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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Dec 04. 2024

군사 쿠데타를 걱정해야 하나?

윤석열이 시작한 정치 혼란을 빨리 끝내야 한다.

예상대로 윤석열의 친위 쿠데타는 한바탕 코미디로 마감되는 양상이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윤석열이 술에 취해 객기를 부린 것으로밖에 해석이 안 되는 이 사태를 잘 마무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윤석열의 객기로 시작된 국정 혼란이 군사 쿠데타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정희나 전두환이 권력에 눈이 어두워 군사 쿠데타라는 역적질을 저지른 핑계는 ‘정치 사회적 혼란’이었다. 이승만이 국정 혼란을 수습하지 않고 혼자 살겠다고 꽁지 빠지게 하와이로 도망간 이후 1960년 한국 정치는 독재자가 남긴 후유증을 수습하느라고 혼란스러웠다.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하자고 도입한 의원 내각제가 정착되려면 시간이 필요했다. 그런데 그런 적응기에 당연히 따르는 정치적 다툼을 핑계로 박정희가 쿠데타를 일으켰다. 그 당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박정희가 측근의 총알에 비명횡사한 이후 갑작스럽게 닥친 서울의 봄의 정치적 다툼도 전두환에게 권력을 장악할 핑곗거리가 되었다. 그런데 5.16과 12.12 역적질에는 많은 군인이 필요하지 않았다. 사단급 군대를 동원하는 것으로 충분했다. 휴전선을 사수해야 할 군대를 동원하여 국가 위기를 자초한 두 ‘역적’ 박정희와 전두환은 결국 국가반란죄를 비명횡사와 사형선고로 심판 받았다.     


그런데 윤석열이 벌인 한 바탕의 코미디 쇼로 이제 한국의 정치도 큰 소용돌이에 빠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이 자신의 죄를 깨닫고 스스로 물러나는 조치, 곧 하야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이 아니라 윤석열 탄핵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박근혜 때 볼 수 있었던 것처럼 탄핵에는 몇 달의 시간이 걸린다. 그러면 탄핵을 이슈로 사회는 극렬하게 분열될 것이고 당연히 혼란이 따르게 된다. 게다가 현재 극한의 상황에 몰린 경제 파탄으로 불만이 극에 이른 국민들이 시위에 나서게 될 것이다. 그러면 당연히 정치 사회적 혼란이 야기된다.     


바로 이런 정치 사회적 혼란이 군부에는 좋은 핑곗거리가 된다. 정치가가 잡지 못한 사회질서를 군부가 잡겠다는 망상에 빠지는 군인이 반드시 나오게 되어 있으니 말이다. 그런 미친 정치군인이 쿠데타를 도모하는 순간 대한민국은 진짜로 망국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군부 독재가 나라를 살린 경우는 역사적으로 그 사례가 없다. 군부 독재는 사회를 후퇴시키고 독재자와 그의 추종자들만의 이익을 도모하고 정치 부패를 가속화시킬 뿐이다.     


윤석열의 미치광이 짓이 이런 참담한 결과를 낳지 않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군사 쿠데타를 막아야 한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국민이 깨어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수구와 보수도 모자라 서로를 ‘토착왜구’와 ‘빨갱이’로 몰아가며 죽이지 못해 안달하는 국민이 있는 한 깬 시민의 목소리는 제대로 들리지 않을 것이다. 비상계엄 해제는 문제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문제의 시작일 뿐이다. 그리고 이제부터가 더 큰 일이다. 혼란이냐 새로운 질서냐의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그저 천지신명께서 5천 년을 지켜온 이 니라를 계속 지켜주시기만 바라야 하나? 기가 막힐 뿐이다. 그래서 참으로 우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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