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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학습 보조 챗봇 만들기와 활용 가이드

by 정지영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교사가 직접 만들고 활용할 수 있는 우리 반 전용 학습 보조 챗봇은 교실 현장에서 선생님들의 새로운 조력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장에서는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교사가 손쉽게 챗봇을 세팅하고, 수업 및 학습 보조에 활용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다룹니다. 또한 실제 초·중·고 교실 사례를 중심으로 수업 시간, 자습 시간, 과제 도움 등 상황별 활용 아이디어를 제시합니다. 챗봇 사용 시 주의할 점과 교사의 역할, 학생들에게 챗봇 사용법을 안내하는 방법, 그리고 AI 챗봇의 한계를 보완하는 팁까지 포괄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이제 우리 반만의 맞춤형 학습 도우미를 만드는 여정을 시작해봅시다.


가. ChatGPT를 활용한 우리 반 전용 챗봇 세팅 방법

학습 보조 챗봇을 만들기 위해 복잡한 프로그래밍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ChatGPT를 기반으로 교사가 원하는 챗봇을 세팅할 수 있는 몇 가지 쉬운 방법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ChatGPT 웹 인터페이스사용자 지침(Custom Instructions) 기능을 활용해 챗봇을 설정하는 기본적인 절차를 설명합니다.


(1)ChatGPT 계정 및 환경 준비

먼저 ChatGPT 웹사이트에 접속해 교사 본인 명의로 계정을 생성합니다. 이미 계정이 있다면 로그인합니다. ChatGPT는 기본적으로 웹 브라우저를 통해 사용하며, 특별한 설치가 필요 없습니다. 무료 버전으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하지만, Plus 요금제를 이용하면 최신 모델과 추가 기능(예: 사용자 지정 지침)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계정을 만든 후에는 챗봇이 대화할 언어를 선택합니다. 우리 반 상황에 따라 한국어 또는 영어 등 학생들이 질문할 언어로 설정하면 됩니다.


초기 화면 우측 상단에 있는 계정 아이콘을 클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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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GPT”를 클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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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T 만들기’를 선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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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만들기 화면에서 ‘구성’을 선택합니다. 아래에 이름부터 설명과 지침 등 챗봇이 작동할 기본 설정을 입력할 화면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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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챗봇의 역할과 성격 정의

① 이름

챗봇을 우리 반에 맞게 활용하려면 우선 챗봇에게 부여할 역할(role)을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5학년 2반의 친절한 학습 도우미 봇”, “중학생을 위한 질문 답변 튜터”, “고3 과학 과목 전문 조교 챗봇”처럼 우리 반 상황과 대상 학년에 맞는 콘셉트를 정합니다.


② 설명

사용할 학생들에게 챗봇이 하는 역할이 무엇인지를 알리는 문구를 입력합니다. 예를 들어, “서울중학교 2학년 1반 학생들을 위한 보조교사 챗봇입니다.”라고 입력합니다.


③ 지침

ChatGPT 대화를 시작할 때 첫 메시지에 이러한 역할을 설명하는 프롬프트를 입력합니다. 예를 들어: “당신은 서울중학교 2학년 1반의 학습 보조 챗봇입니다. 학생들이 수업 내용이나 숙제에 대해 질문하면 친절하고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가능한 한 학생 수준에 맞는 언어로 답변하고, 필요한 경우 예시를 들어 주세요.” 와 같이 초기 지시를 내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챗봇이 대화를 이어나가면서 해당 맥락을 고려하여 답변하도록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챗봇의 이름을 우리 반 학생들이 부르기 쉬운 친근한 이름으로 지어주는 것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초등학생이라면 “챗봇 선생님”, 중학생들에게는 “AI 학습 도우미”, 고등학생들에게는 “스터디 코치” 등으로 부를 이름을 정해 소개합니다.


④ 대화 스타터

학생들이 챗봇을 실행했을 때 제일 먼저 나오는 인사말입니다. 학생들이 챗봇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안내하는 문구를 입력합니다. 예를 들어, “안녕하세요. 수업 내용 중 궁금한 것을 질문하세요.”와 같이 입력합니다.


(3) 우리 반 자료로 챗봇 튜닝하기

챗봇이 우리 반 전용으로 더 똑똑하게 도와주도록 하려면, 수업자료나 학습 범위 정보를 챗봇에게 알려주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 수업 중인 교과 단원이나 학습 주제, 교재의 주요 개념 등을 챗봇과의 대화 맥락에 미리 제공하면 챗봇의 답변 정확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지식’에 수업자료나 학습 범위 정보를 담은 파일을 업로드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사회 2학년 1학기 헌법과 국가기관에 대한 교과서 PDF을 업로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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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교과서 자료를 콘텍스트를 제공하면 챗봇이 학생 질문에 답할 때 이미 제공된 자료를 활용하여 수업에 맞는 답변을 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예를 들어 사회 시간에 ‘우리나라의 권력분립에 대한 헌법의 규정이 몇 조에 나오는지를 가르쳤다면, 해당 내용이 있는 교과서 파일을 업로드하여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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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가급적 긴 자료를 모두 입력할 필요는 없습니다. 핵심만 요약해서 입력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챗봇이 기억할 수 있는 대화 용량에는 한계가 있으므로(수천 자 이내), 너무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주입하기보다는 필요한 순간에 해당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합니다.



(4) 챗봇 응답 어조와 수준 조절

우리 반 학생들의 연령과 수준에 맞게 챗봇의 응답이 나오도록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기법을 약간 활용합니다. 예를 들어 초등학생용 챗봇이라면 “쉽고 재미있는 말투로 설명해 주세요.”라고 요청하고, 고등학생용 챗봇이라면 “전문 용어를 사용하되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설명해 주세요.”라고 지시할 수 있습니다. 이런 프롬프트를 ‘지침’에 추가합니다.


- 예시 프롬프트

쉽고 재미있는 말투로 설명해 주세요.


- ChatGPT 예시 답변

좋은 질문이야! �
권력 분립을 하는 이유는 한마디로 말하면,
권력이 한 사람이나 한 기관에 너무 많이 몰리지 않도록 막기 위해서야!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줄게.

� 왜 권력을 나눠야 할까?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법도 만들고(입법), 그 법을 실행하고(행정), 법을 어겼는지도 자기가 판단해버리면(사법) 어떻게 될까?

그 사람은 무슨 일이든 자기 맘대로 할 수 있겠지? �
그건 곧 독재로 이어질 수 있어.


� 그래서 등장한 게 바로 "권력 분립"이야!

**입법부(국회)**는 법을 만들고,
**행정부(대통령과 정부)**는 법을 집행하고,
**사법부(법원)**는 법을 적용해서 판단해.

이렇게 셋이 서로 다른 역할을 하면서,
서로를 감시하고 견제해.


✅ 권력 분립의 목적

권력의 남용을 막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야.


한 줄 정리! ✏️

권력 분립은 나라가 공정하게 운영되고, 국민이 안전하고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하는 장치야.

혹시 "견제와 균형"이란 말도 들어봤어? 그것도 권력 분립의 핵심 개념이야!
더 궁금한 거 있으면 언제든 질문해줘~ �


ChatGPT는 이러한 지시에 따라 같은 내용이라도 표현 수준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등학교 교사가 ChatGPT에게 *고등학교 2학년 수준의 글을 초등학교 6학년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다시 표현해 주세요.”라고 요청하여 학생 수준에 맞는 학습 자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학년별 어휘 난이도설명 깊이 등을 조정하려면, 답변을 얻은 후 “더 쉽게 설명해주세요.”, “좀 더 자세히 알려주세요.”처럼 후속 지시를 내리면서 챗봇의 응답수준을 조정하면 된다는 사실을 학생들에게 사전에 알려주면 됩니다.


챗봇이 생성한 답변이 우리 반에 적합하지 않을 경우(예: 내용이 너무 어렵거나 빗나간 경우) 교사가 추가 지침을 주어 답변을 수정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피드백 과정을 통해 챗봇의 응답 품질을 점차 향상시켜 나갑니다.

(5) 테스트 및 시연

학생들에게 챗봇을 소개하기 전에, 교사 스스로 몇 가지 예상 질문을 테스트해봅니다. 우리 반 학생들이 자주 궁금해할 법한 질문이나 과제 관련 질문을 챗봇에게 입력해보고, 답변의 정확성과 적절성을 확인합니다. 예를 들어, 과학 수업 챗봇이라면 “식물이 광합성을 하는 이유가 뭐야?”, 수학 챗봇이라면 “분수 덧셈은 어떻게 하는 거죠?” 같은 질문에 챗봇이 제대로 설명하는지 점검합니다. 답변이 부족하면 다시 프롬프트를 개선하거나 추가 정보를 챗봇에게 알려줘서 답변의 질을 높입니다. 이렇게 시범 운행을 거친 뒤, 챗봇이 충분히 유용한 답변을 제공한다고 느껴지면 학생들에게 공개합니다.

