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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 Dec 23. 2020

不怕慢 只怕站

런데이 30분 달리기 3주차 

느리지만 멈추지는 않고 있는 런데이 3주 차의 기록. 오늘 제목을 不怕慢 只怕站으로 선정한 이유는 나에게 주고 싶은 메세지여서다. 느린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다만 멈추는 것을 경계할 것. 자꾸만 누군가와 비교하며 뒤처지는 것에 스스로를 할퀴던 대학시절부터 꾸준히 다이어리에 새겨적은 문장이다. 2~3일 간격으로는 달려줘야한다고 하지만, 늘어졌다고 포기해버리는 소극적 완벽주의를 버리고 꾸역꾸역 달리는 나! 너무 멋지니까! 

유난히 힘들었던 3주 차의 마지막 달리기. 런데이 성우의 말은 반 정도 열심히 듣고 반은 흘려듣는데, 달리기를 30분 정도 지속했을 때 오는 러닝하이에 관한 내용이 흥미로웠다. 엔도르핀이 생성되면서 마약을 한 것 같은 기분을 주기도 하고, 우울감 해소에 크게 도움이 된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총 운동시간이 30분이긴 하나 거기에는 웜업/쿨 다운 달리기, 중간중간 2분 걷기가 포함되어 있어 30분을 달린다고 말할 순 없다. 하지만 달리기 횟수가 늘어날 때마다 드는 성취감과 개운함이 오히려 컨디션을 올려주는 것은 매번 경험하고 있다. 우울감이 해소되는 것은.. 뛰고 나면 너무 힘들어서 그런 생각을 깊게 할 겨를이 없어서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트윗 캡처에서 운동하면 드는 기분 좋지만 좀 멍청한 거 같은 기분이 보통 사람들의 상태라는 내용을 보고 나까지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평소에 잡념이 너무 많아서 고민인 수준인데 달리기를 하면 확실히 그런 생각들이 줄어든다.  눈앞의 현재에 집중하는 힘을 기르는 데에도 효과적이라는 것. 



예전에 잠깐 런데이 능력 향상 인터벌 트레이닝을 해봤는데, 왜 이렇게 힘든가 하고 찾아보니 30분 달리기 후하는 코스여서 허겁지겁 그만뒀던 기억이 있다. 문득 생각나서 다시 켜봤는데.. 5분 달리고 1분 걸으라고요.. 미쳤네..! 내년 봄엔 꼭 이거 다 끝내고 싶다!



3주정도 달려보니  달리기 패턴이 보인다. 나는 대체로.. 주초에 열심히 하다가 수요일을 넘기면서 게을러지고.. 주말에 누워만 있었다는 사실을 일요일 저녁 러닝으로 무마하려 하는 인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게으르고 느린 거야 아무래도 좋은데, 달리기 간격이 너무 넓어지면 실력 향상에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 한 번 뛸 때마다 더 체력적으로 부담이 느껴지고, 며칠 전에는 호흡 조절이 안돼서 멀미한다고 착각했던 적도 있다. 간격을 일정히 두고 달리는 지구력이 필요하다. 그리하여 4주 차 목표는 주 3회 이상 달리기다. 코로나 때문에 약속도 잡을 수 없거니와 퇴사를 앞두고 칼퇴만 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핑계는 통하지 않는다. 

  언제나 매너리즘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는 내 일과에서 작은 목표를 설정하고(예: 오늘 꼭 퇴근하고 뛴다) 이뤄나가면서 큰 목표(30분 달리기 완주)에 가까워지는 기분이 참 좋다. 다 뛰고 나면 저 애플워치 사도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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