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이야기, 첫사랑.
1920년대에 소련의 심리학자
'블루마 자이카르닉'은 모스크바의
한 카페에서 흥미로운 장면을 목격했다.
종업원들은 계산이 끝난 손님의 주문은
금세 잊어버렸지만, 계산 전 손님의 주문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녀는 이 현상을 연구했고,
‘완료되지 않은 과제는 완료된 과제보다
더 오래, 더 선명하게 기억된다’는
심리학 법칙을 발견한다.
그녀가 이 효과를 떠올린 계기가
바로 이 카페에서 종업원들이 일하는
방식에서였다.
그들은 계산 전 손님들의 주문은
잘 기억하지만, 계산이 끝나면 곧
잊어버리는 것을 관찰한 경험이었다.
이것을 '자이카르닉 효과
(Zeigarnik Effect)'라고 부른다.
첫사랑의 기억은 어쩌면 이 효과의
가장 아름답고도 아픈 사례일지 모른다.
첫사랑의 감정이 오래 남는 이유는
심리학, 뇌 과학, 사회문화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첫 경험이라서’만이 아니라,
그 경험이 '기억·감정·정체성 형성 과정'
속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첫사랑을 온전히 ‘끝낸’적이 없다.
어떤 이별은 준비 없이 찾아왔고,
어떤 감정은 제대로 표현되지 못한 채
마음속에 묶여 있었다.
미완의 대화,
건네지 못한 고백,
함께 가보지 못한 길......
그 모든 것이 ‘완료되지 않은 주문’처럼
우리 안에서 끝없이 되풀이된다.
시간이 흘러도 그 시절의 얼굴과 목소리가
유난히 또렷하게 떠오르는 건,
단순한 추억의 힘이 아니라
'미완성의 힘'이다.
뇌는 완결되지 않은 이야기와 감정을
‘열린 파일’로 남겨두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다시 꺼내어
확인하려 한다.
그리고 꺼낼 때마다,
기억 속 첫사랑은 더 선명해지고,
때로는 더 아름답게 미화된다.
자이카르닉이 카페에서 본
‘계산 전 주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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