(6) 학생들과 공유하기

챗봇을 직접 학생들이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은 교실 환경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만약 학급에 스마트기기(태블릿이나 노트북)가 있다면, 그 중 하나에 ChatGPT를 띄워 두고 ‘학습 도우미 키오스크’처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수업 중 궁금증이 생긴 학생은 그 기기로 다가와 질문을 입력하고 답을 확인하게 하거나, 또는 교사가 질문을 받아 대신 입력해 줄 수도 있습니다. 이때 ChatGPT 앱을 설치한 후 멀티 모달 기능을 활용하면 더 재미있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즉 학생들이 대화로 질문하면 ChatGPT가 음성을 인식하여 텍스트나 음성으로 대답할 수 있습니다. 마치 실제 보조교사와 대화하는 것처럼 질문과 대답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다만 이는 교실환경이 조용해야 하고, 실시간 질문과 답변이므로 오류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감안하여 실시해야 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사용하면 ChatGPT를 사용할 수 없는 초등학생들에게도 활용이 가능합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개별 학생들의 계정 활용입니다. 만약 학교 정책상 문제가 없다면, 중고등학생 정도는 각자 휴대폰이나 컴퓨터에서 ChatGPT 웹사이트에 접속해 자신의 계정을 만들어 사용하도록 안내할 수 있습니다. 이때 교사가 미리 설정한 프롬프트(예: “~~반 학습 도우미 챗봇”)를 공유하여 학생들이 대화 시작 시 붙여 넣게 하면, 일관성 있는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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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봇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따라 공유 설정을 달리 해야 합니다. 챗봇을 학습 도우미 키오스크로 활용하려면 해당 태블릿이나 노트북을 교사 계정으로 로그인해 두고 공유 설정은 ‘나만 보기’를 선택합니다. 만약 개별 학생 계정을 활용하여 링크로 공유하여 사용하게 하려면 ‘링크가 있는 모든 사람’을 선택해야 합니다.


기술적으로 더 나아가자면, OpenAI의 API를 이용해 반별 전용 챗봇 앱이나 채팅방을 만들 수도 있지만, 이는 프로그래밍 지식이 필요한 고급 방법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앞의 단계들만으로도 충분히 챗GPT 기반 학습 보조 챗봇을 시작할 수 있으므로, 먼저 손쉬운 방식으로 도입해보기를 권장합니다.


나. 학생들이 챗봇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도움

이제 세팅된 우리 반 챗봇이 실제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챗봇은 24시간 대기하는 디지털 튜터이자, 친절한 질문 답변 도우미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은 궁금증이 생길 때마다 챗봇에게 물어보고 즉각적인 응답을 얻음으로써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아래에는 학생들이 챗봇을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들과 그 효과를 정리했습니다:


(1) 즉각적인 질문 응답(Q&A)

수업 시간에 미처 질문하지 못했거나, 집에서 자습하다 모르는 내용이 나오면 학생들은 챗봇에게 곧바로 질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구과학 시간에 배운 판 구조론이 무엇이었나요?”, “헌법이 무엇인지 쉽게 설명해 주세요.”처럼 물어보면 챗봇이 관련 지식을 즉각 찾아 설명해 줍니다. 이러한 실시간 질의응답을 통해 학생들은 교과서나 인터넷 검색에 오래 매달리지 않고도 개념을 빠르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챗봇은 방대한 학습 데이터에 기반해 질문에 답변하므로, 일상적인 학습 질문 상당수에 대해 유용한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하나의 질문에 대하여 여러 번 묻거나 꼬리질문을 이어갈 수도 있어, 학생이 이해될 때까지 설명을 반복하거나 보충하는 개별화 학습이 가능합니다.

(2) 개념 이해와 설명 보충

챗봇은 어려운 개념을 알기 쉽게 풀어 설명해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등학생이 “광합성 과정을 쉽게 설명해주세요.”라고 요청하면, 챗봇은 전문 용어를 풀어서 단계별로 설명하고 비유를 들어 이해를 도울 수 있습니다. 또한 초등학생이 “분수 나눗셈이 잘 이해가 안됩니다.”라고 말하면, 챗봇은 구체적인 예시(피자 나누기 등 생활 비유)를 들어가며 쉽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학생들은 챗봇을 디지털 과외 선생님처럼 활용하여, 자신이 잘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다시 설명듣고 개념을 확실히 다질 수 있습니다. 챗봇은 또 한 가지 장점이 있는데, 다양한 표현 방법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첫 번째 설명이 이해가 안 되면 “다른 예를 들어주세요.”, “더 쉬운 말로 다시 설명해 주세요.”라고 요청해보세요. 챗봇은 동일한 주제를 여러 각도에서 설명하거나 난이도를 조절하여 재설명해줄 것입니다.

(3) 학습 내용 요약 정리

학생들이 방대한 텍스트나 개념을 빠르게 훑어보고 싶을 때 챗봇을 활용하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역사 수업 전 읽어야 할 글이 길다면 학생은 챗봇에게 “이 글을 요약해 주세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챗봇이 핵심 내용을 몇 문장으로 추려 제공해 줍니다. 이는 특히 시험 기간에 유용한데, 교과서 한 챕터 분량의 내용을 챗봇에게 요약시키면 중요 개념 위주로 정리된 노트를 얻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자신이 필기한 노트를 챗봇에게 보여주고 “내 노트 내용을 정리해서 중요한 포인트를 짚어주세요.”라고 하면, 흩어진 정보를 재구성하여 깔끔하게 정리해주기도 합니다. 다만 요약된 내용이 원본의 모든 세부사항을 담지 못할 수 있으므로, 챗봇의 요약을 복습 가이드로 활용하고 세부 내용은 원문으로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4) 과제 및 문제 해결 도움

숙제를 하다가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챗봇을 힌트 도우미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학 문제를 풀다가 학생이 챗봇에게 “이 문제 힌트 좀 주세요.” 라고 요청하면, 챗봇은 풀이 방향을 넌지시 알려주거나 비슷한 예제풀이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직접 정답을 바로 알려주기보다는 풀이의 실마리를 제공하도록 유도하면,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할 여지를 남긴 채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프로그래밍을 배우는 고등학생의 경우, 챗봇에게 오류 난 코드를 보여주며 “이 코드의 오류를 찾고 고쳐주세요.”라고 물어볼 수도 있습니다. ChatGPT는 코드 디버깅에도 활용될 수 있어서, 오류 원인을 설명하고 수정된 코드를 제시해 줄 수 있습니다. 영어 작문 숙제를 할 때는 “내 문장을 더 자연스럽게 고쳐주세요.”라고 요청하여 문법과 어휘를 교정받을 수 있고, 사회 과목 에세이를 준비하는 경우 “이 주제에 대한 찬반 의견을 정리해주세요.”라고 해서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챗봇은 다양한 교과의 과제 해결에 아이디어와 조언을 제공하여 학생들이 막힘 없이 과제를 완수하도록 돕습니다.

(5) 외국어 학습과 일대일 대화 연습

챗봇은 언어 학습 파트너로도 유용합니다. 예를 들어, 영어가 서툰 학생이 있다면 챗봇에게 “이 문장을 영어로 번역해 주세요.” 혹은 “이 단어의 뜻을 알려주세요.”라고 물을 수 있습니다. ChatGPT는 즉각적으로 정확에 가까운 번역을 제공하거나 단어의 정의와 용례를 설명해 줄 것입니다. 또한 스페인어나 중국어처럼 학교에서 배우는 제2외국어도 챗봇과 연습할 수 있습니다. “일어로 인사하는 대화를 해볼까요?”라고 제안하면 챗봇이 일어로 문장을 만들어주고, 이어서 학생이 답장하는 식으로 롤플레이 대화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학생이 외국어로 글을 써서 챗봇에게 보여주면 문법 오류를 교정해주고 더 나은 표현을 제안해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챗봇은 언어 토론 파트너즉석 번역기로 활용 가능하며, 사람과 대화하듯이 연습할 수 있어서 특히 말하기/쓰기 실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문화 가정 학생처럼 한국어 학습이 필요한 경우에는 반대로 “이 내용을 쉬운 한국어로 설명해 주세요.”라고 해서 모국어로 된 설명을 한국어로 변환해 이해를 돕는 등, 이중언어 학습 지원에도 챗봇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6) 창의력 개발 및 확장 학습

챗봇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창의적인 활동을 지원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초등학생들에게 글쓰기 과제가 주어졌는데 막막해 한다면, 챗봇에게 “재미있는 이야기 소재 좀 알려주세요.”라고 물어보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챗봇은 동물이 나오는 모험 이야기, 판타지 내용 등 여러 가지 스토리 아이디어를 제공해 줄 것입니다. 학생은 그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지요. 또 다른 활용으로, 챗봇에게 “직접 고를 수 있는 모험 이야기를 만들어 주세요.”라고 요청하면 챗봇이 게임북 형태의 스토리를 만들어 학생이 선택지를 고르며 이야기를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학생들의 상상력과 의사결정 연습에 도움이 되는 재미있는 활동입니다. 고등학생의 경우, 예를 들어 사회 문제에 대해 토론 수업을 준비할 때 챗봇에게 “환경오염에 찬성하는 쪽 입장에서 주장 펼쳐 주세요.”와 같이 일부러 다른 관점의 의견을 말하게 하여 비판적 사고를 기르는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챗봇은 감정없이 다양한 관점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편견 없이 내용을 접하고 자기 생각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요컨대 챗봇은 학습 보조 뿐만 아니라 확장 학습과 창의력 자극제로서도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학생들은 챗봇을 활용하여 필요한 때 즉각적인 도움을 받고, 자기주도적으로 학습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물론 챗봇이 모든 답을 완벽히 주는 것은 아니지만, 모르는 것을 먼저 물어볼 수 있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상담자가 생긴다는 점에서 학습 태도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줄 수 있습니다. 다만, 학생들이 챗봇을 올바르게 활용하도록 지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 절에서는 실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현장에서 챗봇을 어떤 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다.학교 급별 우리 반 챗봇 활용 사례

이제 실제 교실 상황을 가정한 사례들을 통해, 학습 보조 챗봇의 활용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각 급에서 챗봇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상황별 에피소드 형식으로 소개합니다. 각 사례에서는 수업 시간, 자습 시간, 과제 수행 등 다양한 맥락에서 챗봇이 활용되는 모습을 담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교사와 학생 모두 챗봇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1) 초등학교 교실에서의 챗봇 활용

① 수업 중 호기심 해결사로 활용하기

서울 늘푸른초 5학년 2반 담임인 김교사는 과학 시간에 “태양계와 행성” 단원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수업 도중 한 학생이 “토성의 고리는 무엇으로 되어 있어요?”라고 질문했는데, 마침 김교사가 바로 답을 해주기엔 자료가 애매했습니다. 이때 김교사는 교실 컴퓨터에 띄워둔 학습 보조 챗봇 “과학친구 봇”에게 그 질문을 해보았습니다. 챗봇은 화면을 통해 “토성의 고리는 얼음과 바위 조각들로 이루어져 있단다. 아주 작는 먼지 알갱이부터 큰 바위들까지 있어. 이 조각들이 태양빛을 반사해서 우리 눈에는 반짝이는 고리처럼 보여!” 하고 답변했습니다.


