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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lla Nov 15. 2019

06. 발레를 정말 사랑하시나 봐요

내가 꾸준히 발레를 배울 수 있었던 이유


지금까지 살면서 한 가지 취미를 이렇게 오래 지속한 적은 처음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졸업하는 날이 오기는 하는가 생각했던 중, 고등학교를 다닌 연수보다 더 오래 했으니 말이다.                


주변에서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은 항상 물어보곤 했다.               


"오랜만이야 잘 지냈어? 이게 몇 년 만이야~"     

"응 진짜 반갑다. 너도 잘 지냈지?"               

"근데 너 아직도 발레해?",     

"응 아직도 다니지"     

"우와~너 진짜 대단하다. 벌써 몇 년째야. 넌 진짜 발레를 엄청 좋아하나보다."     


"아니...머 꼭 그렇다기보다는..."                                  



"발레를 정말 사랑하시나 봐요?"               


8년간 이런 질문을 꽤 많이 받아봤다.     

오랜 시간 배우기도하고, 정기적으로 발레 공연도 보러가고, 실제로 내가 공연도 하고, 아기자기한 발레 소품들을 달고 다녔으니 그렇게 보일만도 하다.               

하지만 내 대답은 한결 같았다.                


“좋아하죠. 하지만 미친 듯이 좋아하는 건 아니에요.     

솔직히 나에겐 체력적으로 너무 힘든 운동이고 발목, 무릎, 고관절 통증을 달고 살아요."               


“그냥 지금까지 꾸준히 해오면서 개미눈물만큼 늘어갔던 실력이 쇠퇴 하는 게 너무 아깝고,     

겨우겨우 만들어 놓은 스트레칭이 줄어드는 게 아까워서 다녀요.”                         


정말이다! 지금까지 배운게 아까워서  다녔다.



그러면서 깨달은 점은      

나란 사람은 한 가지에 확 빠지는 성격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시간이 흐르고 돌이켜 보니 그랬다. 발레로 8년을 했지만, 다른 봉사단체 활동도 14년을 했다.     

어디에 발을 담구고 시작해서 무던하게 맞는다 싶으면 오래하는 성격이었다. 처음이 잘 안 맞는다고 느껴도 어지간하면 일단 참고 한다.(발레가 처음 그랬듯이)그러다 시간이 흐르고 사람들과 편해지고 장소가 익숙해지면 또 오래 하게 됐다.     

그래도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냐고 묻는다면 오히려 미친 듯이 빠지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그렇다보니 덤덤하게 오랫동안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발레가 그랬다. 좋아했지만 크게 경쟁심도 없고 더디게 느는 실력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하루하루 다녔던 것 같다. 해보니 어차피 내가 '입력'한다고 '결과'가 정확하게 나오는 것이 불가능한 취미였다.                          



하지만...의도치 못했던 변화는 있기 마련이다.     



난 이제 더 이상 발레를 하지 않는다.





ballet#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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