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와 W 호텔로 호캉스를 떠났다.
“좀 힐링하자” 해서 가자고 했더니,
언니는 웬걸 집에서 코다리찜에 청국장,
시금치나물, 봄동김치까지~
반찬을 한 상 차려놓고, 설거지 통에 손을
담그고 있더라.
"아니, 비싼 돈 들여 힐링 프로그램을
예약했는데 왜 밥을 해요?"
속이 상해서 야단을 좀 쳤다.
언니 말이 걸작이다.
“밥을 하도 잘 먹으니까 난 그냥 집밥을
먹이고 싶었지.”
"그 마음 모르는 건 아닌데… "
그래도 괜히 속상한 건 어쩔 수 없었다.
사람 마음이 참 이래서 복잡하다......
그래도 기분 전환은 해야지 싶어서 얼른
휘뚜루마뚜루 서둘러 이른 저녁식사를 하고,
와인 두 병을 싸 들고 호텔로 직행했다.
야경 좋은 방으로 안내를 받았는데,
'뷰가 와,~~~~ 이건 반칙이다.'
언니 눈이 반짝반짝 빛이 났다.
언니 특유의 콧소리가 흘러나왔다.
기분이 좋아지니까 와인 두 병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미니바가 무료라길래 맥주도 탈탈 털어
마시고, 이쯤 되면 끝일 줄 알았지만......
우리는 수면바지차림으로 호텔 지하마트로
내려갔다.
맥주 서너 개를 더 사서 룸으로 복귀했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우리 모습이 너무 웃겨서
찰칵!.
이게 바로 여행의 묘미 아니겠나 싶었다.
쿨하고,
웃기고,
딱 우리답다는 생각을 했다.
아침엔 호캉스의 정점, 블랙퍼스트였다.
자세 잡고 우아하게 커피 한 잔,
과일 한 접시 가져와 사진을 찍고.
무김칫국으로 해장을 하고,
전날의 맥주 파티는 잠시 봉인해제했다.
그리고 오늘의 하이라이트.
언니를 마사지숍으로 모셨다.
여왕의 황실 마사지.
이름부터 벌써 호강이다.
마사지를 받고 나오는 얼굴에
“아, 이게 사는 거지.”
언니 얼굴은 황홀 그 자체였다.
좋아하는 모습 보니까, 나까지 덩달아
행복해졌다.
이게 진짜 힐링이지 뭐.
집밥의 마음도,
호캉스의 호사도
둘 다 사랑이다.
하지만 가끔은,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하고
아무 책임도 없는 시간이 필요하다.
언니와 나,
웃고 마시고,
쉬고 풀어지고........
그날의 호캉스는 말 그대로 금상첨화였다.
아, 생각해 보니 또 가고 싶다.
https://suno.com/s/iBF576vshdD0ZTHd
작사:콩새작가
작곡:수노
1
힐링하자고 잡은 호텔,
언니는 또 앞치마를 맸지
코다리찜에 청국장
사랑은 늘 밥상 위에 있었지
비싼 방 예약해 놨다며
왜 또 손에 물을 묻히냐고
투덜대는 내 말에
언닌 그냥 웃었지
집밥도 사랑이고
도망도 사랑이야
오늘만큼은 아무도
아무도 돌보지 말자
와인 두 병, 야경 한 컷
미니바는 다 비웠고
수면바지로 마트까지
우린 참 잘 놀았어
엘리베이터 앞에서
괜히 웃겨서 찍은 사진
이 밤은 딱 이만큼
금상첨화였지
2
아침 커피 향기 속에
어제의 맥주는 잠들고
과일 한 조각 입에 물고
괜히 우아해진 우리
황실 마사지받는 언니
“야… 이거 진짜다”
그 한마디에
내 하루도 풀렸지
와인 두 병, 야경 한 컷
미니바는 다 비웠고
아무 역할 없는 밤이
이렇게 좋을 줄이야
언니 웃는 그 얼굴이
내 여행의 결론이야
힘든 날들 위에 얹힌
금상첨화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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