아이들은 화면의 답변을 함께 읽으며 신기해했고, 김교사는 내용을 보충 설명하며 수업을 이어갔습니다. 챗봇을 수업 중 즉석 질문 해결사로 활용한 덕분에, 학생들의 호기심을 그 자리에서 충족시켜 주고 수업 흐름도 자연스럽게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초등 수업에서 챗봇은 손들기 부끄러운 질문이나 교사가 순간적으로 답하기 어려운 질문들에 대해 즉각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여 수업의 깊이를 더해줄 수 있습니다.


② 동화 구연 및 창작 활동

같은 반에서 국어 시간. 김교사는 창의적 글쓰기 시간에 학생들이 흥미를 느끼도록, 챗봇을 활용한 즉석 동화 만들기 활동을 시도했습니다. 그는 우선 챗봇에게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짧은 동화를 만들어주세요. 주인공은 토끼이고, 갈림길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이야기입니다.”라고 요청했습니다. 챗봇은 금세 “토끼 토토의 모험”이라는 제목의 동화를 한 편 생성했고, 갈림길에서 하나는 당근 밭, 하나는 미로 숲으로 이어지는 선택지를 주었습니다. 김교사는 이 이야기를 빔프로젝터로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다음에 어떻게 될까?”를 물었습니다. 아이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각자 선택지를 고르고, 김교사는 챗봇에게 각각의 경우 이어지는 이야기를 계속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챗봇은 아이들의 선택에 따라 줄거리를 다르게 전개했고, 결국 각 그룹만의 결말에 도달했습니다. 아이들은 마치 게임을 하듯 챗봇과 함께 동화를 만들어가는 경험을 했고 매우 즐거워했습니다. 활동 후 김교사는 “방금 우리는 AI와 함께 동화를 썼는데, 느낀 점이 어땠나요?”라고 질문하며 토론을 이끌었습니다. 학생들은 스토리 창작 과정에서 느낀 재미와 창의력 발휘 경험을 서로 나누었습니다. 이 사례에서처럼 챗봇은 동화 구연자 또는 이야기 생성 도우미로 활약하여, 초등학생들의 상상력을 키우고 수업 참여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③ 자습 시간의 1:1 과외 선생님 역할

5학년 2반에는 수학을 어려워하는 민지라는 학생이 있습니다. 민지는 자습 시간에 분수의 나눗셈 문제를 풀다가 막혀 고민하다가, 교실 뒤 학습 도우미 코너에 있는 태블릿의 챗봇을 찾아갔습니다. “1/2 ÷ 1/4 계산이 잘 이해가 안돼요. 어떻게 푸나요?”라고 챗봇에게 타이핑하자, 챗봇 “수학도우미”는 친절하게도 “분수 나눗셈은 뒤에 있는 분수를 뒤집어서 곱셈으로 바꾸면 돼. 예를 들어 1/2 ÷ 1/4는 1/2 × 4/1로 바뀌지. 그러면 1×4 / 2×1 = 4/2 = 2가 돼. 즉, 1/2를 1/4로 나누면 2가 되는 거야. 이렇게 생각해보자: 1/2은 피자 반 판인데, 그걸 1/4 크기 조각들로 나누면 몇 조각 나오니? 2조각 나오지? 그래서 답이 2란다.” 하고 설명해주었습니다. 민지는 챗봇의 설명과 비유를 보고 곧바로 개념을 이해했고, 다시 문제를 풀어 정답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던 김교사는 미소 지으며, 챗봇이 민지의 개인 과외 선생님 역할을 톡톡히 해냈음을 느꼈습니다. 이처럼 자습 시간에 챗봇을 활용하면, 교사가 모든 학생에게 동시에 지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학생 개개인이 1:1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초등학생들은 모르는 것을 바로 물어보고 해결하면서 학습 흥미와 자신감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단계에서는 이렇듯 챗봇이 친근한 학습 비서로 작용하여, 아이들의 호기심을 키워주고 학습의 즐거움을 더해줄 수 있습니다. 다만 초등학생들은 아직 비판적 분별력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교사의 지도와 모니터링 하에 안전하게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아래 ‘챗봇 사용 시 유의사항’ 절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2)중학교 교실에서의 챗봇 활용

① 토론 수업에서 지식 보조로 활용

경기 푸른중학교 2학년 역사 시간에 김현우 교사는 조별 토론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주제는 “조선 시대 실학자들의 개혁 방안”이었습니다. 학생들은 4~5명씩 조를 이루어 각각 다른 실학자에 대해 조사하고 발표 준비를 하는데, 자료 조사 과정에서 챗봇을 적극 활용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조에서 박지원의 의견을 조사하던 학생들은 챗봇에게 “박지원이 주장한 농업 개혁 내용을 알려주세요.”라고 물었습니다. 챗봇은 곧바로 “박지원은 상업과 수공업 진흥, 기술 혁신을 통한 생산력 향상 등을 주장했어. 또한 농업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농기구 도입과 시범농장 운영 같은 아이디어를 냈단다.”*라는 취지로 답을 주었습니다. 학생들은 이 답변을 바탕으로 추가 조사를 할 키워드를 얻었고, 토론 근거를 탄탄히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또 다른 조에서는 홍대용의 사상을 조사하며 챗봇과 일문일답을 했습니다. “홍대용이 주장한 것 중에 균전제는 뭔가요?”라고 묻자, 챗봇은 “균전제는 토지를 농민들에게 골고루 나누어주자는 정책이야. 지주들이 땅을 독점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으로, 당시로선 혁신적인 제안이었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를 들은 조원들은 서로 이해한 바를 확인하고 토론 주제에 녹여냈습니다. 이렇게 챗봇을 조별 프로젝트의 실시간 지식 보조 도구로 활용하니, 학생들이 책이나 인터넷에서 일일이 찾는 시간을 절약하고 바로 토론의 질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발표 후 현우 교사는 학생들에게 “챗봇 덕분에 어려운 역사 용어들도 쉽게 이해하고 토론할 수 있었다”는 피드백을 들었고, 정보검색에 들이는 시간을 줄인 대신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토론하는 데 더 집중할 수 있었던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② 자기주도 학습 파트너로 활용

중학교 2학년 지민이는 영어 과목을 힘들어했습니다. 특히 긴 지문을 읽고 해석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죠. 담임인 현우 교사는 지민이 혼자 공부할 때 챗봇을 활용해보도록 조언했습니다. 어느 날 지민이는 숙제로 나온 영어 지문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와 복잡한 문장이 많아 막막해졌습니다. 이때 지민이는 노트북을 켜고 학습 챗봇에게 “이 지문 좀 쉽게 해석해주세요.”라고 요청했습니다. 챗봇은 해당 영어 지문의 내용을 쉬운 영어로 다시 풀어쓰고, 각 문장을 한국어로 번역까지 해주었습니다. 특히 어려운 단어마다 괄호를 넣어 뜻을 설명해주어 지민이가 단어도 함께 학습할 수 있게 했죠. 지민이는 챗봇이 제공한 쉬운 설명을 읽고 원문을 다시 보니 이해가 되어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또한 챗봇에게 “이 문장에서 water under the bridge라는 표현이 무슨 뜻인가요?”라고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챗봇은 “‘지나간 일’이라는 뜻의 관용구야.”라고 알려주었고, 지민이는 본문 해석에 이를 반영할 수 있었습니다. 과제를 마친 후에도 지민이는 챗봇과 영어 대화를 조금 연습해 보았습니다. “오늘 배운 단어로 문장 만들었는데 자연스러운지 봐줄래요?”라고 챗봇에게 말하고 자신이 만든 영어 문장을 입력하니, 챗봇은 문법적으로 어색한 부분을 바로잡아주고 더 자연스러운 표현을 제안해 주었습니다. 지민이는 마치 개인 과외 선생님과 공부한 것 같은 경험을 했고, 그 다음 영어 시간에 자신감 있게 수업에 참여했습니다. 이 사례는 챗봇이 학생 개개인의 자기주도 학습 파트너가 되어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돕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특히 중학생 시기에는 학습 격차가 벌어지기 쉬운데, 챗봇이 각자의 수준에 맞춰 설명을 조정하고(예: 지민이를 위해 어려운 텍스트를 쉽게 변환) 필요한 연습을 도와주므로, 학습 보충에 큰 도움이 됩니다.


