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에 도착해 처음 마주한 것은
도시의 타일로 붙여진 벽면이었다.
그 벽은 흔한 구조물이 아니었다.
타일로 덮인 표면이 빛을 받아 반짝이며,
마치 도시 전체가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져 있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처음에는 아름다움이 먼저 보였다.
파란색과 흰색이 반복되는 패턴은
단정했고, 과하지 않으면서도 시선을
끌었다.
그러나 조금 더 오래 바라보면, 그 안에는
기능과 시간이 함께 쌓여 있다는 사실이
느껴진다.
타일은 이 도시가 선택한 방식이었다.
뜨거운 햇빛을 견디고, 바람과 습기를
막아내기 위한 삶의 기술이었다.
그 순간, 벽은 더 이상 배경이 아니라
이 도시의 태도였다.
벽을 꾸미기 위해 붙인 것이 아니라,
오래 버티고 유지하고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결과였다.
그래서인지 타일 하나하나가 단순한
무늬가 아니라, 반복된 시간처럼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완벽하지 않았다.
일부는 깨져 있었고, 색이 바랜 곳도
있었다.
그런데 그 불완전함이 오히려 이 도시를
더 신뢰하게 만들었다.
새것처럼 꾸며진 표면보다, 시간을
견뎌낸 흔적이 더 설득력이 있었다.
사람의 이미지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이 타일 벽들은 순간의 인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반복과 일관성 속에서 형성되고,
결국은 시간에 의해 증명되었을 것이다.
아름다움은 꾸미는 데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지켜내는 방식에서 완성된다는
것을 리스본의 타일 벽은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https://suno.com/s/ET5tFvUioh8sDgMK
리스본의 벽
작사:콩새작가
작곡:수노
낯선 공기 속에 멈춰 선 그 순간
빛을 머금은 벽이 나를 불렀지
푸른 결 따라 흘러온 오래된 시간
말없이 도시의 이야길 건네고
바람과 햇살을 견뎌낸 흔적 위에
조용히 쌓여온 하루의 의미
나는 그 앞에 서서 알게 되었지
아름다움은 버텨낸 이름이라는 걸
빛나지 않아도 괜찮아
시간이 나를 말해줄 테니
흩어진 조각 같은 오늘도
언젠가 하나로 이어질 거야
지켜낸 마음 그 위에
조용히 남겨진 나의 색
그렇게 나는 완성되어
하루를 또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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