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을 버티니 못 하는대로 익숙해졌다
너무 힘들었다...
세상에 이렇게 힘든 운동이 있나 싶었다.
스트레칭도 안 되고, 근력운동은 더더욱 안 되고, 윗몸일으키기와 하복근 운동은 몇 개 하지도 못하고 끙끙 거렸다. 사실 나는 몸을 쓰는 쪽으로는 전혀 재능이 없었다. 아니 재능은커녕 평균수준도 못되었다. 어릴 때부터 운동에 관련된 것 중 잘하는 건 하나도 없었다.
학창 시절 100미터 달리기는 20초였고, 오래 달리기는 꼴찌에서 두 번째였다.
피구를 해도 공을 잡거나 던지는 시도는 자살 행동이라는 걸 너무 잘 알기에 친구들 뒤에 숨어 공 피해 다니기에만 최선을 다했다.
순발력, 지구력 둘 다 그냥 없다.
집안 내력인가. 우리 집 식구들 중에도 운동에 두각을 보인 사람은 사실 아무도 없다.
특히 그 때는 몸의 균형도 무너져 있고 근력과 체력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쌩으로 운동을 하러 갔으니 더 힘들고 어렵게 느껴졌던 것 같다.
몇 주간 수업을 받고 역시나 소파에 뻗어서 천장을 보며 생각했다.
아...발레는 내가 감당할 수준이 아닌 것 같다. 못할 것 같아. 그만둘까?
아...그러기엔 레오타드랑 슈즈 산 게 너무 아깝다.
한 달만 더 다니자.
그 다음 달에도 생각했다. 그만둘까?
아...그러기엔 레오타드랑 슈즈 산 게 아직 너무 아깝다.
3개월만까지만 다니자.
하지만 신기하게 횟수가 쌓이면서 점점 몸이 적응을 해 갔다!
영 몹쓸 몸은 아니었나보다.
여전히 스트레칭과 근력운동은 못했지만 못 하는 대로 익숙해졌다.
이해 안 되던 발레 용어와 동작도 조금씩 익숙해졌다.
소파에 뻗어있던 시간도 점점 줄어들었다.
음...이 힘든 걸 3개월이나 버텼는데 그만 두기 아깝네.
이제 좀 익숙해졌는데 계속 다녀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