③ 평가 준비 및 피드백 도구

2학년 기말고사 기간, 학생들은 시험 공부로 분주합니다. 현우 교사는 챗봇을 활용해 학생들에게 맞춤형 학습 자료와 피드백을 제공했습니다. 그는 클래스룸 플랫폼에 챗봇과 연동된 “AI 학습 도우미” 공간을 만들고, 학생들이 각 과목별로 질문을 올리면 챗봇이 답하도록 설정했습니다. 이를테면 한 학생이 사회 과목 공부를 하다 “산업 혁명 시기의 주요 발명품들이 뭐였나요?”라는 질문을 올리면, 챗봇이 답변을 달고 현우 교사가 확인 후 수정을 거쳐 공유하는 식입니다. 시험 직전에는 학생들이 챗봇에게 간단한 퀴즈를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과학 시험 대비 문제 몇 개만 내주세요.”라고 하자 챗봇은 현재 범위에 맞는 객관식 문제 5개를 즉석에서 만들어주었고, 학생은 스스로 풀어본 뒤 “정답 알려주세요.”라고 해서 채점도 해보았습니다. 틀린 문제에 대해서는 챗봇이 해설을 제공해주니, 학생이 왜 틀렸는지 바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국어 시간에 한 학생은 자신의 시험 대비 요약 노트를 챗봇에게 보여주며(사진을 찍어서 업로드) “내 노트에 빠진 중요한 내용이 있는지 확인해 주세요.”라고 했습니다. 챗봇은 노트 내용을 분석한 후, 빠져 있는 개념이나 추가하면 좋을 점을 피드백해주었습니다. 예를 들어 “현대 문학 파트에서 김소월 시인의 특징을 정리하면 더 좋겠어요”라는 식으로 조언해 준 것이죠. 학생은 그 피드백을 반영해 노트를 보완했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챗봇은 시험 준비 과정에서 학습 진단과 추가 학습거리 제공 역할을 하였습니다. 현우 교사는 챗봇이 낸 문제와 해설을 검토하며 학생들의 이해도를 파악했고, 부족한 부분은 다음날 수업에 반영하여 짚어주었습니다. 이를 통해 교사와 챗봇이 협력하여 학생들의 학습을 다각도로 지원하는 모습이 연출되었습니다.


④ 생활지도를 위한 상담 역할

중학교 시기는 학업 외에도 정서적으로 예민한 시기입니다. 담임 A교사는 챗봇을 학생들의 익명 상담자로도 시험적으로 활용해 보았습니다. 그는 학급 익명 게시판을 통해 “AI 고민 상담실”을 열고, 간단한 고민은 챗봇이 1차로 답변하도록 설정했습니다. 예를 들어 한 학생이 “친구랑 싸웠는데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고 익명으로 올리면, 챗봇이 “친구와 솔직하게 대화해 보는 게 어떨까요? 먼저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 표현해 보세요. 오해가 있었다면 풀 기회를 가져보는 거예요.”와 같이 조언을 해주는 식입니다. 챗봇은 큰 공감 능력은 없지만, 기본적인 갈등 해결 방법이나 공부 습관, 시간 관리 팁 등 일반적인 조언을 줄 수 있습니다. A교사는 학생들이 어떤 고민을 올리는지 모니터링하면서, 심각한 문제는 직접 개입하고, 그렇지 않은 가벼운 고민들은 챗봇 답변 뒤 추가 조언을 댓글로 달아주었습니다. 이 실험을 통해 학생들은 부담없이 고민을 털어놓고 1차적인 방향을 얻는 창구를 가지게 되었고, 교사는 학생들의 마음 상태를 파악하는데 도움을 얻었습니다. 다만 이러한 민감한 활용은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며, 챗봇이 잘못된 조언을 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교사가 항상 관리해야 합니다. 현우 교사는 이 경험을 통해 챗봇이 학습 외에도 학교 생활 전반에서 새로운 소통 창구가 될 수 있음을 느꼈습니다.


이렇듯 중학교 현장에서는 챗봇이 학습 보조뿐 아니라 자기주도 학습 및 생활지도 보조 등 다방면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중학생들은 초등보다 스스로 챗봇을 활용할 수 있는 능동성이 높기 때문에, 적절한 가이드만 있다면 챗봇을 자신들의 학습 도구로 잘 활용합니다. 교사는 챗봇이 제공하는 정보의 신뢰성을 점검하고, 학생들이 챗봇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도록 지도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3) 고등학교 교실에서의 챗봇 활용

① 심화 학습 및 연구 활동 지원

서울 한빛고등학교 1학년 담임인 B교사는 융합과학 동아리 학생들과 함께 챗봇을 활용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학생들은 “재생에너지와 인공지능”이라는 주제로 팀별 연구 발표를 준비 중이었습니다. 정보 탐색 단계에서 챗봇은 훌륭한 리서치 조수가 되어 주었습니다. 한 팀이 태양광 발전에 AI를 적용하는 사례를 조사할 때, 챗봇에게 “세계의 태양광 발전에 AI 활용 사례 몇 가지 알려주세요.”라고 물었습니다. 챗봇은 여러 사례를 열거하며, 예를 들어 “독일에서는 AI가 날씨 데이터를 분석해 태양광 발전량을 예측하고 전력망을 안정화하는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미국의 어떤 스타트업은 드론과 AI를 활용해 태양광 패널의 결함을 자동으로 점검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등의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학생들은 이 답변을 토대로 추가로 신뢰성 있는 자료를 찾아 사실 확인을 하고 내용을 보강했습니다. 다른 팀에서는 챗봇을 통해 발표 자료 초안을 검토받기도 했습니다. “우리 발표 초안을 보여줄게. 혹시 빠진 점이나 개선할 점이 있나요요?”*라고 챗봇에게 물은 뒤, 자신들이 작성한 발표 대본 일부를 입력했습니다. 챗봇은 내용을 읽고 “전기자동차와 연계한 재생에너지 활용에 대해서도 언급해보면 좋겠습니다”, “경제성 분석 부분에 구체적 수치를 제시하면 설득력이 높아질 것입니다” 등 피드백과 아이디어를 주었습니다. 학생들은 이를 받아들여 발표를 풍부하게 만들었습니다. B교사는 이러한 과정을 지켜보며 챗봇이 고등학생들의 심화 학습에 조력자로 기능함을 확인했습니다. 단, 그녀는 학생들에게 챗봇 정보는 반드시 다른 출처로 교차 확인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실제로 챗봇이 제시한 사례 중 하나는 사실과 달라, 학생들이 추가 조사 과정에서 걸러내기도 했습니다. 이 사례는 챗봇이 탐구 학습 및 프로젝트에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지식의 폭을 넓혀주는 역할을 하지만, 최종 판단은 인간이 해야 함을 보여줍니다.


② 작문 수업에서의 활용

한빛고 1학년 국어 교과 시간에, C교사는 에세이 쓰기 수업에 챗봇을 도입했습니다. 학생들에게 자유 주제로 짧은 글을 써오도록 한 후, 이를 챗봇의 첨삭 도움을 받게 한 것입니다. 학생들은 각자 쓴 초고를 챗봇에게 입력하고, “내 글을 다듬어주세요.”, “더 나은 표현을 제안해주세요.” 등의 요청을 했습니다. 예를 들어 한 학생이 쓴 글에 챗봇은 “서론에서 주제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으니 첫 문장을 조금 수정해보는 게 어떨까요? 예를 들어 ~~” 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또 다른 학생의 글에는 “비슷한 의미의 단어 ‘행복’을 반복 사용하는데, ‘기쁨’이나 ‘만족감’ 같은 다른 표현으로 바꿔볼 수 있어요”라고 제안했습니다. 학생들은 챗봇의 피드백을 검토하여 수용할 것은 수용하고, 자신만의 의도로 유지할 부분은 유지하며 글을 퇴고했습니다. 최종 제출 후, C교사가 챗봇 피드백 전후의 글을 비교해보니 전반적으로 문장 흐름이 좋아지고 어휘가 풍부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그는 학생들에게 “챗봇이 고쳐준 대로 무조건 받아들이기보다, 왜 그런 수정을 제안했는지 생각해보고 자신의 언어로 소화해야 한단다”라고 지도했습니다. 또한 챗봇이 미처 잡아내지 못한 논리 전개의 문제나 사실 오류는 교사가 추가 지도를 통해 바로잡아 주었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글쓰기 과정에서 AI 도구를 활용하는 법을 익혔고, 교사는 개별 첨삭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며도 학생들의 글을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런 협업 방식은 학생들이 장차 대학에서 리포트를 쓰거나 직무에서 문서를 작성할 때도 AI를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유용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③ 진로 상담 및 정보 탐색

고등학생들은 진로와 입시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D교사는 학급 학생들이 챗봇을 통해 진로 정보를 탐색해보도록 지도했습니다. 예를 들어 공학 계열에 관심 있는 민수는 챗봇에게 “기계공학자가 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요?”라고 물어보았습니다. 챗봇은 “기계공학자가 되려면 수학과 물리를 잘 다지는 것이 중요해. 또한 대학에서 기계공학 전공을 해야 하고, 로봇이나 자동차 등 관심 분야의 프로젝트에 참여해보면 좋아. 프로그래밍과 3D 설계 도구도 익혀두면 도움이 돼” 등의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이어서 민수가 *“혹시 관련 학과 유명한 대학과 입시정보도 알려줘”*라고 하자, 챗봇은 몇몇 대학 이름을 언급하며 대략적인 입시요강(예: “A대학 기계공학부는 수능에서 수학과 과탐 비중이 높고,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활동을 하면 유리하다”)을 설명해주었습니다. 민수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실제 대학 입학처 사이트를 방문해 확인하고, 담임 선생님과 구체적인 상담을 이어갔습니다.


