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 관심을 가지면서 동네 어귀의 담벼락에 피어 있는 들꽃들까지도 자세히 관찰하는 버릇이 생겼다. 어린이집 상자 텃밭에도 키 작은 꽃에서 키가 큰 꽃까지 다양하게 피어있어 지나가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나팔꽃, 해바라기, 코스모스, 채송화, 봉숭아 등 어느 것 한 가지도 예쁘지 않은 것들이 없다.
특히 큼지막한 접시를 연상시키는 해바라기 꽃은 해를 닮은 노란 꽃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한그루에 꽃송이가 한 두 개정도 달려서 노란 꽃잎이 해를 향해 뻗어나간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다른 꽃에 비해 꽃잎보다 그 안에 채워진 꽃가루들이 훨씬 많다.
씨앗을 많이 만들어내려고 꽃가루가 더미를 이룬다. 씨앗을 많이 받아내려고 개화시기도 빠르고 어디서든 잘 자라는데 시드는 시간도 그만큼 LTE급이다.
‘어! 예쁘다’ 하고 다음날 와서 보면 어느새 꽃잎은 시들고 꽃가루는 씨앗이 되어 언덕만 한 더미를 드러낸다. 씨앗 더미의 풍성함을 보니 '마음 밥그릇'이 큰 꽃인 것 같다.
해바라기 씨는 정확히 말하면 열매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인들은 해바라기 씨앗은 기름을 짜거나 식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기른다. 한 그루만 심게 되면 자가수분으로 속 빈 씨앗이 많이 나올 수 있다. 그래서 모둠으로 심어주는 것이 좋다.
씨앗은 또한 유용한 부분이 많다. 비타민B와 비타민 E, 오메가 3, 마그네슘 등이 많아서 주로 식용으로 쓰인다. 간간히 메이저리그 야구선수들이 경기장에서 해바라기 씨앗을 주전부리용으로 활용한다. 멀리서 보는 야구팬들에게는 선수가 껌을 씹는 모습으로 비치지만 찰나의 빛나는 아이디어를 주기 위한 에너지 보충제다.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기력을 보강하기 위해 품속에 품고 다녔다는 해바라기 씨앗은 우울증, 불면증에도 좋다.
늦은 봄에 뿌려 둔 해바라기가 멀대같이 허약하게 키만 자랐다. 그 큰 키가 부담스러워 보이는 데 거기에 얼굴만 한 꽃을 겨우 피우고 있다. 가을볕에 꽃의 대가 까맣게 변해가는 걸 보니 머지않아 뿌리가 썩어서 죽을 것 같다. 잘 키운다고 매일 준 물의 양이 너무 많았던 탓이다. 무엇이든 과하면 안 된다.
마음 밥그릇이 큰 해바라기를 바라보며 또 한 수 배우고 지나가는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