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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커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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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무 Jan 05. 2022

어지러운 마음

오늘의 커피

업무차 구입한 향에 불을 붙였다. 잘 타는 걸 확인한 후 나의 할 일을 하려 했는데 그럴 수 없었다. 은근하게 퍼져 나오는 향기와 연기는 나의 어지러운 마음과 시선을 사로잡았고, 향이 전부 타서 없어질 때까지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향이 재로 변하는 고작 5분 남짓동안 이리저리 흔들리는 연기의 모습이 이런저런 감정에 흔들리는 나 같아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이 순간 한동안 흩날리다가 사라지면 그만인데 짧은 순간 감정을 불태우다 존재를 잃은 내 마음 같아서. 붙잡을 수도 없고 자꾸만 형체가 변하는 모습이 아쉬워서 그저 바라보았다.


처음 태우는 향 덕분에 눈도 따갑고, 머리도 지끈거리지만, 자신을 다 태우고 재로 남아버린 존재가 아른거려 생각을 글로 꺼내어 본다.



매캐한 탄내가 공간을 채웠다.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면 개운해질 테지만, 사라져 버린 연기를 잠깐이라도 더 담아두고 싶어서 따가운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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