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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당연필 Jun 21. 2023

[퇴근길] 6월에 내린 눈

6월 중순인데 눈이 내렸다. 시적인 표현이 아닌 캐나다 서부에 실제 일어난 일이다. 유난히 따뜻하고 심지어 더운 봄이었는데, 여름을 맞이해야 할 지금 눈 예보를 맞이했다.


물론 도심이 아닌 산간 지역에 내린 눈이지만, 만년설 지역이 아니기에 참 이례적이다. 밴쿠버 지역도 기온이 12도까지 떨어지고 비가 내렸다. 심지어 우박이 떨어진 지역도 있다.


퇴근길을 걷다 보니 사람들의 옷차림이 우중충한 겨울 옷차림으로 바뀌었다. 저녁 10시까지 밝은 밴쿠버의 6월에 보기 드문.. 아니 처음 보는 환경이다.


지구가 미쳐버렸다. 몇 주간 산불로 고생한 화풀이일까? 아니면 지쳐서 주저앉아 버린 것일까?


상식적이지 않은 상황들이 수년째 일어나다 보니 이제는 비상식이 오히려 상식적으로 보이는 착시현상까지 일어난다.


지구가 미친 게 아니라 우리 인간이 미친것일 수도 있다. 우리의 미치도록 이기적인 생각들과 행동들이 낳은 결과일지도 모른다.


6월에 눈이 오고 우박이 떨어지지만, 사실 길거리에 있는 사람들은 힘겹게 죽어가는 지구 걱정보다는 당장 우리가 내일 먹어야 할 한 끼 식사를 걱정하는 게 당연지사이다.


한 끼 식사의 여유가 없어지니 미칠 수밖에 없는 것은 아닐까?


언제부터 일까? 우리 인간이 이렇게 이기적인 것이..


태초에 아담과 이브가 사과를 한입 베었을 때부터 일까?


6월에 눈이 내렸다.. 7월엔 무엇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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