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육아

by 남궁인숙

출근하면서 제일 먼저 어린이집 앞마당 텃밭 앞에서 쌍둥이 친구들을 만났다. 남자 쌍둥이와 여자 쌍둥이들이다. 엄마와 할머니 손에 이끌려 유모차에 타 있기도 하고, 안겨 있기도 하고, 걸어오기도 하는 이 아이들과 매일 아침 제일 먼저 만나게 된다.

등원하는 길에 산책하며 시간을 보내는 걸 보니 9시 이전에 어린이집 현관을 들어서는 게 미안한 모양이다. 놀이터를 한 바퀴 돌고, 상자 텃밭을 둘러보고, 정확히 9시가 되면 어린이집 초인종을 누른다.

코로나 2단계 격상으로 어린이집은 휴원 중이며, 긴급 보육을 원하는 아이들만 대여섯 명이 등원하고 있다. 그중 이 쌍둥이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80%다. 쌍둥이 엄마들은 쌍둥이를 키우는 일이 쉽지 않은 모양이다.

아이들을 꼭 보내야 한다면서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담임선생님께 문자를 보내고, 어린이집은 아이들 등원을 막을 이유가 없다. 엄마들은 필요시에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어린이집이기 때문이다.

쌍둥이 육아는 할머니도 버겁고 엄마도 버겁다. 요즘처럼 여유 있는 어린이집 공간은 어쩌면 이 쌍둥이들에게는 최적의 공간이 아닐까 생각된다. 육아는 정답이 없다. 쉽고 어렵고의 문제도 아니다.




21세기는 행복한 육아를 할 수 있는 좋은 시절이다. 꼰대스럽지만 라떼는 지금보다 아이 키우기에 좋은 환경이 아니었다. 지금은 훨씬 좋은 상황임에도 엄마들은 아이 키우는 일이 버겁다고 한다.

시절이 좋아져서 힘든 일을 안 해봐서 그럴까? 라떼는 직장을 다니는 여성들이 지금처럼 어린이집이 잘 되어 있지도 않았지만, 숙명으로 여기며 힘은 좀 들어도 엄마의 몫으로 알고 필연적으로 키웠다.

아이의 발달단계를 이해하며 정서적으로 안정되게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더욱 아니었고, 정신없는 육아를 하면서 엄마는 끊임없이 성장하면서 어른이 되었던 것 같다.

내가 요즘 드는 생각은 '완벽한 육아'가 아니어도 엄마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필라테스를 하고, 브런치를 즐기고, 취미활동을 하며 자아를 찾는 일도 중요하겠지만 육아를 하면서 엄마가 행복하면 아이들은 당연하게 행복할 것이다. 요즘 젊은 엄마들이 행복할 일이 무엇인지 누군가가 알려줬으면 좋겠다.




아이들은 한여름의 꿈을 꾸는 존재다. 봄에 뿌려둔 씨앗들은 한여름엔 흐드러지게 꽃을 피워 희망을 주고, 눈부신 황금의 가을엔 풍성하게 열매를 맺어 선물을 주며, 겨울을 보다 따듯하고 배부르게 해 준다.

한여름에 꿈을 꾸는 아이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꽃을 피울 것이고 눈이 부셔 아찔해질 것이다.

조금만 참고 기다려 보자. 아름다운 육아는 긴 기다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