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먹고사는 게 팍팍하고 힘들면 본능에 휘둘린다. 인간의 본성은 나와 다른 무리를 배척하는 데 보다 익숙하다. 때문에 구별 짓기와 차별의 본성을 억눌러주기 위해 우린 공부를 한다. 그런데 사실 공부라는 게 어느 정도 생계의 문제가 해결 돼야 가능한 경우가 많다. 유럽에 와보니 상대적으로 빈곤한 마을들이 이민자를 배척하는 극우 정당을 지지하는 비율이 높았다. 나 먹고 살기도 힘든데, 누군가가 비집고 들어온다니 그 모습이 반가울리 있겠는가. 반대로 부유하고 먹물들이 많은 도시는 좀 더 리버럴한 경향이 있다. 런던에서 1시간 넘게 떨어진 브라이튼을 보면 미국의 샌프란시스코가 떠오른다. 비싼 집값, 힙한 상점들과 벽화, 자유분방한 대학생들, 여기에 LGBTQ의 도시를 자처한 동네 브랜딩까지. 적당히 여유 있고 문화적으로 풍요로운 도시 분위기가 정치적 올바름을 수반하는 또 다른 사례가 아닐까 싶다. (심지어 축구도 잘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