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이 1박 2일 출장을 갔어요. 이런 날은 늘어지게 쉬어주거나 친구를 만나야 제맛인데 아침부터 바쁩니다. 못다 한 잡무로 퇴근 후에도 야근 예정이고요. 저는 결혼한 지 이제 3년 차입니다. 평생 결혼은 내 일이 아닐 줄 알았는데 코로나 상황에 몸 사리는 저를 많이 배려해 준 예민남과 어찌어찌 결혼하게 되었네요.
남과 함께 사는 건 첨이라 적당히 맞추며 살아야 할 텐데 아후 너무 맞지가 않아요. 옷스타일, 빨래 시기, 옷 개는 것까지 소소한 하나하나 다 신경 쓰는 꼼꼼이덕분에 상당히 피곤해요.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고 덕분에 저는 빨랫감에서 약간 해방되었어요. 내가 못마땅하면 네가 해라~
집을 나오기 전 냉장고 빼고 전기코드를 싹 다 뽑아버리고 나왔더니 속이 다 후련해요. 대기전력이 어쩌고 저쩌고 전기코드 꽂아둬도 낭비되는 거 없다고 왜 그렇게 미련하게 구냐는데, 저는 이게 좋거든요. 반찬도 찌개도 먹을 만큼만 덜어먹고, 뭐든 필요한 만큼만. 근데 이 사람은 뭐든 넉넉하게 쟁여두는 스타일이라 베란다가 창고가 되었네요. 편리하기도 하지만 필요할 때 필요한 거 사서 쓰면 되지 굳이 왜,,
그도 제가 답답하겠지요. 누군가와 맞춘다는 건 서로 힘든 일인 것 같아요. 적당히 포기하면 된다는데 적당히 포기하니 스트레스로 살만 찌네요. ㅠㅠ 1박 2일 동안 맘껏 즐겨야겠어요. 오늘따라 할 일은 왜 많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