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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신의학신문 Aug 01. 2018

모차르트는 뚜렛증후군이었을까?

[정신의학신문 : 권용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Wolfgang Amadeus Mozart, posthumous portrait by Barbara Krafft, 1819 (출처: wikimedia.com)


뚜렛증후군은 여러 개의 운동 틱과 하나 이상의 음성 틱이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이 질환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강박장애(OCD) 등을 동반할 수 있고 크고 작은 행동문제가 복합적으로 나타납니다.

뚜렛증후군을 가졌을 것으로 추측되는 인물 중에는 모차르트가 있습니다.
모차르트의 뚜렛증후군 가능성은 1983년 비엔나에서 열린 "World Congress of Psychiatry"에서부터 야기되었습니다.
다음의 여러 가지 증상들이 그가 뚜렛증후군이라는 증거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는 특유의 얼굴을 찡그리는 모습과 손과 발을 반복적으로 움직이고 신음소리는 내는 행동이 있는데 이것은 운동틱과 음성틱의 일반적인 증상입니다.
끊임없이 뛰어다니고, 불필요하게 건물을 오르내리는 등의 과행동을 보였는데 이는 작곡할 때, 걷거나 자전거를 탈 때, 심지어 당구를 칠 때 보이기도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스트레스 상황에서 틱이 악화되는 것을 생각해보면 천재라 불리는 모차르트도 작곡은 큰 스트레스였나 봅니다.
 
그의 가족, 지인 등은 그를 이렇게 묘사합니다.

"식사할 때 그는 자신도 모르게 냅킨의 구석을 꼬아서 윗입술에 문질러댔다... 그리고 입을 가지고 기괴한 찡그린 표정을 짓곤 했다. 그리고 그의 팔과 다리는 항상 움직였는데 항상(어디에서든) 피아노 연주를 하고 있었다... 예를 들면 모자, 주머니, 시계, 식탕, 의자 등이 건반인 것 마냥..."

"오페라를 볼 때도 손과 입술을 안절부절못하는 것처럼 움직였다"
 
이러한 불수의적 움직임을 연구가들은 강박증으로 인한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는 청결에 대한 집착이 심했으며, 물건들을 만지는 버릇도 있었습니다. 


Family portrait: Maria Anna ("Nannerl") Mozart, her brother Wolfgang, their mother Anna Maria (medal


모차르트가 쓴 여러 통의 편지에는 저속하고 외설적인 내용과 함께 강박적 외설증(coprolalia) 및 배설기호증(scatology)이 의심되는 내용이 있습니다.
371통의 편지 중 39통에서 이러한 증거들이 있었고, 그 중사촌에게 쓴 9통의 편지에는 스스로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자주 배변과 항문에 관련된 내용이 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의 처남은 그가 집중하여 일할 때만 이런 모습이 보이지 그 외의 시기에는 매우 얌전한 청년의 모습이라 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이는 건 스스로가 즐거움을 얻기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즉, 이런 강박외설증 등의 증상이 뚜렛증후군의 특징적 증상이기는 하지만 모차르트가 살던 시대나 사회에서 통용될 수 있는 수준의 언어일 수 있다는 것도 고려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이런 모습은 그의 어머니에게서부터 비롯된 행동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가족들 사이에서도 이러한 언어 사용에 익숙해져 있으며 서로 이러한 단어를 사용한 의사소통에 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한 것이 오간 편지들의 분석을 통해 추정되고 있습니다.
또 그가 류마티스 열(Rheumatic fever)를 앓고 있었기 때문에 무도증과 같은 증상으로 그의 몸 움직임이 나타났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영화 아마데우스 中 (제작:사울 자엔츠 컴퍼니)


또 하나 주목할 것은 그의 기분변화입니다. 
모차르트는 작곡하면서, 그리고 연주하던 도중 갑자기 미친듯한 모습으로 방을 뛰어다니며 탁자와 의자를 넘고, 고양처럼 울어대고, 말 안 듣는 아이들과 같이 공중제비를 돌기도 했습니다.
그는 이런 부적절한 행동의 결과에 대해 대부분 깨닫지 못한 것 같습니다.
가족들도 이런 부주의한 행동에 대해 묘사하고 있는데 이러한 모습은 현재 연구가들 사이에서 ADHD로 진단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 그는 주의(attention)를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있었고, 이러한 모습은 일부 그의 음악에서도 나타납니다.

저명한 바이올리니스트인 'Karl Ditter von Dittersdorf'는 모짜르트의 음악에 대해 "청중들의 호흡을 고려하지 않은 음악을 만들었다. 하나의 아름다운 주제를 잘 유지하지 못하고 바로 더 매력적인 주제로 이어지는데 결국 통일된 아름다운 멜로디를 유지하는 건 불가능하게 보인다"라고 평하기도 합니다.
일부 연구가들은 ADHD가 아닌 양극성장애(manic-depressive psychosis)를 가진 것으로 보기도 합니다.
 
이러한 연구들은 어떤 맥락에 따르는가에 따라 같은 자료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 진단의 유행에 따른 결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실제 뚜렛증후군과 같은 진단이 유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모차르트의 이러한 행동도 뚜렛증후군이나 양극성장애 모두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일부에서는 그의 천재성과 특이한 인격의 표현이라는 설명도 있으며, 그가 겪었을 많은 스트레스와 내부의 긴장들을 해소하기 위한 행동으로 보기도 합니다.
이렇게 해석의 여지가 많고 불확실하다는 것은 그만큼 모차르트의 행동이 쉽게 설명되지 않을 만큼 특이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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