또 다른 학생 수아는 해외 유학을 꿈꾸고 있어 챗봇에게 “해외에서 건축학 공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라고 물었습니다. 챗봇은 “영어 실력이 가장 기본이 되고, 포트폴리오를 잘 준비해야 해. SAT나 TOEFL 점수가 필요할 거고, 미국의 경우 고등학교 때 수학, 미술, 물리 과목에서 좋은 성적이 있으면 좋아. 또한 건축 관련 경시대회나 동아리 활동을 하면 도움이 돼”라고 답했습니다. 수아는 추가로 “유명 건축학 대학 추천해주세요.”*라고 요청하여 몇개 대학을 알아낸 후, 스스로 자료를 찾았습니다. 이처럼 챗봇은 진로 탐색의 길잡이로서, 학생들이 궁금하지만 어디서부터 알아봐야 할지 모르는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습니다. 다만 챗봇의 조언이 모든 최신 입시 변화나 개인 상황을 반영하지는 않으므로, 이를 출발점으로 삼아 학생들이 심화 탐색과 교사 상담을 하도록 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D교사는 챗봇 대화 내용을 참고하여 학생들과 보다 풍부한 진로 대화를 나눌 수 있었고, 학생들도 스스로 정보를 찾아보는 적극성이 생겼습니다.


④ 토론 및 비판적 사고 훈련

고등학교 사회과 수업에서, 이지원 교사는 챗봇을 활용한 찬반 토론 연습을 시켰습니다. 주제는 “SNS 익명성이 표현의 자유에 도움이 되는가”였습니다. 학생들은 두 편으로 나뉘어 찬반 입장을 준비했는데, 준비 과정에서 챗봇에게 상대편 논리를 예측하고 반박 근거를 찾는 연습을 했습니다. 예를 들어 찬성팀 학생은 챗봇에게 “SNS에서 익명성이 긍정적인 사례를 몇 가지 들어주세요.”라고 요청했습니다. 챗봇은 “예를 들어, 정부의 부패를 고발할 때 실명으로는 위험하니 익명이 용기를 준 사례가 있습니다. 또 학교 폭력 피해자가 익명으로 상담을 구해 도움을 받은 경우도 있죠.”라고 답했습니다. 학생은 이러한 사례를 참고해 자신의 주장을 강화했습니다.


반면 반대팀 학생은 챗봇에게 “익명성 때문에 문제가 된 사례를 알려주세요.”라고 해서 “익명성을 악용해 허위사실을 퍼뜨리거나 사이버bullying이 발생한 사례” 등을 제공받았습니다. 또한 학생들은 챗봇을 가상 토론 상대로 삼아 보기도 했습니다. 찬성 입장의 학생이 챗봇에게 “난 찬성 쪽입니다. 당신은 반대 입장에서 나와 토론해주세요.”라고 지시하자, 챗봇은 반대 논거를 대며 문답을 이어갔습니다. 학생은 챗봇의 반대 질문에 답하면서 자신의 논리를 점검했습니다.


이런 시뮬레이션 토론을 거친 뒤 실제 수업에서 찬반 토론을 벌였는데, 학생들은 더욱 다양한 사례와 근거를 구사하며 깊이 있는 토론을 펼칠 수 있었습니다. 토론 후 이지원 교사는 학생들에게 느낀 점을 물었고, 학생들은 “챗봇이 예상 질문을 던져줘서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됐다”, “다양한 각도의 의견을 챗봇을 통해 접할 수 있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를 통해 챗봇이 고등학생들의 논리적 사고와 비판적 사고 훈련에도 활용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챗봇이 만들어내는 주장 중에는 사실과 다른 것도 있을 수 있기에, 교사가 정보의 신뢰성을 검토하고 토론 전에 주의점을 안내했습니다.


고등학교에서는 이처럼 챗봇이 심화 학습, 작문 첨삭, 진로 탐색, 토론 대비 등 보다 고차원적인 학습 활동에 활용됩니다. 고등학생들은 정보 활용 능력이 높기 때문에, 챗봇을 도구적 사고로 활용하여 얻은 정보를 자기 것으로 재구성하고 응용하는 훈련을 할 수 있습니다. 교사는 챗봇이 제공한 내용의 정확도를 반드시 점검하고, 학생들이 망라된 정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다음으로는 이렇게 챗봇을 활용할 때 교사가 특히 신경 써야 할 사항들과 학생들에게 줄 올바른 사용 지침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라. 챗봇 사용 시 유의사항과 교사의 역할

학습 보조 챗봇은 분명 교실에서 유용한 도구이지만, 무턱대고 믿고 사용할 수는 없는 한계와 위험성도 존재합니다. 따라서 챗봇을 활용할 때에는 교사와 학생 모두 몇 가지 유의사항을 숙지해야 합니다. 이 절에서는 챗봇 사용 시 주의해야 할 점들을 정리하고, 이러한 부분에서 교사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합니다.


(1) 사실 확인과 신뢰도 검증

ChatGPT를 비롯한 생성형 AI 챗봇은 그럴듯한 답변을 술술 내놓지만,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OpenAI 측에서도 *“ChatGPT는 때때로 사실과 다른 정보를 생성하거나 편향된 응답을 내놓을 수 있으며, 신뢰할 만한 학술적 출처로 간주돼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학생들이 챗봇의 답변을 받을 경우, 반드시 사실 확인 과정을 거치도록 지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챗봇이 알려준 역사적 사건의 연도나 과학 개념의 정의 등이 교과서나 신뢰할 만한 웹자료와 일치하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하게 합니다. 교사는 수업 시간에 챗봇 답변을 인용할 때 “이 내용은 챗GPT가 준 답변인데, 우리 교과서와 비교해볼까요?” 라고 하며 학생들과 함께 검증해보는 활동을 해볼 수도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챗봇을 맹신하기보다 비판적으로 활용하는 태도를 기르게 됩니다. 만약 챗봇 답변 중 잘못된 정보가 발견되면, 그 자리에서 교사가 올바른 정보를 알려주고 왜 그런 오류가 생겼는지 설명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챗봇이 1920년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1910년이 맞습니다. 아마 자료 학습 과정에서 혼동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챗봇의 한계를 학생들이 직접 체감하게 하는 것도 교육의 일환입니다.

(2) 학습 윤리와 부정행위 방지

챗봇 사용에 있어 가장 우려되는 부분 중 하나는 학생들의 부정행위(cheating)입니다.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ChatGPT를 이용해 과제나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렀다는 사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에세이 과제를 통째로 챗봇이 써준 것을 제출하거나, 문제의 정답만 베껴 쓰는 행위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교사는 먼저 학교와 협의된 AI 활용 지침을 마련해야 합니다. 학생들에게 챗봇을 어떤 범위까지 허용하고 어디부터는 금지인지 명확히 안내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챗봇을 통해 자료를 조사하거나 아이디어를 얻는 것은 괜찮지만, 과제의 최종 답안을 그대로 얻어내어 제출하는 것은 부정행위다”, “에세이를 쓸 때 챗봇이 도와줄 수 있지만, 출처를 밝혀야 하고 스스로 수정·보완해야 한다” 등의 규칙을 정합니다. 가능하다면 학생들과 함께 윤리 토의를 거쳐 규칙을 만드는 것도 좋습니다. 또한 중요한 평가과제의 경우 교사가 AI 활용 여부를 점검하는 절차를 두어야 합니다. 이를테면 학생들에게 과제 제출 시 “이 작업에 ChatGPT를 사용했다면 어디에 어떻게 사용했는지 밝히시오” 라고 쓰게 하거나, 챗봇 도움을 받은 부분에 밑줄을 긋게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AI 생성글을 탐지하는 프로그램들도 등장하고 있으나 그 정확도가 완벽하지 않으므로, 교사의 지도와 학생 양심에 호소하는 방식이 기본입니다. 시험의 경우 가능하면 서술형 평가를 지양하지 말고 유지하되, 문제를 AI가 바로 답하기 어렵도록 창의적이고 수업 연계된 방식으로 변형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단순 암기 질문 대신, 수업 시간에 했던 토론 내용에 기반한 서술형 질문 등을 내면 챗봇이 쉽게 작성하기 힘들어집니다.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챗봇을 학습을 도와주는 도구로 인식하게 하고, 학습 그 자체를 대체하는 지름길로 생각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이야기해주는 것입니다. 교사는 실제 사례를 들어 (예: “어떤 학생이 챗봇이 써준 글을 냈다가 내용이 틀려 낭패봤다더라” 같은) 경각심을 주고, 정직하게 배우는 자세의 가치를 강조해야 합니다.

(3) 사생활 보호와 개인정보

학생들이 챗봇과 대화할 때 자신의 개인정보나 민감한 내용을 입력하지 않도록 주의시켜야 합니다. ChatGPT와 같은 공용 AI는 사용자의 입력 내용을 학습 데이터로 사용할 수도 있고, 대화 내역이 완전히 개인만의 비밀로 보장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화번호, 이메일, 집 주소 등 개인정보는 절대 입력하지 말 것”, “특정인에 대한 험담이나 공격적인 발언을 하지 말 것” 등의 기본 윤리를 안내합니다. 마찬가지로, 학생들이 챗봇에게 시험 문제를 그대로 묻거나 학교 기밀 정보를 물어보는 것도 삼가게 해야 합니다. 만약 교사가 API 등을 활용해 자체 챗봇 서비스를 만들었다면, 학생들의 대화 로그가 남을 수 있으므로 이를 보호하고 악용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4) 연령에 맞는 컨텐츠 필터링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의 경우, 부적절한 내용에 노출되지 않도록 특히 신경 써야 합니다. ChatGPT는 기본적으로는 음란물이나 폭력적 내용, 혐오발언 등을 생성하지 않도록 필터링이 되어 있지만 완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엉뚱한 요청(예: 공포 이야기 만들어 달라 등)을 했을 때, 예상치 못한 수위의 내용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교사가 항상 사용을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사전 차단어 설정 등의 기술적 조치를 취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단어나 주제에 대해서는 챗봇이 답하지 않도록 하는 기능을 API에서 구현할 수도 있습니다. 어려운 경우, 최소한 학생들에게 경고하여 “부적절한 내용을 요청하면 안 된다”고 교육하고, 챗봇이 이상한 답변을 하면 즉시 알려서 조치받도록 합니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은 가능하면 교사 주도하에 함께 사용하는 방식으로 제한하고, 개별 사용은 지양하는 것이 좋습니다. 중고생이라고 해도 윤리적인 판단이 완벽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사용 로그를 일정 기간 살펴보는 것도 고려합니다. 물론 이는 사생활과 균형을 맞춰야 하므로, 투명하게 학생들에게 모니터링 방침을 알리고 신뢰를 깨지 않는 선에서 진행합니다.

