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샀더니
밤사이에 조카에게 문자가 들어와 있었다. “이모, 꽃을 사 왔더니 기분이 좋아요.ㅋ"
두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화훼시장을 둘러보며 육아에 지친 시름을 꽃을 사는 사치로 힐링 하고 있는 것 같다. 그 동안 심신이 지쳐 있는 자신에게 선물하듯이 한 아름 꽃을 샀을 것이고, 집안의 겨우내 묵은 인테리어 소품들을 정리하고, 사들고 온 꽃을 예쁜 꽃병을 찾아 꽂아두니 기분이 좋아져서 이모에게 문자를 보냈을 것이다.
나는“어린이집 화단에 꽃을 심었더니 기분이 좋아. ㅋ"라고 화답을 해주었다. 이렇게 기분 좋게 춘삼월의 아침 시간을 열어본다.
문득 '사람들이 꽃을 사는 마음은 어떨까'라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는 꽃을 사는 마음은 장미가 시드는 순간만큼 행복해지는 것을 알면서도 산다고 한다. 일단 꽃을 사러 화원을 방문하여 꽃들을 보는 순간 마음이 평화로워지면서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이 분비된다. 다양하게 꽃을 고르는 행복한 마음은 부자가 된 것 같고, 입가엔 저절로 미소가 흐른다. 안개꽃, 달리아, 프리지어, 튤립, 캘리포니아 블루, 반지 꽃, 비올라, 치자꽃, 알스트로메리아, 애니시다, 라벤더, 베이지, 금잔화, 양귀비, 수국 등등 꽃들은 이름까지도 참으로 예쁘다.
언젠까 유럽을 여행하면서 유럽 사람들이 가장 부러웠던 것 중에 하나는 집집마다 베란다나 대문 등에 걸려있는 무심코 놓아둔 것 같은데, 너무 소담스럽게 잘 자라 준 귀엽기도 하고 순박하기도 하면서 수줍은 듯 방긋 웃어주는 화분들이었다.
아침부터 코로나19로 휴원 상태인 어린이집이 너무 고요하여 화원에 갔다. 아이들이 등원하는 따뜻한 날에 화사하고 싱그러운 아름다운 봄꽃을 보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등원하고, 어린이집에서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봄꽃을 텃밭에 심어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화원 사장님은 꽃 소비가 줄어 화훼업계에서는 걱정이 많다고 한다. 졸업식, 입학식, 단체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어 막막하다고 한다.
‘그래, 봄을 사자!’
미약하지만 화훼농가에도 보탬이 되고, 아이들의 기분도 좋게 하고, 오고 가는 지역주민들도 즐거워할 텃밭에 꽃을 심어보자. 그래서 나는 눈이 즐거운 봄을 샀다.
태양을 바라보는 꽃은
흐린 날 조차 태양을 찾습니다.
- 로버트 레이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