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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May 08. 2024

0.73%p 차이는 되고 5.4%p 차이는 안 되나?

민심은 이미 기울어졌다.

<조선일보>의 짝퉁으로 살아가는 <데일리안>의 김수현이 ‘5.4%p 차이로 입법 독식해 놓고 힘자랑하는 이재명’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철이 지난 ‘이재명 대표 죽이기’를 여전히 시전하고 있다.(링크: https://v.daum.net/v/20240508070004335) 세상이 바뀐 것을 아직 모르는 모양인데. 이러니 수구 세력이 늘 패배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모름지기 기자가 되고 싶으면 시류를 정확히 읽어야 하는데 시대정신과 집단의식의 의미조차 모르는 모양이다. 물론 이런 증상이 어디 <데일리안>만일까? 요사이 조·중·동도 갈피를 못 잡고 김여사 내치기를 시전 하다가 갑자기 윤 대통령 하야를 주장하다가, 다시 이재명 대표 타도를 외치고 있다. 보수 진영의 CPU가 고장이 나도 단단히 고장이 난 모양이다.    

 

나경원이 이재명 대표를 ‘여의도 대통령’으로 지칭한 후유증이 제법 거세지는 모양새다. 수구 세력이 너도나도 나서며 ‘여의도 대통령’ 경계령을 발령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5.4%p는 어디서 나온 숫자인가? 김수현의 기사를 인용해 본다.     


“중요한 점은 민주당 압승을 이끈 지역구 득표율은 전체의 50.45%로, 겨우 절반을 넘겼다는 거다. 5.4%p 차이에 불과한 45.05%의 유권자는 민주당보다 71석이나 적은 90석을 얻은 국민의힘 후보들에게 표를 줬다. 득표율 차는 5.4%p인데 당선자 수는 두 배 가까이 벌어진 것이다. 단 1표만 이겨도 모든 권력을 독점하는 소선거구제 덕을 제대로 봤다는 이야기다.”    

 

뭐 얼른 들으면 그럴듯한 말이다. 그러나 왜 하필 지역구만 따로 계산했나? 당연히 민주당의 후광으로 12석을 얻은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을 깎아 먹기 위한 수작이다. 지역구는 어차피 지역 사정에 따라 후보를 택하게 되어 있다. 이는 미국과 독일과 같은 선진국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 수치를 총합해서 비교하는 것은 사실 의미가 없다. 전국 단위로 비교하려면 비례대표 득표율로 따져야 한다.     


지난 총선에서 비례대표 지지율은 어땠나?    

 

비례대표를 합쳐서 전체 의석 비율을 본다면 민주당이 58.3%이고 조국혁신당이 4%다. 합치면 64.3%다. 국민의힘은 36%에 불과하다. 이런 선거 결과는 한 마디로 동서 분열의 극한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선거 지도를 보면 대한민국을 종단한 모습이다. 중앙선에서 동쪽으로는 시뻘겋다. 빨갱이를 그리도 싫어하는 경상도가 붉게 물들어 있다. 땅 면적으로 따지면 더 넓다. 그런데도 그렇게 보수 진영이 영끌해서 모아봐야 36%에 불과하다. 보수 진영이 소수라는 말이다. 그런데 김수현은 이런 현실을 왜곡하여 5.4%p라고 우긴다. 하기는 대통령이 ‘바이든’을 ‘날리면’이라고 우기는 세상인데 뭔들 못할까?    

  

비례대표 득표율을 보면 국민의힘의 아바타인 국민의미래는 36.67%의 지지율을 얻었다. 더불어민주연합은 26.69%, 조국혁신당은 24.25%다. 수구 진영은 36.67%인데 비해 진보 진영은 50.94%다. 진보 진영은 지역구 지지율인 50.45%와 엇비슷하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지역구에서 얻은 45.05%는 전 국민의 마음보다 8.38%p 뻥튀기된 숫자로 찐심, 진짜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말이 된다. 전라도보다 쪽수가 2배나 많은 경상도에서 보수 후보에게 몰표를 몰아준 결과다. 결국 지역구와 비례대표 지지율의 차이는 수구 진영을 착각하게 만드는 허수라는 말이다.


