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브런치 작가 신청 공고가 눈에 들어와서 지원서를 작성하여 이메일을 보냈다. 지인으로부터 여러 번 떨어졌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그래 한번 지원해보자'라는 마음이었다. 선별 승인되어 작가가 되었다고 이메일이 왔다.
기쁜 마음에 브런치 공간에 글을 작성해보니 친절하게도 맞춤법까지 교정해준다. 혼자서 글쓰기를 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이 맞춤법이다. 아무리 정교하게 작성한다고 하여도 맞춤법은 글쓰기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2004년부터 인터넷 상에서 ‘어린이집 카페’를 개설하여 어린이집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일상을 <원장님 알림방>이라는 게시판을 만들어서 게시하였다. 틈틈이 시간 날 때마다 글을 작성하여 카페에 올린다.
어린이집 아이들, 부모님, 교직원, 나의 가족, 나의 지인들이 주로 글의 소재가 되어 관찰일지를 작성하듯이 써왔던 글들은 세월을 더하여 묵직함을 남긴다.
글을 읽어 본 부모님이나 지인들은 책을 출판해 보면 여러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라고 하였다. 그리하여 겁도 없이 작년에 책을 출판하였다. 출판을 시도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부끄러워도 그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또 이렇게 브런치 작가가 되어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이 생기니 지금 하늘을 나는 열기구를 타고 여행하는 기분이다.
나의 손가락은 춤을 추듯 미끄러지며 자판의 글자들 사이를 넘나들며 쉴 틈 없이 줄넘기하고 있다. 가볍게 시작한 일이 중요하게 돌아와 지금은 의무와 책임감을 갖고 글을 쓴다. 아이들과 살아가는 내 인생의 봇물 터지는 소재거리들은 종종 살만한 값어치가 있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준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은 현재 진행형이지만 아이들이 미래의 완성형 인간으로 성장하는데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며 즐거움이다. 소명이 되어버린 나의 직업, 어린이집 원장 선생님, 한 번 살다 가는 인생의 선물이다.
어린이집 원장 선생님의 '부캐' , 글 쓰는 작가, 하루에 30분씩 할애된 나의 시간은 20여 년이 지나니 '나만의 부캐'가 만들어지고 이제는 일상의 의미 있는 일이 되어버렸다.
어린이집 원장 선생님이 브런치 작가가 되어 인터넷 공간에서 어린이집이라는 시간적, 물리적 공간 안의 소식을 전하고 알릴 수 있어서 의미가 있다.
나에게 관찰되는 어린이집의 일상의 기록들은 아이들에게는 행복을 안겨주고, 영유아를 둔 부모님들에게는 ‘안심 보육’이라는 믿음을 주고, 교직원들에게는 자긍심을 갖게 해 주고, 지인들에게는 즐거움과 다정함을 주고, 일반인들에게는 상식이 느는 즐거움을 주고 싶다.
브런치 작가로 이 많은 것들을 글쓰기를 통해서 이루고 싶다. 브런치 작가라는 명제 앞에서 기쁨으로 밤잠을 설치며, 어린이집 식재료 배달 기사님과 마주치는 새벽 출근으로 글을 쓰고 있는 내 모습에 웃음이 난다.
코앞에 있는 모니터의 글자가 희미해 정확히 보려고 돋보기를 쓰고서, 어눌한 독수리 타법으로 ‘탁, 탁, 탁, 탁' 빠르게 잘도 써 내려가는 나는 56세의 어린이집 원장 선생님이다
오늘도 안녕, 어린이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