(5) 챗봇의 편향성과 공정성 이슈

AI 챗봇은 훈련 데이터의 한계로 인해 특정 편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역사나 사회 관련 질문의 경우 의도치 않게 한쪽 관점만 제시하거나, 문화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 편견 섞인 답변을 할 위험도 있습니다. 교사는 이러한 가능성을 학생들에게 설명하고, 다양한 관점을 고려하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만약 챗봇 답변에 편향이 느껴진다면, 학생과 함께 “왜 이런 답변이 나왔을까?”를 토론해보고 다른 자료도 찾아보게 함으로써 비교 분석 학습의 기회로 삼습니다. 예를 들어 세계사 수업에서 챗봇에게 어떤 분쟁에 대해 물었을 때 한쪽 입장만 옹호한다면, 학생들에게 “AI가 이렇게 말하고 있는데 반대쪽 입장은 어떨까? 우리 같이 찾아보자” 하여 균형 잡힌 시각을 가르치는 식입니다. 이처럼 교사는 챗봇의 한계를 학생들이 비판적 사고로 극복하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6) 기술적 오작동 대비

챗봇은 어디까지나 인터넷 기반 기술이므로, 예기치 않게 서비스 장애나 지연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수업 시간에 챗봇 사용을 계획했다면, 혹시 접속 불가 상황에 대비한 플랜 B도 마련해두세요. 예를 들어 챗봇이 안 될 경우 종이 자료를 활용하거나, 교사가 직접 다른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합니다. 또한 학교 네트워크 환경, 기기 충전 등도 사전에 점검하여 기술적 문제가 수업을 방해하지 않도록 합니다.

정리하면, 교사의 역할은 챗봇이라는 새 도구를 교실에 들여올 때 안전망을 구축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사는 챗봇의 유용성과 한계를 모두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하며, 학생들이 이를 올바르게 활용하도록 지속적으로 안내자 역할을 해야 합니다. 아울러, 학생들에게 챗봇을 비서나 조언자로 여기되 판단의 최종 책임은 인간에게 있음을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ChatGPT가 알려주는 답이라고 해도 맹신하지 말고, 항상 너희의 머리로 한 번 더 생각해야 한단다” 라는 메시지를 꾸준히 전하세요. 이는 AI 시대에 필요한 비판적 사고와 윤리의식을 기르는 교육이기도 합니다.



마. 학생들에게 챗봇 사용을 안내하는 방법

챗봇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학생 교육이 필수입니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챗봇 사용법과 예절, 그리고 활용 예시를 충분히 설명해야 합니다. 이 절에서는 학생 대상 챗봇 사용 가이드를 만드는 방법과,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아 안내하면 좋을지 살펴보겠습니다.


(1) 사전 오리엔테이션 진행

챗봇을 반에 도입할 때, 처음에는 교사가 주도하는 오리엔테이션 시간을 갖습니다. 여기서 학생들에게 챗봇의 목적과 기능을 소개하고, 기대되는 효과를 알려주세요. 예를 들어 담임교사가 “이 AI 학습 도우미는 여러분이 모르는 걸 물어보면 언제든 답해주는 도구야. 선생님이 항상 곁에 있지 못할 때도 너희 질문에 답해줄 거야”라고 설명합니다. 또 “하지만 가끔 틀린 답을 줄 수도 있으니 우리가 똑똑하게 사용해야 해”라고 곁들여 말합니다. 이러한 소개를 통해 학생들은 챗봇을 새로운 친구 혹은 도구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때 챗봇에 대해 학생들이 가지는 의문(“어떻게 우리 말을 알아들어요?”, “사람이에요, 기계에요?” 등)에 답해주며 기본 원리도 간단히 알려주면 좋습니다. 기술적 원리를 상세히 알 필요는 없지만, “인터넷에 있는 많은 정보를 배워서 우리 질문에 가장 알맞은 답을 만들어주는 똑똑한 프로그램이야” 정도로 이해시킵니다.


(2) 사용 지침과 에티켓 제시

오리엔테이션에서 반드시 챗봇 사용 수칙을 명문화하여 전달합니다. 구두로 설명하고, 필요하면 인쇄물이나 포스터로 교실에 붙여 놓습니다. 다음은 담아야 할 주요 지침 예시입니다.


1) 학습 목적으로만 사용할 것: “챗봇은 공부를 도와주는 용도로만 쓰자.” 학생들에게 챗봇과 쓸데없는 잡담을 주고받거나, 수업과 무관한 질문(게임 공략, 연예인 소식 등)을 하지 않도록 합니다. 이러한 일탈을 막기 위해 교사가 사용 로그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알리거나(학생들이 위축되지 않는 선에서), 사용 시간을 제한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2) 정중하고 명확하게 질문할 것: “챗봇에게 반말이나 명령조보다는, 우리가 선생님께 묻듯 예의를 갖춰 질문하자.” 예를 들어 “야 숙제 답 줘봐”보다는 “이 문제 어떻게 풀어요?”가 바람직하겠죠. ChatGPT는 물론 무생물이지만, 학생들의 언어 예절 습관을 위해서라도 정중한 표현을 쓰게 지도합니다. 또한 질문은 구체적으로 할수록 좋은 답을 얻는다는 점도 알려줍니다. “‘로마제국’ 이렇게 한 단어로 묻는 것보다, ‘로마제국이 분열된 이유가 뭐야?’처럼 구체적으로 물어봐야 챗봇이 제대로 답할 수 있어’ 라고 예를 들어 설명합니다.


3) 한번에 너무 많은 질문을 하지 말 것: “한 번에 하나씩 차근차근 물어보자.” 챗봇과 대화할 때, 여러 질문을 한꺼번에 늘어놓으면 답변이 누락될 수 있습니다. 또한 질문을 받은 챗봇이 중요도를 판단하기 어려워 엉뚱한 부분에 집중할 수도 있죠. 따라서 학생들에게 한 번 질문하고 답을 받은 후, 필요한 경우 다음 질문을 이어가는 단계적 질문법을 권합니다. 예를 들어 “광합성 과정이 뭔가요? 그리고 식물에 왜 중요한가요?”라고 한 번에 묻기보다, 먼저 “광합성 과정이 궁금해요”라고 묻고 답을 받은 뒤 “광합성이 식물에게 왜 중요해요?”라고 후속 질문하는 식입니다.

4) 챗봇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할 것: “챗봇 답이 항상 정답은 아니야.” 학생들에게 앞서 언급한대로 반드시 답을 검증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챗봇이 말한 내용을 교과서나 다른 책에서도 확인해봐”, “너희 스스로 생각해봐서 말이 되는지도 판단해봐” 라는 충고를 습관처럼 주입합니다. 특히 중요한 과제나 시험공부의 경우 챗봇 답만 믿고 넘어가면 안 된다고 거듭 환기시킵니다. 예를 들어 챗봇이 수학 문제를 풀어줬다면, 역으로 대입해서 검산해보는 연습을 시킵니다. 학생들이 이 지침을 어기고 챗봇 답을 그대로 배껴냈다가 잘못될 경우, 오히려 본인들이 손해본 사례를 들어 경각심도 심어줍니다 (실제 사례가 없다면 가상의 예시라도 들어주세요).

5) AI 활용 사실을 투명하게 밝힐 것: “챗봇 도움을 받았으면 티 내도 부끄러운 게 아니야.” 학생들이 괜히 AI 썼다고 혼날까봐 숨기지 않도록, 건강한 AI 활용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교사가 “이번 숙제 하는 데 챗봇 도움 받은 사람?” 하고 물으면 손들 수 있는 분위기가 좋습니다. 그리고 “어디에 도움 받았니? 마지막 답 쓸 때 아이디어를 얻었구나, 잘 활용했네” 하는 식으로 긍정하면서도, “다만 이 부분은 네 말로 다시 썼으면 더 좋았을 거야”라고 피드백해줍니다. 교정적 피드백을 주되 AI 썼다고 무조건 감점하거나 나쁘게 말하지 않도록 유의합니다. 학생들에게도 “AI를 쓰는 게 반칙이 아니고 똑똑한 방법이 될 수 있어. 단, 솔직하게 인정하고 너희가 얼마나 이해했는지를 보여주는 게 더 중요해”라고 강조합니다.

6) 금지사항 명확히 하기: “다음과 같은 용도로 쓰면 안 된다”는 리스트를 분명히 합니다. 예를 들어 과제 정답 그대로 달라고 하지 않기, 시험문제 몰래 물어보지 않기, 남을 괴롭히는 말이나 욕설 입력하지 않기, 사적인 정보 입력하지 않기 등입니다. 이러한 금지사항을 어겼을 때의 결과(패널티)도 안내합니다. 예를 들어 챗봇 이용 일시 정지, 점수 감점, 학부모 면담 등 학교 규칙에 따라 결정합니다. 단, 학생들이 너무 위축되지 않도록, 기본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하지만 중대한 일탈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수준에서 전달합니다.


