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독일인의 사랑: 휴식과 음식

by Francis Lee
바이에른 주 발베르그 산 풍경


여행의 목적은 앞에서 말한 대로 휴식과 자아 성찰이다. 이를 위해 최적의 조건은 자연과의 합일이다. 그러나 우리 속담대로 금강산도 식후경인 법이다. 그래서 좋은 휴식에는 맛난 음식이 반드시 따르게 된다. 독일에는 여러 전문가가 말하는 다양한 ‘10대 요리’가 있다. 여기에서도 원래 그것을 소개하려 했으나 사실 무의미한 선택이다. 음식은 개인의 기호에 따라 맛을 느끼는 것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기에서는 독일 전역을 대표하는 음식을 중심으로 살펴본 것이다.


앞에서도 말한 대로 여행의 백미는 ‘멍 때리는’ 휴식, 아늑한 숙소와 더불어 맛난 음식이다. 다시 떠올리는 독일 속담에 ‘Liebe geht durch Magen’이라는 말이 있다. 사랑은 배를 통해 전해진다는 말이다. 맛난 음식을 나누어 먹으면 없던 사랑도 저절로 생기기 마련 아닌가? 독일을 여행하면서 각 지방과 도시의 특색 있는 맛 난 음식을 즐기는 기쁨은 더 이상 강조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잘못 알고 있는 것처럼 독일에 소시지와 맥주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하는 기쁨도 매우 크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해외 관광을 나서면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한국 음식을 싸 들고 간다. 물론 물 설고 낯선 곳에 가면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다. 그리고 평소 먹던 음식과 너무 다르면 스트레스도 쌓이기 마련이다. 그러나 기왕 그 먼 곳까지 여행을 왔으면 그 나라 음식, 그 동네 음식을 맛보고 그 음식에 담긴 사연도 알아보는 맛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요즘 한국 방송에는 외국인이 한국 음식을 기꺼이 먹고 즐기는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그들에게 한국의 모든 음식이 입맛에 맞을 리가 없다. 그러나 내가 독일에서 체험한 바로는 독일인들은 외국 음식, 그들의 말로 하자면 ‘이그조티쉬’(exotisch)한 음식을 매우 즐긴다. 그래서 독일의 웬만한 중소도시까지 유럽의 여러 나라만이 아니라 중동과 아시아 음식도 맛볼 수 있다. 그 식당에는 늘 독일인들이 북적댄다. 겉으로 볼 때 독일인이 매우 폐쇄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뜻밖에 여행과 음식에서 매우 개방적이다.


그런 독일에 가서 독일식 휴식과 음식을 맛보는 체험을 하면서 세상을 보는 눈을 좀 더 열 기회를 찾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먼 나라에 가서 한국 음식 먹고 한국 사람끼리만 어울리다 오면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의미를 제대로 얻을 수 없다. 과연 여행을 왜 하는가? 과거 유럽에서는 여행이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인생 공부의 방법으로 여겨진 때가 있었다. 그래서 독일의 문호인 괴테도 수시로 여행을 다녔다. 단지 휴식만이 아니라 문자 그대로 견문을 넓히는 기회를 찾기 위해서였다.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세계 10대 국가에 버금가는 정도로 성장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 지위에 걸맞은 세계적 안목과 열린 마음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 훈련을 한반도 안에 머물고 있으면 할 수가 없다. 그리고 해외여행을 가서도 한국 음식만 찾고 한국인끼리만 몰려다니면 해외에 나가지 않은 것이나 진배 업다. 여행과 음식을 통해서도 다른 나라를 배울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은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얻은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깊이가 있다. 모쪼록 이 책이 그런 기회를 찾는 데 작은 도움이 되기를 다시 한 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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