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박용'으로 태어나지 않았어도 차박을 하기에 너무 근사한 차들이 있다.
작은 차를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늘 큰 차를 사곤 했다.
작고 빠르고 특별한 차. 그런 차가 내 차여야 하는데, 늘 크고 밋밋한 ‘우리 차’를 소유했다.
자동차 전문가인양 행세할 때, 내 소유의 차종을 확인한 사람들은 여지없이 실망스런 표정을 짓곤 했다.
"자동차 전문지 편집장이 왜 그런 차를 타죠?"
그럼 고풍스런 클래식카나 슈퍼카라도 타고 다닐 줄 알았는가?
‘나도 엄연한 가장이라고 이 사람들아.’
그렇게 속으로 쏘아주곤 했다. 누구나 입장이라는 게 있다.
내 입장은 이거다.
내가 좋아하는 차와 가족이 필요한 차를 동시에 가질 수 없어서 어중간한 차를 타는 서민 가장이라는 것.
한동안 그랬다. 아이들이 자랄 때까지는 패밀리카라 불리는 미니밴이나 중형 세단, SUV를 몰고 다녔다.
나 같은 입장들이 많으니, 이 땅에 패밀리 세단이 오랫동안 번성했다.
다소 아쉽지만 불만은 없는 차. 그런 차를 타고 온갖 길을 돌아다녔다.
어느 시인을 키운 건 8할이 바람이었다지만, 우리 가족을 키운 8할은 길과 길 위를 달리는 자동차였다.
그만큼 자동차 여행은 우리에게 일상이었다.
언제나 충동적으로 떠났으므로 숙소 예약 따위는 거의 하지 않았다.
어지간하면 차에서 담요를 덮고 웅크려 잤다. 그게 낭만이고 추억이었다.
요즘 유행하는 ‘차박(車泊)’의 선구자였던 셈이다.
선구자는 대개 세련되지 못하다.
차에서 자려고 간 것이 아니라 숙소 준비를 안 해서 차에서 잘 수밖에 없기에 옹색하고 불편했다.
그래도 식구들은 좋아했다. 여행이란 어차피 불편을 동반하는 일이란 걸 일찌감치 깨우쳤기 때문일까.
옹색함을 감수한 대가는 결코 하찮지 않았다.
몇 해 전 늦가을의 산정을 기억한다.
여행의 목적은 매번 있어야 하기에 그날은 별을 보러 가는 것으로 정했다.
별을 보려면 공기가 맑은 곳, 빛 공해가 없는 곳, 높은 곳이 좋다.
출발하면서 몇 군데 검색을 했고 강원도 어느 산을 목적지로 잡았다.
뜨거운 물을 보온병에 담고 믹스커피와 코코아를 챙기고,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샀다.
산길로 접어들어 꼬불꼬불한 길을 하염없이 오르는데, 암흑천지 불빛이라곤 없었다.
처음 가보는 길, 무섬증이 끼쳤지만 내비게이션은 이 길로 가면 그곳이 있다고 불빛을 깜박거렸다.
이윽고 산정에 도착하자 캄캄한 하늘에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윙윙 돌아가고 있었다.
주차 공간을 찾아 차를 세우고 차문을 열고 내렸을 때 아, 우리는 보았다. 공중에 쏟아지던 그 많은 별무리.
아무도 없는 캄캄한 산정에 있다는 공포도 잊고 일제히 탄성을 내질렀다.
허공을 가로지른 은하수와 오리온과 카시오페아, 좀생이별과 시리우스 같은 별들이
머리 위에서 환히 빛나고 있었다.
쪽잠을 자고 이른 아침 눈을 떠 해치를 열었을 때 밤에는 보지 못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언덕 가득 피어나 바람에 흔들리는 허다한 구절초 꽃밭.
그 너머 아득히 펼쳐진 산들과 골짜기 사이 가득한 구름바다. 이제 막 떠오른 붉고 엷은 태양빛.
이런 장면을 보기 위해 이 밤을 달려와 옹색한 수면을 견뎠구나. 약간의 피로감과 한없는 자유로움.
