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의 재탄생
그러던 어느 날, 매일 같이 드나들던 날, 올 시각이 되었는데 영 오질 않아서 걱정스러워 했는데 이상하게도 그 이튿날에도 오질 않고, 그 이튿날에도... 그러던 것이 하마 달포쯤이나 되었다.
그 사이, 걱정스러워 여기저기 방문을 띄고, 방물장수든지 소금장수든지 이 마을, 저 마을을 다니는 사람이 있다면 수배도 여러 곳을 하였지만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계십니까요!"
"뉘시오?"
"찾으시던 짐승이 아무 데, 어디 어느 곳에 있다는 얘기가 있어서 전하러 왔습니다."
"안으로 드시지요."
바가지 가득, 물을 건네는 며느리와 시어머니 앞에선 기름 장수가 손에 바가지를 건네 받은 채로 말을 이었다.
"요 앞, 샘골에서 넘어오는 길인데요... 앞서 숯가마 터에 잠시 등짐을 풀고 있자니 그런 얘기를 하는 겁니다."며 말을 트는 것이, 자기는 어드매, 아무개라고 하는 사람인데 그쪽에서 그 쥐 같은 것을 봤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아, 글쎄... 덫에 들어갔는데 사람이 꺼내주려고 하면 어찌나 사납게 앙칼지던지..."
"똑, 쥐 같이 생기기는 했는데.. 덩치가 고양이 만큼....아니지... 아무튼 꽤나 큰 나무 등걸 만큼이나 컸습니다."
설명하는 모양새가 자기네 부뚜막에 돈 꾸러미를 물어 놓은 쥐에 대한 설명이었다.
바로 이튿날 새벽부터 걸음을 놓아, 오후쯤 되어서는 기름장수가 말하던 곳에 당도할 수 있었다.
마을 사람들에게 아무개라고 소개를 하니 그 덫이 있는 곳으로 길을 안내하였다.
털이 다 빠져 버리고 입이 터져서 피가 흘렀지만 틀림없는 서 서방이었다.
"아이고, 서 서방... 어찌하다 이리 되셨나."
시어머니는 바닥에 주저 앉아 그만 울어버렸다. 며느리도 그 상황을 보고 겨우 울음을 참고는 사람들에게 얼마 간의 돈을 주고 덫 째로 가져왔다.
마을 어귀를 벗어나 다시 한번 시어머니가 울었다.
"아이고, 이게 무슨 변고요..."하며 땅을 치고 울었다.
"얘야, 그걸 이리다고. 여기에서 풀어주자꾸나."
"네, 어머니."하며 건네 주고는 두 고부가 산자락에 그 쥐를 풀어 주었다.
"이제는 힘들게 돈 꾸래미랑 가져다 주지 말고, 너 몸 건사하며 행복허니 살아가려무나."
그 말을 하며 덫 문을 열어주니 살금살금 나와서는 산으로 내빼는 것이었다.
"다행이에요."
"그래, 그나마 다행이구나."
먼 길은 다녀온 고부는 몸이 고단했는지 저녁도 뜨는 둥, 마는 둥 곤하게 잠이 들어왔다.
그리고 새벽녘 군불을 넣으러 간 며느리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어머니!"
"어머니... 나와보세요!"
부뚜막에는 가만히 드러누운 채로 숨을 거둔 쥐가 있었다.
"아이고 이를 어째."
"그만 죽어버렸나 봐요."
"그러게나 말이다. 겨우 겨우 여기를 찾아온 모양이구나."
"이애 며늘아, 이럴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동안 서(鼠) 서방에게 받은 게 있으니 이렇게 놔 둘 게 아니다."
"아가, 마을에 내려가서 명주 일곱 필만 끊어 오너라."
"아니다, 내가 직접 다녀오마."
며느리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시어머니는 당신이 직접 다녀오기로 했다. 그렇게 새하얀 명주 일곱 필로 쥐를 염하고 장사를 크게 치뤄주었다고 한다.
설화 속에는 가난한 살림을 도와 주는 동물들이 퍽 많이 나온다. 대개의 경우,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나 고양이가 많다. 그리고, 깊은 산골에 사는 경우에는 호랑이가 그 역을 맡는 경우도 많다. 그밖에 노루나 여우 등도 있는데 쥐 같은 경우는 매우 드문 것 같다.
내용이 신비로와서 옮겨 본 것인데... 감정에 치우치다 보니 온전히 옮기는 일이 퍽 힘들었다. 시간을 두었다가 다시 손을 대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