(3) 예시 시연 및 실습

지침을 전달했다면, 실제로 챗봇 Q&A 시연을 보여주는 것이 이해에 도움이 됩니다. 교사가 교단 컴퓨터와 프로젝터를 이용해, 학생들 앞에서 챗봇과 몇 가지 대화를 해보입니다. 이때 좋은 사용 예나쁜 사용 예를 대비하여 시연하면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1) 좋은 예시: 교사가 “지금부터 챗봇에게 질문해볼게. 질문: ‘피타고라스 정리를 쉽게 설명해 주세요.’” 라고 입력하고, 챗봇이 답하면 학생들과 함께 읽습니다. 그리고 “좋아, 그럼 좀 더 구체적으로 물어볼게. ‘직각삼각형 빗변 길이 구하는 공식이 어디에 쓰이나 알려 주세요.’” 같은 후속 질문도 합니다. 학생들이 챗봇이 답변을 잘 하는 것을 보며 신기해할 것입니다.

다음 나쁜 예시: “자 이번엔 나쁜 예를 볼게. ‘2번 문제 답 뭔가요?’ 이렇게 물으면…” 하고 일부러 불친절하거나 금지된 형태로 입력해봅니다. 챗봇이 제대로 답 못 하거나 “질문을 명확히 해달라”는 반응을 보이면, 교사가 “이처럼 대충 물으면 챗봇도 이해를 못 해”라고 설명합니다. 또 “친구한테 하듯이 반말로 ‘야 설명해봐’ 하면 어떨까?” 하고 입력해보면, 답은 오겠지만 어투가 부자연스러울 수 있습니다. 이를 지적하며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질문을 할 수 있을지 학생들과 짚어봅니다.

마지막으로 금지 예시: “시험 문제 3번 알려주세요.”라고 입력했을 때 챗봇이 거부하는 반응을 보여줄 수도 있고(최신 GPT는 윤리 지침상 “도움을 줄 수 없다” 할 수도 있습니다), 혹시 답을 하더라도 교사가 “이건 부정행위지, 이런 건 안 돼”라고 강조합니다. 이 시연을 통해 학생들은 구체적으로 챗봇 사용 방법을 알게 되고, 동시에 규칙을 다시 한 번 체득합니다.

이후에는 학생들이 직접 연습해볼 기회를 줍니다. 학교 컴퓨터실이나 태블릿을 활용해, 짝을 지어 챗봇에게 질문하고 답을 보는 활동을 10~15분 정도 해보도록 합니다. 교사는 교실을 돌며 학생들이 바르게 사용하고 있는지 보조합니다. 이 실습으로 학생들은 챗봇 사용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재미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실습 후 간단히 느낀 점을 나누게 하여 “생각보다 잘 대답해줘서 놀랐다”, “OO를 물어봤더니 엉뚱한 답이 나와서 웃겼다” 등 경험을 공유시키고, 잘못된 사용을 한 경우 있었다면 바로잡아줍니다.



(4) 지속적인 안내와 리마인드:

챗봇 도입 초기뿐 아니라, 정기적으로 사용 지침을 리마인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첫 한두 번은 잘 지키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학생들이 규칙을 잊거나 해이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령 월말마다 또는 학기 중간에 한 번, “우리 챗봇 잘 쓰고 있나 점검해볼까?” 하며 다시 한 번 주의사항을 환기합니다. 혹은 교실 게시판에 챗봇 Q&A 우수 활용 사례를 소개해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예컨대 “김○○ 학생 – 챗봇에게 문법 질문하여 이해도 향상. 좋았어요!”, “이△△ 학생 – 챗봇의 역사 설명을 교과서와 비교 분석하여 발표에 활용. 훌륭해요!” 같은 식으로 칭찬해주면 다른 학생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됩니다. 반대로 잘못된 사용이 발견되면 개인 면담 등을 통해 지도하고, 필요한 경우 전체에 (익명으로) 사례를 공유하여 경각심을 줍니다. 예를 들면 “최근 챗봇을 부적절하게 사용한 사례가 있었다. ~~한 행위는 우리 모두 하지 않도록 하자”라고 당부합니다.


(5) 학부모와의 공조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만 안내하는 데서 그치지 말고 학부모에게도 챗봇 사용에 대한 정보를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가정에서 학생들이 챗GPT를 활용할 때 부모의 이해와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부모는 아이가 인터넷에서 답을 얻는 것을 부정적으로 볼 수 있고, 반대로 어떤 부모는 AI에 무조건 의존하게 둘 위험도 있습니다. 따라서 가정통신문이나 학급 SNS를 통해 “우리 반에서 ChatGPT 기반 학습 보조 챗봇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학생들의 자율학습을 돕기 위한 도구로, 다음과 같은 지도를 하고 있으니 가정에서도 격려와 모니터링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으로 기본 취지와 수칙을 공유합니다. 그리고 “혹시 아이가 챗봇에 의존하여 숙제를 베끼려 한다면 그것이 왜 학습에 도움이 안 되는지 대화해주세요”, “아이와 함께 챗봇이 준 답변을 검토해보고 올바른지 토론해보세요” 등 집에서도 실천할 수 있는 팁을 제공하면 좋습니다. 학부모가 AI 기술에 어두울 수 있으므로, 챗봇의 장단점을 쉽게 풀어 소개하고, 우려사항(개인정보, 중독 등)에 대해 학교가 어떻게 관리하는지도 알려 신뢰를 형성합니다. 학교와 가정이 함께 지도하면 학생들에게 더 통일된 메시지가 전달되어, 챗봇 활용이 학습 증진 방향으로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요약하면, 학생들에게 챗봇 사용을 안내할 때는 명확한 규칙 제시, 시연과 실습, 지속적인 교육이 핵심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챗봇을 책임감 있게 활용할 수 있게 되고, 교실에서 AI를 친구로 받아들이는 문화가 형성됩니다. 이는 단지 한 학급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 사회의 일원으로서 AI를 대하는 태도 형성에도 기여하는 의미있는 지도가 될 것입니다.



바. 챗봇의 한계와 이를 보완하기 위한 팁

마지막으로, 아무리 잘 활용해도 남는 AI 챗봇의 근본적인 한계와, 그 한계를 어떻게 보완하며 사용할 수 있을지 알아보겠습니다. 챗봇은 사람 교사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으며, 교육 현장에서는 이러한 한계를 인지하고 똑똑하게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서는 주요 한계점 몇 가지를 짚고, 각각에 대한 보완 전략을 제시합니다.


(1) 한계 1: 정확하지 않은 정보 생성 (환각 현상)

앞서 여러 번 강조했듯이, 챗봇은 가끔 그럴듯하지만 틀린 정보를 답변으로 내놓습니다. 예를 들어 역사적 연도나 인명, 과학적 수치 등을 잘못 말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이론을 그럴싸하게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AI 분야에서는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즉 환각이라고 부릅니다. 이는 현재 모든 생성형 AI의 공통된 한계이기도 합니다.


보완 팁: 이 문제를 줄이기 위해 출처를 함께 묻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학생이 챗봇에게 “산소는 언제 발견되었나요?”라고 묻는 대신 “산소가 발견된 연도와 그 근거를 알려주세요.”라고 하면, 챗봇이 답변에 출처나 근거를 포함하려 노력할 것입니다. ChatGPT는 인터넷에 실시간으로 연결되어 있진 않지만, 그래도 근거를 제시하라는 요청을 받으면 자신이 학습한 텍스트에서 출처 비슷한 것을 인용하려 시도할 때가 있습니다.


또한 다각도로 질문하기 전략을 권합니다. 하나의 질문에 얻은 답을 곧바로 신뢰하기보다, 다른 방식으로 재질문하여 일관된 답이 나오는지 확인합니다. 예를 들어 챗봇이 어떤 과학 이론의 정의를 설명했다면, 조금 있다가 “그 이론의 예시는 뭔가요?”라고 물어 일관성 있는 맥락인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만약 앞뒤 답이 모순되거나 이상하면 틀린 정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지막으로, 외부 검증 단계는 필수입니다. 학생들이 챗봇에게 답만 듣고 끝내지 말고, 해당 내용으로 교과서나 검색엔진, 백과사전 등을 통해 확인해보게 하는 것입니다. 번거로워 보여도, 이러한 크로스체크 활동 자체가 학생들의 정보활용능력을 키우는 학습이 됩니다. 교사는 수업 때 챗봇 답변이 맞았는지 함께 확인해보는 코너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때 틀린 부분이 나오면 이를 학습의 기회로 삼아, 왜 틀렸고 올바른 답은 무엇인지 토론합니다.


(2) 한계 2: 맥락 이해의 부족

챗봇은 인간처럼 대화를 이해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맥락을 100% 파악하지 못합니다. 가령 학생이 애매하게 질문하면 인간 교사는 “네가 뭘 모르겠다는 건지 알겠다.” 하고 맥락을 짚어주지만, 챗봇은 그렇지 못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생: “아까 배운 거 다시 설명해 주세요.” 라고 하면, 인간 교사는 그날 수업 내용을 알고 설명하겠지만 챗봇은 대화 맥락에 그 정보가 없으면 무슨 말인지 몰라합니다. 또, 학생이 “이 문제 이상해요” 라고만 하면 사람 교사는 학생의 풀이를 보고 어디서 막혔는지 유추하지만, 챗봇은 상황 파악이 어렵습니다.


