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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별 한 빛, 모래 한 알 11

by 모카레몬 Mar 25. 2025
브런치 글 이미지 1



얘들아, 나 복수초야.


눈 밑에서

몰래 조금씩 키 컸어.


아무도 없을 때

쓱--- 하고 나왔지.


햇살이랑 우리만

아는 비밀이야.


그러니까 말이야

추운 날에도 몰래 키울 수 있는

꿈들은 노란색이 먼저야.


쉿!

이건 진짜 봄보다 빠른

비밀.





겨울방학이 끝나고 이내 봄방학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얼굴이 동그랗습니다.

아직 겨울이 다 가지 않았는데도, 햇살은 제법 봄처럼 따뜻하지요.

한 해를 자란 아이들은 제각기 다른 속도로 큽니다.

누군가는 웃음이 빠르고 

누군가는 말이 느리고

누군가는 자기를 보여주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요.

우리 주연이는 그런 아이였습니다.

말을 걸면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지만, 눈은 어디쯤을 머뭅니다.

소리도, 말도 자신의 안에 조심스럽게 숨겨두는 아이예요.

말을 하지 않아도 몸이 먼저 반응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햇살이 창문을 타고 들어와 주연이의 옆얼굴을 비출 때, 연신 찡긋거리는 눈이 해맑지요.

봄처럼 피어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겨울 눈 밑에서 몰래 자기를 키우고 있는 복수초.


아이들은 모두 다르게 자랍니다.

꽃을 한 번에 활짝 피우는 것처럼 모든 걸 다 보여주기도 하지만, 줄기부터 천천히 키우느라 정작 

피우는 꽃을 보기가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때로는 기다림도 가만히 바라보는 일이 되어야 하나 봅니다.

만약 아이들의 꿈을 노란색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 

복수초는 아이들을 닮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떠나 온 교실 한켠에, 또 다른 주연이가 오래 머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 말하지 않은 아이들의 계절을 응원합니다. 

이를 지켜보는 부모님과 선생님들께도 같은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갈라디아서 6:9)





suno ai로 음원 제작  



글벗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사진출처> pixabay

#비밀 #봄 #꽃 #꿈 #복수초 #부모님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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