둘러봐도 많이 찾을 수 있습니다.(사진 #1)  그러한 사람들의 공감 능력과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는 겸손의 자세가 필요한 것이죠. 또한, 표현이 아닌 생각에 대한 숙련도 필요해 보입니다. 다시 말해 사람들에 대해 깊게 들여다보고 고민하는 일에 대한 숙련도도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사람들의 표현 방식과 의미를 빠르게 알아채고 해석할 수 있는 마치 통역사와 같은 역량이 있어야 하죠. 이를 통해 미적, 기능적 능력과 달리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는 없지만, 디자이너는 인사이트(통찰력)를 기를 수 있게 됩니다. 또 이 해석능력은 이후 내부 구성원들과 결과물을 만들어 낼 때 매우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스킬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정리하면, 디자인의 개념은 사람의 문제 해결 활동이며, 디자이너는 문제에 대한 공감력과 가치 창출 능력을 가진 사람들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은 인간의 본능, 즉 문제 해결 본능이며 따라서 우리 모두는 디자이너입니다. 


<사진#1> 생선 가게에서 생선을 말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야채를 포장하는 그물망을 활용하여 생선에 파리가 붙지 않도록 보호해 놓은 모습이 인상적이네요. 생선 가게 사장님 디자이너에게 우리는 어떤 것들을 배울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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