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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커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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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무 Jan 09. 2022

無適也, 無莫也.

오늘의 커피


無適也, 無莫也. 무적야, 무막야.

반드시 그래야 될 일도 없고 반드시 그러지 말아야 할 일도 없다.

삶은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있는 그대로만큼만 받아들이는 기술이 필요하다.

생각을 멈추고 삶을 살아야 한다.



소모품에 불과한 블루투스 이어폰을 2016년쯤 구입했고 지금까지 써왔으니 질기기도 질긴 인연이었다. ‘결코 잃어버리지 않겠다.’는 강박으로 내 것을 지켜냈기에 무엇이든 내 손에 들어왔다면 오랫동안 함께한다. 버리지 못하는 미련한 습을 가졌기에 이미 망가진 지 한참 지났음에도 벌어진 사이를 순간접착제로 붙이고 떨어지고를 몇 번이나 반복하다가 끈으로 동여매어 만 5년 동안 아껴 썼다. 하지만 이제는 보내줄 때가 되었나 보다. 별 것 아닌 물건, 별 일 아닌 사건에도 깊게 마음 쓰며 감정의 요동을 즐기느라 자꾸만 가라앉는 사람이 되어버렸지만, 그 마음이 힘들다고 오랫동안 내 곁에 있던 무언가를 한순간에 놓아버릴 수가 없다. 나와 함께한 그 모든 시간과 연이 소중하기 때문이다.


새해를 맞이하여 너를 보내주려 한다. 우리 서로 오래도록 함께 했었지.  많은 일들이 있었다. 지난날 추억들을 이곳에 묻고 이제 그만 내려놓으련다. 고마웠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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