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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새작가 Dec 24. 2021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 앙리마티스

  어쭙잖게 시작한 그림 그리기가 어느덧 2년이 다 되어간다. 지금보다 나이가 더 들었을 때 시간을 보낼 취미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였다.

  그림을  취미로 그리기 시작했더니 더 욕심이 생긴다. 내가 쓰는 글들이 출판이 되어 세상에 내보여진다면 책의 표지는 내가 그렸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그 글의 삽화도 직접 그려 넣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림을 그리는 일주일의 두 시간은 나만의 세계 속에 살고 있는 것이고, 그림을 완성하고 나면 커다란 감동이 몰려와 뿌듯해지면서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

  평소에 스트레스로 힘들다면 그림을 취미로 시작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처음 그림을 그리려고 캔버스를 마주하면

막막해진다. 무엇을 그려야 할지, 어떻게 그려야 할지, 어디서부터 스케치를 해야 할지, 평소에 그림에 대한 조예가 없기에 더욱 어려웠다. 그래서 한 주도 빠지지 않고 그림을 그리려고 부단히 노력하며 손에서 붓의 감각을 익히려고 애를 썼다.

  4개월 동안 꼬박 일주일에 2시간씩 할애하며 앙리 마티스의 그림을 모사하기 시작하였다. 지루하지만 덧칠하기를 수십 번이다. '명작이 탄생하려나?' 그림을 그리고 수정의 시간을 거치면서 덧칠에 질려버린 작품이 되었지만 드디어 마무리가 되었다.

  커다란 꽃 한 송이를 그리면서 네 시간, 작은 꽃송이를 그리면서 네 시간, 잎을 그리면서 네 시간, 바탕을 칠하면서 네 시간, 화병을 그리면서 여섯 시간, 꽃들에게 물감을 올리면서 10시간을 보내고 나니 어느덧 캔버스 가득 느낌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려놓고 보니 앙리 마티스의 작품을 보면서 그렸지만 느낌이 전혀 다른 나만의 창조물이 되어 있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했던가? 모방과 창조는 전혀 다른 단어 같은데 결국엔 일맥상통한다.


       그림출처 - 구글 이미지, 앙리 마티스 작


  언제가 신은경 아나운서가 썼던 글에서 읽었던 '쉐도잉'이라는 단어를 떠올려 본다. 외국어를 들으면서 계속 다른 언어를 바꿔서 즉시 통역을 기 위해 외국인이 말하는 것을 한번 듣고 그대로 따라 하는 학습법을 '쉐도잉'이라고 한다. 외국어의 정확한 발음, 인토네이션, 리듬감 등을 익히기 위한 최고의 학습법이다.

  나는 앙리 마티스가 그린 그림과 똑같이 그려보고 싶어서 앙리 마티스의 그림을 쉐도잉을 하였다.

 다시 말하면 모방을 하기 위해 반복하고 반복하기를 계속하면서 반복연습을 다.

  앙리 마티스 작품의 쉐도잉 결과가 나름 만족스럽다. 시간과 노력을 들인 만큼의 내 맘대로 칭찬하는 결과물이다.


   자신의 그림 실력의 향상을 위해 누군가가 먼저 그린 그림을 따라 그리는 일은 좋은 학습법이다. 무조건 따라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잘 그린 사람의 작품을 모방하면서 그림 그리는 실력을 키우고, 나만의 스킬이 있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는 어렵지만 유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은 훨씬 쉽다. 예를 들면 독수리의 비행을 보면서 라이트 형제는 비행기를 발명하였고, 전신수영복은 상어의 피부를 보고서 마찰력을 감소시켜 개발하였으며, 고속열차의 앞머리는 물총새를 보고 만들었고, 나노 잎 전기 화학적 촉매 개발은 식물의 잎에서 아이디어를 냈다고 한다.

  어떤 것도 낯선 것에서 유를 창조하지는 않는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세상에는 새로운 것이 없으니 창조를 하려고 마음먹었다면 모방하겠다는 마음 가짐으로 하는 것이 좋다'라고 한다.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훔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창조를 위해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에서 도움을 받으라는 뜻이라고 한다.

  나만의 그림 세계를 추구하기 위해 끊임없이 그림을 그려본다. 막연하게 그리기에는 그 길이 멀고 험하니 누군가 먼저 내어 놓은 길을 따라서 열심히 쫓아가 보면, 나만의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 절대적인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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