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에 닿는 시 40 <모과나무>
모과나무 아래 서면
조금 키가 작아진다
사월의 꽃들이
숨죽이며 피는 걸 보려고
고개를 낮춘다
가지 끝마다 맺힌
조그만 분홍 주먹들
바람 한 번에 쥐락펴락
빨래를 걷다 말고
한참을 들여다본다
말 한마디도 없지만
꽃들은 마음을 다 열었다
세상이 바쁘게 돌아가는 동안에도
모과나무는 제자리에서
자꾸 꽃을 피워내고
여느 날처럼
묵은 말들 대신
꽃그늘 하나 꺼내어
마음 한쪽에 덧댄다
꽃잎 몇 장 떨어지면
그걸로 충분한 날도 있다
살아 있다는 건
오래 피는 일
Helios Relaxing Space <Always be grateful>
글벗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사진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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