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아적 시간 관리와 절제의 기술

by 정지영

교사는 매일 수업 준비, 학부모 상담, 행정 업무 등을 처리하다 보면 정작 개인적인 삶은 뒤로 밀려나기 일쑤입니다. 교사가 해야 하는 일의 특성상 수업, 생활지도, 행정 업무, 행사 계획과 준비, 실행까지 분업화되지 않은 다양한 일을 처리해야 합니다. 게다가 이들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은 교사가 져야 합니다. 교사의 업무 스펙트럼이 너무 넓어 집중해서 효율적으로 업무를 하기 어려운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늘 크고 작은 일에 쫓겨 시간이 부족한 교사들에게 스토아 철학은 교사들이 내적 평화를 유지하고,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중요한 도구를 제공합니다. 주어진 시간 활용에 대해 스토아 철학이 어떤 처방을 내리는 지 살펴보겠습니다.


세네카는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에서 시간을 낭비하면서 짧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짧아서가 아니라, 우리가 그 많은 시간을 낭비해서 그런 것입니다. 인생은 충분히 길고, 우리가 잘 활용만 한다면 위대한 업적을 이루기에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 우리에게 주어진 삶이 짧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짧게 만드는 것이며, 우리에게 부족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낭비하는 것입니다... 삶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안다면, 인생은 길답니다."


세네카의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에서 강조하는 핵심은 시간의 본질과 그 사용법에 있습니다. 교사들이 느끼는 시간 부족은 사실 시간이 짧아서가 아니라, 그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세네카는 무의미한 일에 시간을 낭비하기보다는 중요한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교사들도 수업 준비, 학생 지도와 같이 핵심적인 업무에 시간을 우선적으로 투자하고, 불필요한 회의나 사소한 갈등에 시간을 빼앗기지 않도록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통제 가능한 것과 불가피한 것 구분하기

스토아 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는 통제 가능한 것과 통제 불가능한 것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교사들은 매일 수많은 예기치 않은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행정 업무가 갑자기 늘어나거나, 학부모의 불만이 쏟아질 때, 우리는 그 모든 것을 완벽히 통제할 수 없습니다. 이럴 때 교사는 외부의 스트레스에 반응하기보다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해야 합니다.


삶은 넓은 바다 위를 항해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바다의 파도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지만, 그 파도에 어떻게 대처할지 선택할 수는 있습니다. 교사로서 불가피한 외적 상황을 바꾸기보다는 그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부모의 불만이나 갑작스러운 일정 변화는 바다의 파도와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순간에 우리의 태도와 반응입니다.


통제 가능한 것과 통제 불가능한 것을 구분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반응 선택하기: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즉각적으로 반응하기보다는 잠시 멈추고 생각할 시간을 가집니다.

통제 가능한 영역 파악: 주어진 상황에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명확히 구분합니다.

집중력 배분: 통제 가능한 영역에 에너지와 시간을 집중적으로 투자합니다.



시간 관리의 중요성: 하루를 미리 설계하기

스토아 철학자들은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내적 평정을 유지하는 핵심이라고 말합니다. 특히 교사들은 다양한 업무 속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우선적으로 처리하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침마다 30분씩 일찍 출근해 그날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가장 중요한 과제에 먼저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이때 교사는 "모든 일을 다 처리할 수 없다면, 내가 오늘 꼭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습니다. 그 결과 그는 더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퇴근 후 개인적인 시간도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아침에 하루를 미리 설계하는 구체적인 방법 한 가지를 제시해 보겠습니다.

우선순위 정하기: 하루 시작 전에 가장 중요한 업무를 세 가지로 정하고, 그 업무를 먼저 처리합니다.

시간 구획화: 아침에는 집중력이 필요한 수업 준비를 하고, 오후에는 덜 복잡한 행정 업무를 처리합니다.

미리 계획 세우기: 퇴근 전에 다음날의 일정을 미리 설계하고, 가장 중요한 과제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배정합니다.



절제의 덕목: 불필요한 시간 낭비 줄이기

'절제(Temperance)'는 스토아 철학에서 매우 중요한 덕목입니다. 이는 단순히 음식을 절제하거나 욕망을 억제하는 것뿐만 아니라, 감정과 에너지를 신중하게 사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교사는는 모든 업무를 완벽하게 처리하려는 강박에서 벗어나,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줄이고, 정말 중요한 일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절제는 물이 흐르도록 둑을 잘 세우는 것과 같습니다. 물이 너무 넘치면 둑이 무너지고, 물이 너무 적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교사로서 감정이나 에너지를 지나치게 소모하지 않도록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명한 교사는 모든 수업에서 완벽함을 추구하다 번아웃에 빠지기보다는, 특정 수업에 더 집중하여 학생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에만 에너지를 투자합니다. 이를 통해 그는 자신의 에너지를 절제하고, 중요한 순간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를 확보합니다.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줄이는 한 가지 방법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에너지 배분: 수업 준비와 행정 업무, 그리고 학부모 상담 사이에서 에너지를 균형 있게 배분합니다. 모든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려는 부담에서 벗어나, 불필요한 완벽주의를 줄입니다.

