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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스카토 Dec 26. 2023

1225@Château de Chenonceau


크리스마스 연휴엔 관광지도 대부분 문을 닫는데 다행히 루아르강 유역의 슈농소성은 문을 열었다. 규모는 아담하지만 아기자기한 느낌의 슈농소성은 프랑스의 왕들이  자신들의 애첩에게 선사한 성이라 '여인의 성'이란 별칭을 갖고 있는 곳이다. 특히 앙리 2세가 자신의 애인 푸아티에 부인에게 선물로 슈농소성을 선물했고. 성 오른쪽엔 푸아티에 정원을 크게 조성했다. 물론 왕이 죽자마자 본처였던 카트린느 메디시스 왕후가 애첩 푸아티에를 쫓아내고 푸아티에 정원 맞은편에 카트린느 정원을 만들었다. 푸아티에 부인이 머물던 방엔 상복을 입은 자신의 초상화를 걸어놓았으며,  딸, 며느리들을 불러 슈농소성에 애착을 갖고 자주 머물렀다. 그녀가 죽고 난 뒤 며느리 로렌에게 소유권이 잠시 넘어갔다가, 프랑스의 대표 바람둥이 앙리 4세가 자신의 특별한 애인, 가브리엘 데스트레에게 선물하기 위해 로렌을 내쫓고, 데스트레가 낳은 아들에게 성을 줬다. 불륜 이야기로 가득한 성을 정상화시킨 건 은행가의 딸 도팽. 그녀는 볼테르를 비롯한 계몽주의 작가들을 초빙, 이곳을 문화 살롱으로 발전시켰다. 가족적인 크리스마스와 불륜 스토리가 잘 안 어울려서인지 관광객은 거의 없었고, 날씨도 우중충해, 어떻게 사진을 찍어도 슈농소성 특유의 화려함이 전혀 부각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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