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산타할아버지가 선물 주셨어”

by 남궁인숙

크리스마스 행사로 이벤트 회사에서 산타할아버지가 어린이집을 찾았다.

문을 열고 들어온 산타할아버지는 예상보다

많이 젊어 보였다.

얼굴은 흰 수염으로 가득 가려져 있었지만,

몸짓과 걸음에서 젊음이 묻어났다.

그는 일부러 등을 굽히고, 목소리를 최대한

낮추어 아이들에게 말을 걸었다.

늙은 산타가 되기 위한 그의 노력은 꽤

진지해 보였다.

아이들은 그런 사정을 따지지 않았다.

산타할아버지가 왔고, 선물을 주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했다.

이름을 불러 주고, 착한 일을 했는지

물어보고, 부모님께서 보내주신 카드를

읽어주셨다.

작은 선물을 건네는 순간 아이들의 눈은

반짝였다.

진짜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받았다’는 경험,

그리고 ‘기다리던 존재가 와 주었다’는

기억이었다.


올해는 유난히 조용했다.

예년에는 산타가 무섭다며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들이 꼭 한두 명씩 있었는데,

올해는 아무도 울지 않았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남궁인숙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아이들의 눈빛에서 질문을 읽고, 그들의 침묵에서 마음의 언어를 듣고, 어린이집 현장에서의 시간과 심리학의 통찰로, 아이들의 성장을 이야기합니다. 여행을 통해 예술을 해석합니다.

324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53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328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