뜨거운 커피와 컵라면이면 최고급 리조트 호텔의 조식이 부럽지 않을 만큼 벅찬 것이었다.
늘 꿈꾸는 차박은 이런 것이다.
차박 여행이 매번 좋았던 건 아니지만 대개는 훌륭했고 만족했다.
차에 담요만 실려 있다면 언제든 충동적으로 떠날 수 있다는 점.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점.
불편하지만 철저한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며 나름의 낭만이 있다는 점.
차를 세운 그곳이 목적지이며 무엇보다 미지의 풍경과 조우할 기대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
차박 여행이 주는 치명적 매력이다.
차박은 말 그대로 차에서 숙박을 한다는 뜻이므로 당연히 차가 중요하다.
시트를 뉘고 쪽잠을 자는 소형차 정도로는 충분하지 않다.
시트가 편평하게 펴져 두 사람 이상이 등허리를 쭉 펴고 편하게 잘 만큼의 공간이 확보되는 차여야 한다.
이제는 차박을 목적으로 여행을 떠나기 때문에 굳이 불편을 감수하지 않는다. 그럴 필요도 없다.
‘차박용’으로 태어나지 않았어도 차박 여행을 떠나기에 너무나 훌륭한 차들이 있다. 그런 차를 택하면 된다.
떠날 준비가 된 이에겐 언제나 가장 알맞은 선택이 주어지는 법이다.
(2020. 12. <행복이 가득한 집>에 기고한 글)
“나라면 이 차를!”
차박 주제에 맞는 차로 추천할 모델은 볼보 크로스컨트리(V90)이다. 리스트를 보며 고심할 필요조차 없었다. 크로스컨트리는 내가 좋아하는 차와 가족에게 필요한 차. 모두를 만족할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이 차의 최대 장점은 어떤 상황이나 목적에도 잘 어울린다는 데 있다. 홍보 자료에도 ‘최상의 올-로드 스페셜리스트’라고 표기될 만큼 도심에서도 전원에서도, 심지어 거친 숲길에서도 근사하게 어우러진다. 여러 목적을 충족하려면 자칫 밋밋하고 지루한 디자인이기 십상이나 크로스컨트리는 전체 비율과 균형미가 뛰어나다.
시트는 풀 플랫 방식으로 완벽하게 펼쳐져서 두 명 혹은 아이까지 세 명은 너끈히 누울 만한 공간이 만들어진다. 환경 규제가 까다로운 스칸디나비아 출신답게 공간도 쾌적하다. 초미세먼지(PM 2.5)까지 모니터링할 수 있는 어드밴스드 공기 청정기능 미세먼지 필터를 갖췄고 전동식 파노라믹 선루프가 있어 개방감이 상당하다.
배기 오염을 최소화한 가솔린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으로 부드러우면서도 강력한 힘을 내며, 상시 사륜구동(AWD) 시스템을 갖춰 험로 주행이나 눈길, 빗길에서도 안정적인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안전의 대명사’로 불리는 브랜드답게 다양한 안전 패키지를 기본으로 갖춘 것도 장점. 앞 차량과 간격을 유지하며 차선 중앙에 맞춰 주행을 할 수 있게 도와주고, 다른 차나 보행자, 자전거, 동물 등을 감지하고 교차로에서의 추돌 위험이 있을 때 자동으로 긴급 제동하는 첨단 안전 장비까지 적용됐다.
노이즈 캔슬링과 새로운 재즈 모드를 지원하는 업그레이드된 바워스&윌킨스(B&W)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도 한결 풍성한 차박 여행을 가능하게 해준다. 아늑하고 편평하게 펼친 시트에 담요를 깔고, 해치를 열어둔 채 누워 발가락을 까닥이며 재즈를 들으면 그곳이 어디라도 떠나오길 잘 했어, 열 번쯤은 자신을 칭찬할 수 있을 것이다.
볼보 크로스컨트리(V90)의 국내 판매가는 6,900만원(B5 AWD), 7,520만원(B5 AWD Pro)이다. 업계 최고 수준의 5년 또는 10만 km 워런티 및 메인터넌스를 제공한다. (2020년 12월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