사실이 이런데도 수구 언론들은 오늘도 조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 조작이 먹혀들면 문제지만 이제 안 통한다. 과거 종이신문에 실린 일방적인 기사만으로 정보를 얻어야만 했던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독재자 트리오 시대와는 다른 세상이니 말이다. 증산교의 유명한 말이 있다. ‘물질이 개벽하니 정신을 개벽하자.’ 세상이 바뀌면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한국의 그 잘난 수구 세력은 도무지 생각을 바꿀 생각이 조금도 없다. 그저 과거의 영광에 취해 그 세상이 다시 오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을 뿐이다. 그러니 무슨 발전이 있겠나?  단순한 더하기 빼기도 못하는 자들이 수구 진영에 잔뜩 몰려있으니 렬과 미적분보다 어려운 정치를 어찌 할 수 있을까?  


전국구든 지역구든 민심은 이미 윤석열 정권을 떠났다는 명백한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수구 진영은 5.4%p 차이 타령이나 하고 앉아 있다. 다 양보하고 김수현의 말대로 겨우 5.4%p의 차이가 난 선거라고 하자. 그렇다면 ‘겨겨우’ 0.73%p 차이로 신승한 윤석열 후보의 선거 결과는 왜 시비를 안 거나? 그리고 윤석열 정권이 지난 2년 동안 나라를 뒤집어 놓아 동서 분열의 극을 이루게 만들고 북한과는 전쟁 직전의 상태를 유지하고 중국과는 단교 가까운 관계를 만들어 놓고 미·일에 간과 쓸개를 내주고는 아무것도 못 얻어내고, 김여사 문제로 점점 구렁텅이에 빠지는 것은 왜 비판할 생각조차 못 하나? 그러고도 언론이고 기자인가? 그래서 <데일리안>을 찌라시라고 부르고 김수현을 기레기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저 이재명 대표만 욕하면 월급이 착착 나오던 시대는 갔다. 만만한 야당의 대표를 욕하면 수구 세력에서 밥 한 끼 사주던 시절도 갔다. 윤석열 정권은 이미 레임덕을 지나 하야나 탄핵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데도 수구 진영의 누구도 정신을 차리고 있는 모습이 안 보인다. 윤 대통령이 자리를 내주고 나면 무엇을 할지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이미 플랜 B, C, D 정도는 나왔어야 한다. 그런데 함량이 지극히 미달하는 한동훈을 ‘키워 볼’ 생각 말고는 없다. 이미 이재명 대표에게 두 번이나 박살이 난 한동훈을 어디에 쓰겠다는 말인지 참으로 애잔하다.    

 

통상적으로 선진국의 보수 정당은 나라의 중심 역할을 한다. 독일의 CDU가 그렇고 미국의 공화당이 그렇다. 사회가 지나치게 빨리 변하는 데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본적인 사회적 가치, 그 가운데 전통이 깊은 가치를 보존한다. 대표적으로 가족, 연대, 애국심, 사회 통합, 이른바 대동의 정신이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오합지졸이 모여서 경상도당이 되어 버렸고 수구 언론은 이재명 대표 때리기에 지쳐서 이제는 뭘 하려는지 방향 감각도 상실한 모양새다. 이러니 보수 진영이 차기 후보를 만드는 시스템이 전혀 작동할 수 없는 것이다.      

지금 이재명 대표가 여의도 대통령으로 군림하게 된 것은 그의 탁월한 정치 감각과 노련한 형세 판단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구 진영의 자중지란과 무대책도 그 못지않은  이바지를 했다. 그런 와중에 숫자놀음이나 하고 앉아 있으니 그 앞길이 어떨지는 너무나 뻔한 일 아닌가? 천운이 이제 이재명 대표에게 옮겨가고 있는 것이 거의 분명해 보인다. 그가 어떤 선택을 할지에 따라 이제 나라의 운명이 바뀔 모양이다. 5.4%p 차이로 대권을 잡는다면 0.73%p 차이로 잡은 윤 대통령보다 7배는 국정 운영을 잘하지 않을까? 김수현의 논리대로라면 이재명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보다 민심을 7배나 더 많이 반영한 지지를 얻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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