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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적 사물 : 풀 >

by 모카레몬
풀.jpg



이름 없이 피어나
아무 데나 자리 잡고
아무렇게나 흔들린다

바람이 불면 몸을 맡기고
비가 내리면 젖는 채로


눈발에 얼어도
끝내 땅을 놓지 않는다


햇살 한 줌,

바람 한 줄기


고개를 드는 가냘픈 몸


알땅에 뿌리를 내리느라

얼마나 아팠는지

아무도 묻지 않는다


우리는 다 풀이다


그러니,

그 이름 없는 것들

함부로 뽑지 마라




글벗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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