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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예수를 다시 물어야 하는가

교회를 떠난 자리에서 남은 질문

by Francis Lee

1부. 왜 우리는 예수를 다시 물어야 하는가

이 1부는 답을 주기 위한 장이 아니다. 오히려 독자가 오랫동안 회피해 왔거나 너무 빨리 봉합해 버린 질문을 다시 열어두기 위한 공간이다. 교회를 떠났든, 아직 남아 있든, 이 부를 읽는 동안에는 ‘정리된 신앙인’이 되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 불편함, 분노, 허탈함, 미련 같은 감정이 올라와도 괜찮다. 이 부는 신앙의 출발선을 다시 그리는 장이 아니라, 이미 출발해 버린 삶 한가운데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질문을 붙드는 연습이다.


1장. 교회를 떠난 자리에서 남은 질문


교회를 떠났다고 말할 때, 많은 사람들은 이미 결론이 난 것처럼 이야기한다. 믿음을 잃었다거나, 신앙에서 실패했다거나, 더 이상 종교가 필요 없어졌다고 말이다. 그러나 실제로 교회를 떠난 사람들을 가까이서 만나보면, 그들의 상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오히려 정반대에 가깝다. 믿음이 끝나서 떠난 것이 아니라, 질문이 끝나지 않아서 떠난 경우가 훨씬 많다.


교회를 떠난 이후에도 어떤 질문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나는 무엇을 믿고 있었던 걸까?”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가?” “교회를 떠난 지금, 나는 여전히 신앙인일 수 있는가?” 이런 질문들은 교회를 다닐 때보다 오히려 더 선명해진다. 예배당이라는 공간과 익숙한 언어, 공동체의 리듬이 사라진 자리에서, 신앙은 더 이상 자동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바로 그때 질문은 피할 수 없는 것이 된다.


흥미로운 점은, 교회 안에 있을 때보다 교회를 떠난 이후에 예수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교회에서는 늘 예수의 이름이 반복되었지만, 정작 그가 어떤 인물이었는지, 왜 그렇게 살았는지, 왜 그렇게 죽었는지에 대해서는 깊이 묻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많은 경우 교회는 질문을 던지는 공간이 아니라, 이미 준비된 답을 반복하는 공간이었다. 그 답을 받아들이는 것이 곧 신앙이었고, 질문은 신앙의 결핍이나 흔들림으로 간주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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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오래 살면서 종교와 여행과 문화 탐방에 관심을 기울인 결과 지식으로 농사를 짓게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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