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신인작문 공모전 응모작
기가 죽은 채 고개를 떨구고 있다면
그 시선 앞에 놓여진 당신의 발을 보라
낮은 자존감에 풀이 죽어있는 당신을 위해
가장 낮은 곳에서 버팀이 되어 주는 그 발을
지치고 고된 삶 속에서 잠시 앉아 쉬고 있다면
퀘퀘한 신발속에서 숨죽여 갖혀 있는 당신의 발을 보라
오늘 하루도 열심히 뛰어다닌 당신을 위해
지금까지 쉬지 않고 움직여준 그 발을
실패라는 두려움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다면
그런 당신을 세워 지탱해주는 당신의 발을 보라
어깨 축 처진 당신이 주저 앉지 못하게
가장 아래에서 그 무게를 버텨주는 그 발을
당신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묵묵히 당신의 고된 삶의 무게를 함께 견뎌주는 존재
그리고
우리 모두는 또 언젠간 그렇게 누군가의 발이 되어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