감정적 대응 절제: 학생들의 문제 행동이나 동료 교사와의 갈등에서 즉각적으로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먼저 시간을 두고 상황을 평가한 후 대응합니다.

완벽주의 조절: 모든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려는 부담에서 벗어나, 중요한 일에 집중합니다.



교사의 자기 돌봄

스토아 철학은 우리의 내적 평정과 행복을 위해 '자기 돌봄'(Self-care)'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교사가 자신의 개인적 삶을 소홀히 하고 업무에만 몰두한다면, 점차 내적 갈등과 스트레스로 인해 번아웃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자신을 돌보지 않고서는 학생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없습니다.


가령 한 교사가 업무에 치여 주말마다 업무를 처리하느라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고 생각해 보세요. 해당 교사는 심신이 지쳐 점차 교사로서의 열정이 식어가게 됩니다. 학생들과의 관계에서도 예전처럼 열정적이지 못한 모습을 보입니다. 혹시 이런 경우에 해당되는 선생님은 매일 1시간씩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가져 균형을 되찾아야 합니다. 이런 자기 돌봄의 시간을 자신만을 위한 이기적인 선택이 아닙니다. 학생들에게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는 먼저 나 자신도 돌보아야 합니다.


교사의 자기 돌봄의 구체적인 방법을 몇 가지 제시해보겠습니다.

정기적인 휴식 시간 확보: 하루 중 1시간은 자기 자신을 위한 시간을 반드시 확보합니다. 독서, 산책, 음악 감상 등 자신을 재충전할 수 있는 활동에 시간을 할애합니다.

업무와 개인 시간 구분: 퇴근 후에는 업무를 잠시 멈추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며 개인적인 삶을 즐깁니다.

취미 활동 참여: 교사로서 직무 외에도 자신이 즐기는 취미를 찾고, 이를 통해 정신적 피로를 풀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합니다.


스토아 철학은 교사들에게 시간 관리와 삶의 균형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통제 가능한 것에 집중하고, 절제를 통해 에너지를 현명하게 사용하며, 시간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교사들이 업무와 개인적인 삶의 균형을 찾는 데 필수적입니다.


교사들의 노력과 헌신은 학생들의 미래를 위한 소중한 밑거름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을 돌보는 것도 잊지 마세요. 스토아 철학의 지혜를 실천하며, 더 나은 교사이자 더 행복한 개인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작은 변화부터 시작해보세요. 여러분의 노력이 곧 여러분의 삶과 학생들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것입니다.




시간 관리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CBT 관점에서)


1. 자동적 사고의 감소

시간 관리를 잘하면 스트레스나 불안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자동적 사고는 “나는 시간이 없어”, “이 일을 끝내지 못할 거야”와 같은 부정적인 패턴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계획적이고 효과적인 시간 관리가 이루어지면 이러한 부정적인 사고가 줄어들고, 자신에 대한 신뢰와 통제감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2. 자기효능감의 증진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면, 일과 목표를 차근차근 성취해 나가면서 자기효능감이 높아집니다. 이는 자신이 업무와 삶을 잘 통제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믿음을 형성하게 합니다. CBT에서는 이러한 긍정적 사고 패턴이 정신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더 나아가, 자신의 능력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면 우울감이나 무기력을 줄일 수 있습니다.


3. 스트레스와 불안 감소

시간 관리가 잘 되면,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불안을 더 잘 관리할 수 있습니다. CBT는 스트레스나 불안이 종종 혼란스럽고 비현실적인 생각에서 비롯된다고 보는데, 시간을 잘 관리하면 이러한 혼란을 줄이고, 체계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강화됩니다. 체계적인 시간 관리는 일정을 명확히 하고, 일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여, 불확실성에서 비롯되는 불안을 줄이는 데 기여합니다.


4. 문제 해결 능력 향상

시간 관리는 계획적 사고를 가능하게 하여 문제 해결 능력을 높입니다. CBT에서는 사람들이 자신이 직면한 문제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해결할 수 있을 때, 심리적 안정을 더 잘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시간 관리를 통해 문제를 분리하고 처리하는 방법을 익히면, 복잡한 상황 속에서도 감정적인 부담을 덜어내고 이성적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5. 균형 잡힌 삶을 유지

시간을 적절히 관리하면 일과 휴식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CBT는 과도한 업무나 책임이 정신적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음을 강조하는데, 시간 관리를 통해 휴식과 여가 시간을 확보하면 스트레스 회복력이 높아집니다. 이는 정신적 번아웃을 예방하고, 장기적으로 정신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결론적으로, CBT 관점에서 보면 시간 관리는 부정적인 사고 패턴을 줄이고, 자기효능감을 증진하며, 불안과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시간 관리가 잘될 때, 개인은 더 나은 정신 건강을 유지할 수 있으며, 자신의 삶을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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