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릴 때부터 간단하게 플래너를 쓰는 습관이 있다.
시대가 변했지만 나는 여전히 종이 플래너를 구해서 쓴다.
기록을 하는 이유는 1년의 목표를 세워 지키고 내가 한 해 동안 무엇을 했는지 알기 위해서다.
시간은 화살같이 흐르고 어느덧 12월 말이 되면 지난 1년 동안 내가 무얼 하며 지냈는지 책장을 넘기며 쭉 훑어본다.
그리고 연초에 정한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살펴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어떤 목표를 세울 것인지 정해 다시 플래너 맨 앞장에 적어 놓는다.
물론 잘 지켜지지는 않는다!
올해 적었던 목표를 그대로 다음연도 앞장에 ‘복사+붙여넣기’ 해서 적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면 다이어트, 영어공부 등등이다.ㅎㅎ
칸칸이 나눠진 달력에는 한 주 동안의 선약이나 각종 대소사 등을 틈틈이 적는다.
다른 공간에는 가끔 일기를 쓰거나 좋은 글귀 등을 적어 의욕을 불태우기도 한다.
이 노트들은 매년 갱신된다. 그러나 평생 간직하지는 않는다.
몇 년 지나고 다시 볼 일이 없을 것 같으면 처분한다. 하지만 이렇게 적는 이유는 내가 한 해 동안 무엇을 했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한 장씩 넘기며 정리하기 위해서다.
완벽주의 성향이 있는 나는 시간을 그냥 허비하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는 편이다.
아무리 단순한 것이라도 내 기준에 ‘무언가 했다.’라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
그것이 여행이든, 발레공연이든, 만약에 운전면허라도 땄다면 그냥 시간을 보낸 것이 아니라 생각하며 안심하곤 한다.
올해, 2019년을 돌아보았다. 총 6개의 목표를 적었었는데 성취율은 약 45%다.
몇 가지는 다시 2020년에 또 다시 그대로 옮겨질 예정이다.
2019년에 크게 달라진 점 하나는 발레가 없었다는 것이다….
정말 열심히 했고 좋아했고 빠져서 했었는데 내려놓기가 힘들지 일단 내려놓으니 망각해버렸다. 아니 일부러 생각을 놓아버렸다.
2020년엔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