보완 팁: 맥락을 명시적으로 제공하기가 핵심입니다. 학생들에게 챗봇에게 질문할 때 “상황을 먼저 설명하고 물어봐라”라고 가르칩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오늘 원소 주기율표를 배웠는데, 그중 할로겐 원소들 특징이 기억이 안 나요. 설명해 주세요.”처럼 맥락과 질문을 함께 주는 겁니다. 또 다른 예로 “내가 5번 문제 풀었는데 답이 42가 나왔어요. 근데 답지에는 40이라네요. 어디서 잘못된 걸까요?”라고 하면 챗봇이 더 정확히 상황을 파악해 도움을 줄 확률이 높습니다. 즉, 학생의 상태나 시도했던 생각 과정을 챗봇에게 알려주면 더 맞춤 답변이 가능해집니다. 이러한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챗봇 답변이 엉뚱하게 흘러갈 수 있다는 것을 안내합니다. 또한, 챗봇이 본래 그 수업의 맥락을 모르므로, 중요한 수업 내용을 직접 챗봇에게 알려주고 질문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수업업시간에 “챗봇에게 우리가 방금 실험한 결과를 알려주고, 그 의미를 같이 물어볼까요?” 하며 학생과 함께 맥락을 입력하고 질문하는 식으로 진행하면, 챗봇도 그 맥락 안에서 답변하려고 시도합니다. 이처럼 맥락을 친절히 제공하는 프롬프트 작성법을 연습하면 챗봇의 한계를 상당 부분 보완할 수 있습니다.

(3) 한계 3: 정서적인 교감 부족

챗봇은 아무리 대화가 자연스러워도 어디까지나 감정이 없는 기계입니다. 학생이 학습에서 느끼는 좌절감이나 성취감을 인간 교사는 섬세히 살피지만, 챗봇은 그것을 실제로 느끼거나 진심으로 격려해줄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학생이 여러 번 질문하며 헤매도 챗봇은 이를 꾸준히 답할 뿐, “많이 혼란스러웠지, 괜찮아 조금씩 하자” 이런 식의 따뜻한 위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물론 프로그래밍으로 어느정도 격려 멘트를 넣을 수는 있지만, 인간의 진심과는 다릅니다.


보완 팁: 이 부분은 교사의 보완이 꼭 필요합니다. 학생들이 챗봇과 공부한다고 해서 교사의 정서적 지지가 줄어들면 안 됩니다. 오히려 챗봇을 사용한 후 학생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챗봇에게 물어보니 어땠어? 좀 이해가 됐니?”라든지 “그래도 선생님이 한 번 더 설명해줄까?” 하며 관심을 표현합니다. 학생이 챗봇과 상호작용하면서도 늘 교사가 뒤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안전감을 느끼게 합니다. 또한 학생이 챗봇에게서 답을 얻었을 때 교사가 적절히 칭찬해주고, 반대로 답을 얻지 못해 실망하면 격려해주는 식으로 감정을 다뤄줘야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학생이 “챗봇도 모르겠대요 ㅠㅠ”라고 하면, “그래, 이건 어려운 질문이었나보다. 우리 같이 다시 생각해보자” 하며 인간적인 소통을 이어갑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챗봇을 통해 진도를 더 나간 학생도 살피고, 못 따라간 학생도 챗봇을 활용해 보완할 수 있게 두루 살피는 것입니다. 즉 챗봇 활용으로 생길 수 있는 새로운 학습 격차(예: 적극적으로 묻는 학생 vs 소극적인 학생)를 교사가 인지하고 조정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AI가 못하는 부분은 사람 교사가 채운다는 원칙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4) 한계 4: 창의성의 한계와 획일화 위험

챗봇은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문장을 만들어내지만, 진정한 의미의 창의성은 인간보다 떨어질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챗봇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답이 획일화되는 부작용도 우려됩니다. 예를 들어 자유롭게 상상해서 글을 써야 하는데 모두 챗봇이 만든 비슷비슷한 아이디어만 가져온다든지, 수학 문제를 푸는 다양한 사고 대신 챗봇이 알려준 한 가지 풀이법에만 집착한다든지 할 수 있습니다.


보완 팁: 교사는 학생들에게 챗봇의 아이디어는 출발점일 뿐임을 누누이 말해야 합니다. “챗봇이 준 예시는 어디까지나 예시야. 이제 너희만의 생각을 덧붙여봐”라고 과제를 설계합니다. 예를 들어 글쓰기 수업이라면, 챗봇이 초안을 만들어주도록 허용했더라도 학생이 직접 수정하고 자신의 색깔을 입힌 부분을 평가에 반영합니다. 그리고 여러 학생의 결과물이 지나치게 유사하다면 챗봇 활용이 과했는지 점검하고 다음번엔 제한을 두거나 다른 접근을 시도합니다. 또한 질문을 다양화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수업 시간에 챗봇에게 질문을 할 때, 동일한 질문을 모든 학생에게 시키기보다 각자 조금씩 다른 측면을 물어보게 하거나, 혹은 아예 한 학생은 챗봇, 다른 학생은 책, 또 다른 학생은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오게 해서 서로 답을 비교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정보 출처별 다양성도 확보되고, 챗봇 답변에 없는 부분을 다른 방식으로 채울 수 있습니다. 창의력을 요하는 활동에서는 일정 부분 챗봇 사용에 제약을 거는 것도 고려합니다. 예를 들어 미술시간 발상 훈련이나, 프로젝트의 아이디어 구상 초기에는 학생들 머릿속 상상을 먼저 끌어내고, 나중에 참고자료 찾을 때 챗봇을 쓰게 하는 식입니다. 즉 사고력과 창의력이 필요한 본질적인 부분은 학생들이 먼저 하고, 챗봇은 부가적인 조력자로 활용하는 틀을 유지합니다. 이 원칙을 교사와 학생이 모두 인식하고 있으면, 챗봇으로 인한 사고의 획일화나 수동성이 최소화될 것입니다.


(5) 한계 5: 기술 및 접근성 제약

현실적으로 학교마다, 학생마다 IT 기기와 인터넷 환경이 다를 수 있습니다. 원격수업이 아닌 이상 교실에서 모든 학생이 동시에 챗봇에 접속해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기기가 충분치 않으면 몇몇 학생만 챗봇을 쓰게 되고 나머지는 못 쓰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ChatGPT의 경우 만 13세 미만 어린이는 원칙적으로 사용이 제한되어 있고, 학교 차원에서 차단된 곳도 있을 수 있습니다.


보완 팁: 이러한 물리적 제약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교 차원의 지원교사의 융통성이 모두 필요합니다. 우선 학교에 챗봇 활용의 필요성을 알리고 가능하다면 태블릿이나 노트북 등을 학급 단위로 확보하도록 요청합니다. 예산이 당장 안 되면, 교실에 1~2대 컴퓨터에라도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게 하고,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 등을 활용해 궁금한 학생은 챗봇을 써보게 장려합니다. 또는 모둠별 1대 기기를 두고, 모둠활동 시 협업하여 챗봇을 쓰게 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인터넷 연결이 안 되거나 외부망 차단으로 ChatGPT 사이트를 못 쓰는 상황이라면, 휴대폰 테더링이나 저녁 시간 교사 PC로 대신 질문 받아 다음날 답변 제공 등 임시방편을 쓰기도 합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 대화형 AI가 내장된 다른 플랫폼을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MS팀즈나 구글클래스룸에 AI봇이 연동되는 기능이 있다면 그것을 사용하거나, 한국형 AI 서비스(네이버 클로바 등) 중 교육용 챗봇이 있다면 대체제로 고려합니다. 중요한 것은 모두에게 공평한 사용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한두 학생만 계속 챗봇을 쓰고 다른 학생은 접하지 못하면 불균형이 생기므로, 교사가 시간표를 짜서 돌아가며 사용하게 하거나, 집에 PC나 스마트폰이 있는 학생은 방과 후 활용을 지도하고 없는 학생은 방과 후 학교 컴퓨터실 이용을 알선하는 등 대응을 합니다.


연령 제한의 경우, 초등학생은 되도록 혼자 쓰지 않고 교사 지도 하에 단체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학부모 동의를 받아 사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기술 제약은 학교마다 상황이 천차만별이라 완벽히 해결되기 어렵지만, 교사의 적극적인 중재로 학생들이 최대한 골고루 챗봇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AI 챗봇은 도구일 뿐임을 항상 인지해야 합니다. 칼이 요리사의 실력을 결정짓지 않듯이, 챗봇을 쓴다고 해서 학생의 학업 능력이 저절로 향상되는 건 아닙니다. AI의 한계를 인지하고도 현명하게 써먹을 줄 아는 것이 21세기 학습자에게 요구되는 역량입니다. 교사와 학생들은 함께 시행착오를 거치며, 무엇을 AI에 맡기고 무엇을 스스로 할지에 대한 균형감각을 익혀나가야 합니다. 챗봇이 못하는 부분 – 창의적인 아이디어 발상, 깊은 공감과 윤리적 판단, 교실 맥락에서의 즉각적인 상호작용 – 이런 것들은 여전히 우리 인간 교사와 학생들의 몫입니다. 반대로 챗봇이 잘하는 부분 – 방대한 정보 제공, 반복 설명, 24시간 응답 등 – 은 잘 활용하면 교육의 지평을 넓혀줄 훌륭한 자원입니다. 이 두 가지를 조화롭게 활용할 때 ‘AI와 사람이 함께 만드는 교실’이 실현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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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영 인문・교양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교사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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