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4주차
최근에 새로 나가고 있는 커뮤니티가 생겼다.
도시명상이라는 곳인데, 처음 생겼을 때부터 팔로우하고 지켜보고 있었다. 뭔가 이름부터 너무 내 취향에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왜인지 선뜻 가보진 못했고, 이제야 참여하게 되었다.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집에 있고 싶지 않은 마음이 발단이 되었는데, 그렇게 충동적으로 <철학잡담회>와 <사진명상회> 모임을 신청하고 나갔다. 모이는 사람들이 너무 좋아서 어제는 같이 북악산을 다녀왔다.
첫 번째 참여했던 철학잡담회에서 <생활 속의 바가바드 기타>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문득 새벽에 눈을 떠 다시 서론을 읽어 내려가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떤 학위를 받고 싶은가?" 대학을 겨우 겨우 졸업하면서, 나는 두 번 다시 학교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뒤도 안 돌아보고 떠났건만, 다시 공부가 하고 싶은가 보다. 사실 돈을 벌면 평생 공부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적도 있었다. 그때는 전공하지 않았지만 늘 관심 있었던 사회학이나 심리학 같은 인간을 탐구하는 학문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박사 논문을 쓰며 책을 썼던 저자의 글을 읽으며 내게 되묻는다. "난 어떤 전문가가 되고 싶은가?" 이렇게 틈틈이 글을 쓰고 책을 읽는 내 모습을 보니, 늘 연구하고 공부하던 가족들의 피가 결국 내 몸에도 흐르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그래서 지금 글을 쓰며 정리해보려고 한다. 네가 진짜 원하는 게 뭐니? 사람을 연구하고 싶다면 왜일까? 무엇 때문에 사람을 더 연구하고 싶은 걸까? 인간 탐구에 대한 지적 호기심이 운영하는 브랜드와도 관계가 있는 듯하다. 나는 모든 사람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서 이러는 걸까? 내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서? 인간 존재의 가치를 증명하고 싶어? 존재의 이유를 찾고 싶은 걸까?
작년에 <책책책책임져> 독서모임을 시작하고 1년째 모임을 이어오고 있다. 그중에 한 분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20분 글쓰기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늘 나도 한번 눈뜨자마자 써 내려가 보았다. 잠이 덜 깬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 어디에선가 우수수 써내려 가는 글쓰기가 재미있다. 그리고 확실히 도움이 된다고 말했던 포인트가 무엇인지 직접 해보니 알게 되었다. 생각보다 나의 무의식은 내 의식보다 현명하게 무언가를 명확히 알고 있었다. 내 우선순위와 해야 할 일들에 대해서 그리고 브랜드 운영에 대한 아이디어도 많이 적었다. 그리고 이 책, 바가바드 기타를 꺼내 읽었다. 아침에 써 내려갔던 글에 이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질문이 이어지는 것 같다. 좀 더 고민해 봐야겠다. 나는 어떤 공부가 하고 싶은 건지 그리고 어떤 박사학위 논문을 쓰고 싶은 건지. 앞으로의 여정이 또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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