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두고 싶은 날
누구나 이유가 없이 울고 싶은 날이 있다.
"우리들만의 블루스"에서 신민아가 우울증을 겪는데
물이 온몸에서 흘러내리는 느낌을 표현하더라.
그리고 시간 개념이 없는 듯 낮과 밤이 바뀌고
시야가 흐리멍덩해지며 정신이 혼미해지며
어지러운 증상들을 실감 나게 잘 표현한 것 같다.
우울증이 어떤 느낌인지는 정확히 알 순 없으나
감기약을 많이 먹었을 때 하루 종일 기운이 없고
잠만 오고 머릿속은 띵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는데
아마 이 느낌과 비슷하지 않을 가 짐작해본다.
내가 울고 싶다고 하는 날들은 우울감은 아닌 것 같다.
일할 때 너무 힘들 때면 그냥 이 단어가 떠오른다.
"하... 울고 싶구나..."
내가 힘든 게 어떤 이유인지 잘 몰라서
손글씨로 메모장에 의미 없이 끄적일 때도 있지만
가끔 그냥 이렇게 브런치에 글을 남기는 걸로 해소한다.
글을 쓸 수 있다는 건 얼마나 큰 행운이고 축복인가.
오늘 푸른 밤 라디오의 DJ 김윤주가 쓴 글이 공감됐다.
잘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는 게 잘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다만 지금 걸어가는 이 한 걸음 한걸음이
결코 헛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어제는 친구에게 지금 같이 일하는 사람과
관계가 너무 힘들다고 넋두리를 한참 했다.
친구가 그러면 왜 하나님은 그런 사람을
너의 옆에 붙여주셨을까라고 물었다.
이 관점에서 생각해본 적은 없었는데
그러고 보니 내가 이 사람이 싫은데
또 배우는 부분도 분명히 존재한다.
관계라는 것이 복잡해서 좋을 때와 힘들 때가 있다.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가끔 그 사람의 어떤 행동 때문에 힘들 수 있다.
안 좋은 일들이 안 좋게만 끝나지 않는 것도
이제는 삶을 통해 배웠지만
그래도 힘든 순간에는 그냥 힘들다.
다 때려치우고 싶고 그만하고 싶다.
너무 감사한 일이어서 기뻐하던 게 엊그제인데
참 사람의 마음은 간사하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여도 가끔은
이 텀이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리는데 이번이 그렇다.
나는 다 알 수 없지만 나중에 돌이켜 보면
내가 이 자리에서 배운 게 있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