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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새작가 Jul 11. 2024

오호라, 연꽃이구나

 양평 세미원으로 유아 숲교육을 공부하는 동료들과 함께 워크숍을 떠났다.

지하철을 타고 경기도 양원역에서 하차하였다.

금강산도 식후경, 우리는 식사부터 하고 세미원에 입장하기로 하였다.

우연히 찾아 들어간 집이 맛집이었을까?

친절한 주인의 안내에 따라 막국수 먹는 법을 전수받아 맛있게 한 사발을 후루룩 마시듯 먹고서 세미원에 입장하였다.

요즘 세미원에서는 연꽃축제가 한창이었다.

세상의 많은 연꽃은 이곳에 모인 것 같다.

연꽃 향연에 눈을 못하고 나는 많은 연꽃에 매료되었다.

붉은 연꽃, 하얀 연꽃, 수련, 노란 작은 연꽃들이 피어 있었다.

수면 위에 펼쳐진 연꽃잎은 발수성이 있어서 물이 스며들지 않고, 또르르 연잎 위에 몽글몽글한 게 옮겨 다니면서 옹기종기 맺혀있었다.

연잎은 우산이 뒤집어진 것처럼 가운데는 움푹 패어 있었다.

가운데 동전만 한 크기의 패인 곳의 문양은 보는 사람마다 각기 다른 물체를 떠올리게 하였다.

'개구리 소년 왕눈이'가 연꽃잎 위에서 뛰어놀던 만화영화를 떠올리게 하였다.

잎과 꽃은 수면보다 높이 솟아올라 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부처님의 탄생을 알리려고 연꽃이 피었다고 생각다.

연꽃은 생명의 근원과 자비로움을 의미하는 대자대비를 상징하며, 극락에서 모든 신자는 연꽃 위에서 신으로 태어났다고 믿었던 것이다.

중국에서는 연꽃이 지저분한 진흙 속에서 아름답고 깨끗한 꽃으로 는 모습을 보고서 속세에 물들지 않는 '군자의 꽃'으로 표현하였다.

우리나라 연꽃의 역사를 살펴보면, 불교의 출현으로 연꽃이 알려졌다는 내용을 고구려 시대 벽화고분에서 찾아볼 수 있다.

북한 국보 제28호인 ‘안학 3호분'의 연꽃을 통해서 고구려 소수림왕 시대에 불교가 전해졌다고 추측하였다.

사찰 안에 연못을 조성하여 연꽃을 심기 시작했다.

연꽃은 연못처럼 물 빠짐이 좋지 않은 곳에 심어야 잘 자라는 성질을 지녔다.

꽃은 씨앗이 많아서 다산의 상징이 되었다.

낮에 활짝 폈다가 밤에는 꽃잎을 닫아버리므로 더욱 매혹적으로 느껴진다.

불교미술에서도 연꽃 문양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


 양평 세미원에는 연꽃많이 펴 있었지만 곳곳에 수련들도 연못에 피어있었다.

자세히 보니 수련과 연꽃은 비슷하지만 다른 부분이 있었다.

수련은 땅속줄기에서 잎자루가 솟아올라서 물 위에서 잎을 피웠다.

받침이 고, 정오에 꽃이 피고 저녁에 오므라드는 성질은 연꽃과 같았다.

이런 성질로 수련은 '잠자는 연꽃'이라고 이름이 붙여졌다.

연꽃처럼 수면 위로 잎이 높이 솟아 있지 않고, 꽃들도 수면과 비슷한 높이에서 피어났다.

잎이 갈라져있고, 발수성은 없으며 잎의 표면에 물이 묻어 있다.

앞면은 녹색으로 윤기가 있고, 뒷면은 자줏빛으로 두꺼운 질감이 느껴졌다.

수술과 암술이 많은데 암술은 꽃받침에 반 정도 묻혀 있었다.

꽃말이 '청순한 마음'이라고 하는데 꽃의 자태를 보면 청순함이 느껴진다.

연못 안 수련을 보면서 프랑스 파리에서 북부로 가다가 지베르니에 들렀던 기억이 났다.

프랑스 화가, 클로드 모네는 자기 집 정원에 연못을 만들어서 그곳에서 수련을 키웠다.

수련을 보면서 사시사철 수련을 연작으로 그렸고, 빛은 곧 색채임을 증명하듯이 빛과 그림자를 병치하여 화폭에 아름다운 작품들을 많이 남겼다.

양평 세미원에는 곳곳에서 수련을 그리고 있는 클로드 모네가 움직이면서 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한참을 돌아서 걸어가다 보면 장독대로 만든 분수가 나왔다.

이해가 잘 되지는 않았는데 분수의 의미가 한강의 아름다움과 가정의 안녕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분수에서 나오는 물줄기는 지나가는 관람객들에게 한여름 시원함을 안겨주었다.

세미원에는 소나무와 무궁화가 많이 심어져 있고, 나이 많은 느티나무는 지나가는 이들에게 쉼터를 제공해주고 있었다.

세미원을 한 바퀴 돌아다녀보니 출출해졌다.

연잎으로 만든 두물머리 연핫도그를 한 개 사서 커피와 함께 먹었다.

핫도그가 얼마나 크던지 금방 배가 불렀다.

축제기간이어서 한편에서는 버스킹이 한창이었다.

가수 이름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열정적으로 노래하는 가수와 연주자들과 함께 참여하면서 한동안 즐겁게 관람하였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흥이 많은 것 같다.




  아무리 나쁜 환경에 처했을지라도 원래의 마음은 자신의 성정을 잃지 않아야 하고,

탐욕에 물들면 안 된다는 것을 연꽃잎에 물방울이 묻어나지 않는 것을 보면서 배워야 한다고 했다.

세미원의 연꽃을 보면서 많은 생각들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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